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쓸데없는 배움은 없다

정희진, 『혼자서 본 영화』

by YeonSun

팟캐스트 '예스책방 책읽아웃' 화제의 코너(!!) '책책책',

이번에는 '세상에 쓸데없는 배움은 없다!'라는 주제로 책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휴일이라 안 들으실까봐;; 하루 먼저 소개글을 올립니다.

방송은 3월 1일(목) 올라갑니다. 기대해주세요!

http://www.podbbang.com/ch/15135





저는 정희진 선생님의 최신간을 가져왔습니다. 제목은 『혼자서 본 영화』입니다. 교양인 출판사에서 나왔고요. 사실 저는 정희진 선생님의 책을 거의 다 갖고 있어요. 워낙 많이 쓰시는 분이라 공저자로 있는 책까지는 다 소장하지 못했지만, 단독 저서는 거의 있고요. 또 추천사나 해제를 쓰신 책도 애써서 찾아보는 편입니다. 우리가 지난 번 '책책책'에서 믿고 보는 출판사와 작가 이야기를 했잖아요. 저에게는 정희진 선생님이 그런 분이에요. 정말 저로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붙이지 않을 수 없는, 제게 큰 배움과 앎을 주신 그런 저자 분입니다.

특히 이 분이 쓰신 『페미니즘의 도전』에 있는 어떤 글은 수시로 들춰보기도 하고요. 정희진 선생님이 해제를 쓴 『아내 가뭄』 같은 책은 계속해서 주변에 추천하고 다니는 그런 책이거든요. 그러니 신간 소식에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초판 1쇄 발행일이 2월 27일이라고 찍혀 있는데요. 제가 구매한 날짜는 2월 13일이죠. 하필이면 명절 전이라 책 배송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수소문을 해서 겨우 한 군데를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서 사보았습니다. 저의 열정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웃음)


『혼자서 본 영화』는 정희진 작가가 '내 인생의 영화들'이라고 꼽는 28편의 영화에 대한 글을 담은 책입니다. "지구상 수많은 사람들 중에 같은 몸은 없다. 그러므로 자기 몸에 자극을 준 영화에 대한 해석은 모두 다를 것이다. 한 작품을 천만 명이 본다면, 그 영화는 천만 개의 영화가 되어야 한다"고 한 이 정희진 선생님의 말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그러니까 정희진이라는 사람의 시선을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그가 읽어낸 영화를 따라가는 일은 굉장히 짜릿한 경험이었어요. 처음 들어보는 영화도 있지만 <밀양>, <위플래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웰컴 투 동막골>처럼 많은 분들이 보았지만 제각기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영화들도 포함 되어 있거든요. 새로운 시선을 발견하는 재미가 굉장한 책입니다. 이런 점에서도 소중한 배움이 되는 책이라고 강력 추천할 수 있을 거고요.


한편으로 저자는 영화를 보는 행위 자체를 공부라고 말하고 있어요. 조금 읽어드릴까 하는데요. 아마 이 말은 제가 두고두고 새기게 될 것 같은 말이라서 기록해두기도 했거든요. 여러분께도 들려드리겠습니다.


"나는 이제 알기 위해 영화를 본다. '지식을 습득한다'와 '안다'는 것은 다르다. 안다는 것은 깨닫고, 반성하고, 다른 세계로 이동하고, 세상이 넓음을 알고,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정을 뜻한다. 이것이 인생의 전부 아닐까. 영화는 나의 세계를 확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인생 문제가 영화에서 '대부분' 해결되기 때문에, 나는 그다지 타인이 필요치 않게 되었다. 나만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나는 외로움을 원한다."(19쪽)


정희진 선생님은 영화를 꼭 혼자서 본대요. 영화를 같이 보는 행위가 책상에 나란히 앉아 책을 함께 읽는 것처럼 불편한 느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혹 누구와 같이 영화를 보러 가더라도 일부러 따로 떨어져 앉아 보고요.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서둘러 헤어진대요. 영화를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겠죠.


저는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보면 책 많이 읽고, 공부 많이 한 분도 반성적인 태도가 없을 수 있잖아요.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해 주변을 괴롭게 하는 분들도 너무 많고요. 저는 그런 걸 볼 때마다 도대체 공부가 무엇인가, 배움이 어떤 것인가를 자꾸 생각하게 돼요. 책, 영화, 어떤 도구를 이용해서든 자기 점검과 반성, 그리고 자기 세계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시민의 마땅한 자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알기 위해,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노력을 더 많이 해내기 위해 책을 열심히 읽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책에는 제가 못 본 영화들도 있어서요. 그 영화를 따라 가면서 다시 한 번 제대로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35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