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절대 팔지 못하는 책

조선희, 『세 여자 1, 2』

by YeonSun

나날이 진화하는 중인 팟캐스트 '예스책방 책읽아웃' 화제의 코너(!) '책책책'이 돌아왔습니다.

2주에 한 번, 주제에 맞는 책 한 권을 영업합니다.

지난 2월 15일(목) 방송된 책 소개를 아래에 공유합니다.

설 연휴라 실컷 놀고 이제 돌아왔습니다. 늦었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팟빵에 댓글도 남겨 주시면 정말 기쁠 겁니다. http://www.podbbang.com/ch/15135




이번에 소개할 책은 조선희 작가의 장편소설『세 여자 1, 2』입니다. 저는 항상 독서기록을 하거든요. 특별한 건 아니고요.(웃음) 책을 한 권 읽으면 다읽은 날짜를 기록하고, 나름대로 별점을 매겨둬요. 4년째 해오고 있는 일인데요. 좋은 점은, 나름의 역사랄까? 한 해를 정리할 때 그래도 내가뭔가를 하며 살았구나 하는 감각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점이에요. 그렇게 매해 나만의 '올해의 책' 목록도 만들곤 하는데요. 2017년에 저의'올해의 책' top3 안에 들었던 책이 바로 『세 여자 1, 2』였습니다.

이 소설은 20세기초 일제강점기, 해방공간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는 시간 동안 역사의 중심에 살았던 세 여자, 허정숙과 주세죽 그리고 고명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조금 낯선 이름들이잖아요. 우리에게 좀 더 잘 알려진 건 박헌영이나 여운형 같은 이름이죠. 생각해보면 독립운동을 남자만 하지는 않았을 텐데요.여자들의 이름이 이렇게 낯설다는 건 달리 말해 여자의 역사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고, 지워져 왔다는 의미이기도 할 겁니다. 조선희 작가는 '조선공산당의여성 트로이카'로 불렸던 세 여자를 소설 안에 생생하게 살려내는데요. 이런 맥락에서도 저에게는 굉장히 의미가 깊은 이야기였습니다. 몰랐던 역사속 여성들을 발견해냈으니까요.


이 책을 중고책으로 팔 수 없는 특별한 이유가 더있어요. 소설이 정말 좋기도 하지만 그보다 제게는 특별한 추억이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여기 보시면 작가님께 직접받은 사인이 있잖아요. 실은 작년 여름에 작가님과 <채널예스>에서 인터뷰를 했거든요. 책이 이미 너무 좋았기 때문에 팬심을 안고 갔는데인터뷰를 하고 나니 더 좋은 거예요. 그래서 계절이 하나 바뀌고 그해 가을, 특별한 북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이 소설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잖아요.그 안에는 서대문형무소를 비롯한 곳곳의 역사적 장소가 등장하는데요. 바로 그 서대문형무소에서 『세 여자 1, 2』의 북콘서트를 했던 거죠. 그북콘서트에 따로 신청을 해서 갔습니다.(웃음) 서대문형무소라는 공간이 주는 직접적인 현장성과 그곳에서 고초를 겪은 세 여자의 이야기를 작가님의입을 통해 직접 듣는 경험은 정말이지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그 북콘서트가 끝나고 오래(웃음) 기다려서 책에 사인을 받았습니다.작가님과도 반갑게 인사 나누고요. 저한테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책인데요. 내용도 그렇지만 그날 느꼈던 감동 같은 것이 책 한 권에 담겨 있고,그게 마음에도 오래 남아 있어요. 정말이지 절대 중고책으로는 팔 수 없을, 그러면서도 여러분께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그런 책입니다.


소설 속 여성들에게는 적이 두 개였어요. 일본이라는 적과 가부장제라는 적이 모두 존재했던 건데요. 그것들로부터의 해방을 고민하는 여자들의 목소리가 지금 우리에게도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특히 북콘서트에서 조선희 작가님이 소설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주세죽이 끝내 딸과 오해를 풀지 못하고 죽는 장면을 언급하시면서작가님 스스로가 지금껏 워킹맘으로 살면서 가졌던 고민들, 딸에 대한 미안함 같은 것들을 말씀하셨거든요. 작가와 등장인물의 삶이 절묘하게 겹쳐지면서굉장히 큰 울림을 줬어요. 구상에서 출간까지 무려 12년이 걸렸다고 하고요. "소설이 역사를 배반하지 않도록 하려고" 애썼다는 작가의 말대로 소설이긴 하지만거의 역사에 가까운 이야기거든요. 이름 석 자가 정확히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실제 인물이고요. 출처를 명확하게 밝힌 부분도 모두 사실이라고 합니다.무척 재미있는 소설인 동시에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당시 시대상황을 알기에도 굉장히 좋은 책이에요. 영화 판권이 팔렸다는 이야기도들은 적이 있는데요. 얼른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하는 작품이에요. 주변에 이 책을 추천해서 실패한 적이 없어요.


http://ch.yes24.com/Article/View/35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