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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Nov 05. 2015

회사 진상들 유형

밥벌이의 고단함

늘어가는 주름과 나이만큼 회사 생활 경력도 제법 마일리지가 쌓이다 보니 이제는 주변 지인들이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면 마치 내 얘기처럼 상황 파악이 금세 되곤 합니다.

"우리 회사에도 그런 사람 있었어."

어딜 가나 한두 명씩 있는  회사 진상들을 오늘은 좀 잘근잘근 씹어 보자고요~


첫 번째 유형 - 여우형 진상

제일 상대하기 싫은 진상 유형입니다.

말 그대로 자기가 필요한 것에만 더럽게 눈치 빨라서 치고 빠지기 대마왕 여우들이죠.

이런 유형들은 윗사람들에게는 착하고 부지런한 이미지를 유지합니다.

윗사람뿐이겠습니까.

다른 부서에도 착하고  좋은 이미지로 보이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나 밑에 사람들은 정말 속이 터지다 못해 천불이 나지요.

당하는 사람만 미칠 노릇인 것이 이 여우형 진상들의 특징입니다.

하지만 말이죠. 시간이 지나면 어지간한 덜 떨어진 여우들은 다 티가 나기 마련입니다.

연기라는 것이 오래는 지속되기 힘들거든요.


두 번째 유형 - 멍청한 돌쇠형 진상

꼭 있죠? 멍청한데 부지런한 돌쇠형 진상들.

멍청하면 게으르기라도 하던가. 대책 없이 부지런해서 일을 만들고 다닙니다.

스스로 일을 똑바로  마무리하지도 못할 거면서 이것저것 질러 놓기만 합니다.

저 다니던 회사에서는 이런 상사를 두고 만두라고 부른 적이 있었습니다.

남의 속 터지게 한다고 해서 만두였죠.

만두의 활약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남들이 다 말려도 몇 억이 걸린 큰 계약을 개똥같이 하고 와서는 문제가 터지자 계약서조차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하더군요.

또 한 번은 어마어마한 양의 엑셀 DB를 함수로 뭘 정리하겠다고 하다가 다 날려서 전 직원이 3일 야근하며 수기로 다시 입력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이런 진상들은 멍청하기는 해도 여우는 못 돼서 다른 사람들도 다 그들이 진상인 줄은 압니다.

그리고 때로는 측은하기까지 합니다.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요.


세 번째 유형 - 양아치형 진상

마치 지들이 황정민 배우라도 되는 양 남들이 밥상 다 차려 놓으면 숟가락만 떡하니 놓고선 자기가 밥상 들고 가는 양아치 유형

대부분 이 양아치들은 입만 살아서 겉으로는 굉장히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일은 다른 사람들이 다 하고 있고 지들은 놀면서 밥상이 차려지기만 기다립니다.

그러다 밥상이 다 차려지면 슬그머니 숟가락을 놓고는 윗 상사에게 자기가 들고 가서 자기가 다 한 것처럼 얘길 합니다.

윗 상사가 영리한 사람이라면 이 양아치 짓을 눈치채지만 돌쇠형이거나 고만고만한 상사라면 이들 양아치 짓에 놀아나지요.

여우형 진상과 패턴은 비슷하지만 뻔뻔함과 머리 굴림은 한 단계 위인 진상 유형입니다.

이런 양아치형 진상에게 걸렸다면 일단 재수가 없는 팔자임에  당첨되셨습니다.

그나마 가장 좋은 대처방법은 내 일만 묵묵히 하고 내가 한 일에 대해 적에게 알리지 않는 것입니다.

감정적으로 동요되지도 말고 내 것만 챙기며 내 살길만 조용히 준비하심을 추천합니다.


네 번째 유형 - 변태형 진상

생각만 해도 정말 싫죠?

누구나 변태들의 표적이 될 수 있으니 주의 또 주의해야 하지만 특히 어린 사람,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사람, 근육질의 다부진 몸매(요주의 부위 : 엉덩이)들은 더욱 조심해야 되는 진상들입니다.

변태형 진상들의 활약은 회식 때 주로 빛을 발합니다.

은근 슬쩍 밀착하며 스킨십하기 좋고 술이 들어가니 그야 말로 변태 진상 + 개진상까지 부릴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진상들에게는 낙원이겠습니까.

쭉~쭉쭉쭉 술이 들어간다 마셔라 하며 손도 잡고 노래방 가서는 어깨 동무하며 지들만 신이 났습니다.

여기다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대머리 변태 상사가 "술은 역시 여자가 따라줘야 맛있어"이런 처맞을 멘트까지 한다면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내가 왜 비싼 등록금 주고 학교 졸업해서 여기서 이러고 있지' 자괴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평상시 일을 시킬 때도 꼭 위아래로 몸을 훑어보거나 괜찮다는데 꾸역꾸역 모니터 앞까지 와서 뒤에서 키보드 쳐주는 미친 변태도 있었습니다.

분명 내 손가락이 부러지지 않고 멀쩡함을 알고 있는데 말이죠.

변태들도 알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불쾌해한다는 것을요. 하지만 "네가 어쩔 건데?"라는 마음입니다.

자, 직장인 여러분. 성추행은 범죄입니다. 이런 진상을 만난다면 정색하며 싫음을 표현하시고 불이익이 두려워 그럴 수 없다면 가능한 많이 피하십시오. 똥이 무서워서 피하진 않으니까요.

그래도 정 안되면 거시기를 발로 차고 신고하십시오.


다섯 번째 유형 - 부녀회 회장형 진상

뒷담화가 가장 많은 곳이 직장 아니겠습니까.

부녀회 회장처럼 뒷담화 작렬에 니편내편 나누며 편 가르기 진상들이 있습니다.

특히 구성원 대부분이 여직원인 회사에서는 이런 부녀회 회장들이 많게는 3~4명까지도 나옵니다.

편 가르며 이 사람 저 사람 씹다가 나중에는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되기도 합니다.

말 많은 곳에 탈도 많다고..

빈정 상하고 심한 경우는 싸움까지 번지는 경우도 봤습니다.

그러니 직장에서는 자나 깨나 말조심! 말조심을  습관화하시길 추천합니다.


오늘도 전쟁터 같은 회사에서 이런 진상들에게 시달려가며 고군분투하시는 직장인 여러분.

밥벌이가 아무리 고단해도 밥벌이가 있다는 것이 어딥니까.

쥐꼬리라도, 잠시 스쳐가더라도 그대들에게는 월급날이 있잖아요!

입사할 때의 초심을 잊지 마시고 오늘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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