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마케팅, 왜 필요할까?

기본 개념과 역할

by Director Keige

광고 연출 감독으로 20년 가까이 일하면서 수많은 광고주, 마케터, 그리고 광고업계 사람들을 만나왔다. 모두 이 업계에 대한 열정과 경력이 대단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가끔, 아니 종종 대화를 하다 보면 이상한 순간이 온다. 분명 같은 단어를 쓰는데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국 하나다. 단어에 대한 정확한 뜻과 쓰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직접 물어봤다.


"마케팅이 뭐야? 브랜딩은?"


10명 중 7명은 제대로 답을 못했다. 놀라운 건, 업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물론 전공자라야만 이 단어들을 잘 아는 건 아니다. 업계에서 오래, 깊게 일한 분들은 용어를 몰라도 방향을 정확히 아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전공자라도 트렌드에 휩쓸려 기초 없이 일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그 차이는 하나였다.


기초 지식이 있느냐, 없느냐.


그래서 이 시리즈를 시작한다. 광고·마케팅·홍보·브랜딩을 공부한 사람이든 아니든, 현장에서 이 단어들을 매일 쓰는 사람이든 처음 접하는 사람이든 — 누구나 읽으면 '아, 이런 거였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글을 쓰려 한다.


시작은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서부터다.


마케팅이란 대체 뭘까?




흔한 오해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얼마 전,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지인이 이런 말을 했다.


카페 사장 요즘 장사가 너무 안 돼요.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데, 인스타그램 광고를 하면 될까요?

잠깐, 광고 전에 먼저 물어봐야 할 게 있어요. 지금 카페에 오는 손님이 누구예요? 그 손님들은 왜 여기 오나요?

카페 사장 글쎄요... 커피가 맛있어서? 아니면 가까워서?

그게 마케팅의 출발점이에요. 광고는 그다음 얘기예요.


마케팅을 '광고'와 동의어로 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셜 미디어가 일상이 된 지금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광고는 마케팅의 수많은 도구 중 하나일 뿐이다. 마케팅은 훨씬 더 넓고, 더 근본적인 개념이다.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미국마케팅협회(AMA)는 마케팅을 이렇게 정의한다.


고객, 파트너, 그리고 사회 전체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고, 소통하며, 전달하고, 교환하는 활동·제도·과정의 총체.


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쉽게 풀어보면 이렇다.


마케팅이란 "내가 만든 것을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모든 과정"이다.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필요한 사람'을 알아야 한다. 둘째,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제품도, 아무리 많은 광고비도 의미가 없다.



핵심 개념 ① 마케팅 (Marketing)

마케팅 (Marketing)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함으로써 교환이 일어나도록 하는 일련의 활동 전체를 뜻한다. 단순히 '팔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필요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전 과정을 포함한다.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마케팅을 '니즈와 원츠를 파악하고 충족시키는 과정'이라 표현했다. 여기서 '니즈'가 등장한다.



핵심 개념 ② 시장과 고객 (Market & Customer)

시장 (Market)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필요로 하거나 원하는 잠재적 구매자들의 집합. 단순히 '장터'가 아니라, 같은 필요를 가진 사람들의 집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 (Customer)

실제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사용하는 사람. 마케팅에서는 이미 구매한 고객뿐 아니라 잠재 고객(Prospect)까지 포함해서 생각한다.


카페 예시로 돌아가보자. '커피를 마시고 싶은 모든 사람'이 시장이고, 그 카페에 실제로 오는 사람이 고객이다. 마케팅은 이 두 집합의 간극을 좁히는 작업이다.



핵심 개념 ③ 니즈 (Needs)

니즈 (Needs)

고객이 느끼는 결핍 상태, 즉 '필요'를 말한다. 배가 고픔, 이동 수단의 필요, 인정받고 싶은 욕구 모두 니즈다. 마케팅은 이 니즈를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니즈는 종종 '원츠(Wants)'와 함께 언급된다. 니즈는 본질적 필요이고, 원츠는 그 필요를 채우는 구체적인 방식이다.


니즈(Needs) : 목이 마르다

원츠(Wants) :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수요(Demand) :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구매력 포함)


마케터가 해야 할 일은 '니즈'를 찾아내고, 그 니즈를 우리 제품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을 설득하는 것이다.



핵심 개념 ④ 가치 제안 (Value Proposition)

가치 제안 (Value Proposition)

고객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정리한 것. '왜 우리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다.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고객이 얻는 혜택을 구체적으로 정의한 핵심 메시지다.


예를 들어 같은 동네에 카페가 세 곳 있다면, 각각의 가치 제안은 달라야 한다.


<카페유형에 따른 가치제안 예시>

접근성 중심 카페 : "지하철 나오자마자 바로 픽업 가능"

분위기 중심 카페 : "혼자만의 조용한 작업 공간"

커피 품질 중심 카페 : "스페셜티 원두, 로스터리 직접 운영"


세 카페 모두 커피를 판다. 하지만 각자의 가치 제안이 다르다. 광고하기 전에 '우리 가게의 가치 제안은 무엇인가'를 먼저 정리해야 하는 이유다.



핵심 개념 ⑤ 4P – 마케팅 믹스

4P (마케팅 믹스) (Marketing Mix / 4Ps)

마케팅 전략의 핵심 요소 네 가지.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프로모션(Promotion). 이 네 가지가 잘 맞물려야 마케팅이 효과를 낸다. 맥카시(E. Jerome McCarthy)가 1960년대에 정리한 개념으로, 지금도 마케팅 전략의 기본 뼈대로 활용된다.


4P는 이후 시리즈에서 더 깊이 다루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기억해두면 된다.

Product(제품) : 무엇을 팔 것인가? 품질, 디자인, 기능

Price(가격) : 얼마에 팔 것인가? 전략적 가격 설정

Place(유통) : 어디서 팔 것인가? 오프라인·온라인 채널

Promotion(프로모션) : 어떻게 알릴 것인가? 광고, PR, 이벤트 등


카페로 돌아가보면, 스타벅스와 동네 카페는 같은 4P를 가지고 있지 않다. 제품(원두 품질), 가격(전략적 가격대), 유통(위치 선정), 프로모션(광고 방식) 모두 다르다. 그리고 그 차이가 전략이 된다.




실무에 바로 쓰는 체크리스트


이번 화의 개념들을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는 간단한 질문들이다. 자신의 비즈니스나 담당 브랜드에 대입해보자.


실무 팁

우리 고객은 누구인가? (시장과 고객)
그 고객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니즈)
우리 제품/서비스의 가치 제안은 무엇인가? ('왜 우리여야 하는가?')
4P 중 가장 강점인 부분은 어디인가? 가장 약한 부분은?
광고보다 먼저 정리해야 할 것들이 있는가?


이 다섯 가지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있다면, 인스타그램 광고를 시작하기 전에 해야 할 '마케팅의 기초'를 마친 것이다.




정리하며


마케팅은 광고가 아니다. 마케팅은 '누구에게, 무엇을, 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총체적 활동이다. 광고는 그 중 '어떻게 알릴 것인가'에 해당하는 한 가지 도구일 뿐이다.


광고를 집행하기 전에 시장을 파악하고,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고, 가치 제안을 명확히 하고, 4P를 점검하는 것. 이것이 마케팅의 시작이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팔 것인지가 아니라, 누가 왜 사는지를 아는 것이다."


처음이니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개념들은 앞으로 이어질 모든 화의 뼈대가 된다. 천천히 읽으면서 자신의 비즈니스나 관심 있는 브랜드에 대입해보면 훨씬 잘 이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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