첫 돌을 축하해!
2025년 5월 3일. 2024년 5월 3일로부터 1년이 지난 오늘은 서리태의 첫 생일이다! 며칠 전부터 오늘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오늘이 오면 아침부터 신나게 서리태를 탈 계획이었는데, 막상 오늘 아침엔 비가 내렸다. 오전 내내 시무룩하게 있다 보니 어느새 비가 그쳤다. 네이버 날씨 네 개와 아이폰 날씨를 비교하며 오후에는 비가 내리지 않을 거란 판단이 서서 서리태와 룩앤필을 맞춰 옷을 챙겨 입고 생일 축하가 계획된 장소를 향해 갔다.
목적지는 후암동의 노리밋커피룸. 며칠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학교 후배가 알려 준 커피집이었는데 디저트도 커피도 맛있어 보였다. 가는 길에 바람이 많이 불었고, 햇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했다. 한강 자전거 도로를 빠져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강대교로 올라가 트럼프 월드를 지나 한강대로의 자전거 우선도로를 처음 달려보았는데(항상 자전거 우선도로를 볼 때마다 ‘차들도 이게 자전거 우선도로라고 생각할까?’에 대해 생각하고 차들을 의심하게 된다) 무섭지만 잘 해냈다. 그대로 쭈욱 숙대입구까지 직진. 후암동으로 들어가는 길목으로 우회전하여 갈월동 복지센터의 옆길로 올라가니 작고 귀여운 마을이 나타났다.
노리밋 커피룸은 아담한 공간이었다. 자전거 친화 카페는 아니었지만, 강아지 친화 카페였다. 도착해서 숨을 고르며 서리태 사진을 찍어주는데 비숑 한 마리가 가게를 떠나지 못하고 자꾸 가게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 냄새를 맡게 해 주었더니, 주인 분 께서 강아지를 만질 수 있게 해 주셔서 쓰다듬을 기회를 얻었다. 추천받은 원두의 드립 커피와 프렌치토스트 하프 사이즈를 주문했다. 메뉴가 나오는 동안 서리태 일지를 몇 자 적었다. 커피는 깔끔했고 프렌치토스트는 부드럽고 맛있었다.
다 먹고 나니 구름이 오락가락해서 강남으로 복귀하기로 결정. 삼각지에서 직진하지 않고 좌회전하여 녹사평으로 이동. 잠수교 쪽을 향해 내려오다가 뜬금없이 제1보급소에 안착.
그런데 이 뜬금없음도 무의식의 계획이었을까? 안착할 때는 몰랐다. 작년 오늘 서리태 구입 후 정비를 기다리며 내가 보급소에 왔었다는 사실을. 서리태 일지를 쓰다가 번뜩이며 떠올린 작년 오늘의 나. 서리태를 구매하며 당일 픽업을 원했던 나에게 bb5 사장님은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시간을 달라고 하셨고, 근처 카페를 찾아보다가 제1 보급소에 와서 시간을 보냈었다. 계획대로 한 것은 아니었는데, 우연으로 운명처럼 2024년 5월 3일의 루트를 방문하게 된 오늘. 그래서 오는 길에 일부러 구경할 겸 bb5를 들렸다. (구경만 함)
지난 1년을 돌아보며, 함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무엇보다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서리태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다. 그리고 서리태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배짱이도 백설기도 만날 수 없었을 거라고. 자전거를 이렇게까지 좋아할 수 있었던 건 따릉이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서리태 덕분이라고. 서리태의 첫 돌을 축하하며 오늘 함께 한 라이딩 회고록 비슷 한 글을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