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같은 2주를 보낸 끝자락 코로나에 걸려버린 덕에 금요일 오후부터 온전하게 쉬었다. 아무런 일정 없이 챙겨야할 것 없이 내 마음대로 3일을 지내는 건 흔히 오는 기회가 아니다.
뭘 하든 자유이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나는 정돈된 방을 좋아한다. 먼지가 한 톨도 없었으면 좋겠고 뭐든게 예쁘게 제자리에 있었음 좋겠다. 거의 한 달 동안 집에와선 잠만 자다보니 여기저기 어긋나 있거나 삐뚤어져 있는 게 많더라. 틈만 나면 하나하나 정리하고 쓸고 닦고 재배치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자주 청소기를 돌리는 편이지만 어딘가 늘 부족했었다. 이번 기간동안 그 틈을 찾아 냈다. 찝찝함이 한 줌도 남지 않게끔 쓸고 닦다보면 어느 순간 만족할만한 깔끔함을 만나게 된다. 그제서야 오는 마음의 평화란... 이런 상태를 늘 지킬 수 있다면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온전히 쉬는 날은 다른 생각이 비집고 들 틈이 없으니 지난 날의 나를 회고하기에 딱 좋다. 꽤나 미운 모습이 많았던 3주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마음이란 것은 언제든 고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늘 친절을 유지하기 위한 나만의 시스템을 짜지 않으면 큰일 난다.
새해 목표로 잡은 세 가지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은 시작들도 각각 해냈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이 그렇든 일단 시작하고 나면 생각보다 싱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