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이 되어 지켜보고 계시죠...?
얼마 전 술을 거하게 마신 다음날,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혼자 간 중국집 식당.
짬뽕밥을 꾸역꾸역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 부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흰머리가 지긋하신 아버지와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딸이 탕수육 안주에 빼갈 한잔씩을 마시고 있더라고요.
무슨 얘길 하나 궁금해서 안 드는척하며 부녀의 대화를 몰래 엿들었습니다.
"아빠는 우리 딸이 힘든 일이 있으면 숨기지 말고 아빠한테 다 말했으면 좋겠어."
"그냥 회사 생활이 다 그렇지 모. 에구~ 아빠 건강이나 잘 챙기세요."
"우리 가족이 없으면 아빤 살아갈 이유가 없어. 가족이 아빠의 희망이야"
"나도 그래 아빠... "
술 한잔씩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서로 덤덤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너무 부럽더라고요.
딸이 새로 들어간 회사에 과장 놈이 미친놈인 것 같다며 투정 부리는 모습도..
아빠 흰머리 염색 좀 하시라는 딸의 잔소리에 아빤 얼굴이 동안이라 괜찮다고 씨익 웃으시는 아빠의 모습도..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상이 저는 많이 부러웠습니다.
오늘처럼 좋은 일이 있거나 가끔 많이 속상한 일이 있을 때면
저렇게 함께 술 한잔 주고받을 수 있는 아버지가 그리워집니다.
'나도 아버지 살아계실 때 술 한잔 같이 마시며 살아가는 얘기도 하고
아버지 속상한 얘기에 위로도 해 드릴걸...
그땐 그게 뭐가 그리 어렵다고 그걸 못해드렸나.
가장이라는 무게가 버겁고 힘드셨을 텐데..
밥벌이가 고단하고 지치셨을 텐데..
술 한잔 같이 마시는 게 왜 그리 어려웠을까..'
뒤늦은 후회가 듭니다.
그리고 가끔은 밤하늘 별이 초롱초롱 아름답게 떠 있을 때면 하늘을 보며 생각합니다.
'아빠... 하늘에선 잘 지내고 계시죠?
환하게 빛나는 별처럼 우리 가족들 마음속에는 여전히 아빠가 우릴 지켜주고 있어요.
기쁜 일 있을 때면 아빠가 도와주셨구나 싶고
힘든 일 있을 때면 아빠가 도와주실 거라고 곧 다 잘될 거라고 다시 힘을 내요.
작은 딸이 아빠 살아계실 때 다정한 딸 착한 딸 못해드려서 죄송해요.'
밤하늘 별이 괜찮다고 힘내라고 웃어주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