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지나 또 터널
터널 끝에는 빛이 보이는 법이야.
하지만 밝아졌다 싶을 때 다시 컴컴해지기 마련이지.
- 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 대사 중 -
인생이 롤러코스터보다 더 짜릿하고 무섭습니다.
언제 바닥으로 처 내려갈지 모르고 언제 또 하늘로 치솟을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니까요.
첫 책 출간이라는 큰 산 하나가 있었습니다.
'저 산만 넘어가면 다 행복해질 거야. 저것만 잘 넘어가자. 다 됐다. 이제 거의 다 왔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고 밑으로 굴러 떨어져도 다시 이 악물고 바위로 올라 겨우 첫 책 출간이라는 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햇빛은 화창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고 푸르른 나무들이 있는 산 정상에서 감격에 젖어 눈물이 흐릅니다.
이 산에 오를 수 있도록 일으켜주고 뒤에서 밀어주던 고마운 분들 얼굴이 떠오르니 더 감동에 벅찹니다.
하지만 감동도 잠시.
갑자기 맑았던 날씨가 바뀌더니 천둥번개가 칩니다.
그러더니 제 앞에 또 다른 산이 우르르 쾅쾅 솟아올랐습니다.
자 이번엔 내 차례야. 넌 다시 산을 내려갈 수도 없고 나를 넘어야만 해.
새로 생긴 산이 저를 비웃으며 위풍당당 손짓을 합니다.
어서 넘어가 보라며..
제길입니다. 정말 망할 인생입니다.
뭐가 이렇게 파란만장합니까.
남들은 인생 쉽게 쉽게 사는 것 같은데 뭔 놈의 팔자가 이리 사나운 건지 말이지요.
산 넘어 산.
터널 지나 또 터널.
이런 망할 인생이라도 우린 또 산을 넘고 터널을 지나야겠지요?
잠시 잠깐이지만 산 정상에서 보았던 시원한 바람과 포근한 햇살을 위해서..
잠시 잠깐이지만 터널 지나 보았던 밝은 빛을 위해서..
그리고,
산을 오르는 길에 만나는 좋은 동반자들이 있으니..
터널 지나는 길에 지친 내 손을 일으켜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도 이 산을 넘고 이 터널을 지나갑니다.
비록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또 다른 터널이 기다린다 해도 지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걸어가 봅시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