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살찐 병아리 Apr 26. 2016

산 넘어 산

터널 지나 또 터널

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 포스터
터널 끝에는 빛이 보이는 법이야.
하지만 밝아졌다 싶을 때 다시 컴컴해지기 마련이지.
- 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 대사 중 -

인생이 롤러코스터보다 더 짜릿하고 무섭습니다.

언제 바닥으로 처 내려갈지 모르고 언제 또 하늘로 치솟을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니까요.


첫 책 출간이라는 큰 산 하나가 있었습니다.

'저 산만 넘어가면 다 행복해질 거야. 저것만 잘 넘어가자. 다 됐다. 이제 거의 다 왔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고 밑으로 굴러 떨어져도 다시 이 악물고 바위로 올라 겨우 첫 책 출간이라는 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햇빛은 화창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고 푸르른 나무들이 있는 산 정상에서 감격에 젖어 눈물이 흐릅니다.

이 산에 오를 수 있도록 일으켜주고 뒤에서 밀어주던 고마운 분들 얼굴이 떠오르니 더 감동에 벅찹니다.


하지만 감동도 잠시.

갑자기 맑았던 날씨가 바뀌더니 천둥번개가 칩니다.

그러더니 제 앞에 또 다른 산이 우르르 쾅쾅 솟아올랐습니다.


자 이번엔 내 차례야. 넌 다시 산을 내려갈 수도 없고 나를 넘어야만 해.


새로 생긴 산이 저를 비웃으며 위풍당당 손짓을 합니다.

어서 넘어가 보라며..


제길입니다. 정말 망할 인생입니다.

뭐가 이렇게 파란만장합니까.

남들은 인생 쉽게 쉽게 사는 것 같은데 뭔 놈의 팔자가 이리 사나운 건지 말이지요.


산 넘어 산.

터널 지나 또 터널.

이런 망할 인생이라도 우린 또 산을 넘고 터널을 지나야겠지요?


잠시 잠깐이지만 산 정상에서 보았던 시원한 바람과 포근한 햇살을 위해서..

잠시 잠깐이지만 터널 지나 보았던 밝은 빛을 위해서..

그리고,

산을 오르는 길에 만나는 좋은 동반자들이 있으니..

터널 지나는 길에 지친 내 손을 일으켜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도 이 산을 넘고 이 터널을 지나갑니다.

비록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또 다른 터널이 기다린다 해도 지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걸어가 봅시다.

아자!!


매거진의 이전글 별이 빛나는 밤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