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홍보(PR)란 무엇인가?

홍보(PR)란 무엇인가?

by Director Keige

2화에서 광고는 '돈을 내고 매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돈을 내지 않고도 브랜드를 알릴 수 있을까?


답은 '있다'다. 그것이 바로 홍보, 즉 PR이다.


그런데 현업에서 PR과 광고를 혼용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다. 심지어 마케팅팀과 홍보팀이 같은 회사 안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광고와 PR,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다른 걸까.




돈 안 내도 기사가 난다고요?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지인이 어느 날 이런 말을 했다.


스타트업 대표 저희 서비스가 이번에 언론에 꽤 크게 났어요. 광고비 한 푼 안 썼는데!

그게 홍보(PR)예요. 광고랑은 완전히 다른 거예요.

스타트업 대표 홍보도 마케팅 아닌가요? 어차피 사람들한테 알리는 거잖아요.

알린다는 목적은 같아요. 그런데 방식도, 신뢰도도,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도 완전히 달라요.

스타트업 대표 어떻게 다른데요?


이 질문이 오늘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광고와 PR,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두 개의 세계.




PR이란 무엇인가


홍보 (PR) (Public Relations)

기업이나 개인이 대중, 미디어, 이해관계자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활동 전반. '돈을 내지 않고' 제3자(주로 언론)를 통해 메시지가 전달되는 것이 핵심이다. 단기적 판매보다 장기적 신뢰와 평판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


PR의 핵심은 '제3자의 목소리'다. 내가 직접 '우리 제품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광고)과, 기자가 '이 제품이 주목할 만하다'고 쓰는 것(PR)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신뢰의 무게가 완전히 다르다.


광고는 내가 나를 칭찬하는 것이고, PR은 남이 나를 칭찬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한 문장이 광고와 PR의 차이를 가장 잘 설명한다. 실제로 소비자 조사를 해보면, 언론 기사나 전문가의 추천을 광고보다 훨씬 높은 신뢰도로 받아들인다. 이것이 PR이 존재하는 이유다.


광고 vs PR — 핵심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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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를 보면 PR이 광고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공짜에 신뢰도도 높으니까. 하지만 PR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다. 컨트롤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좋은 보도자료를 보내도, 기자가 쓰지 않으면 그만이다. 심지어 내 의도와 다르게 보도될 수도 있다.



핵심 개념 ① 퍼블리시티 (Publicity)

퍼블리시티 (Publicity)

PR 활동의 결과로 언론이나 미디어에 기업·제품·인물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것.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얻는 미디어 노출이라는 점에서 '언드 미디어(Earned Media)'라고도 부른다.


퍼블리시티는 PR 활동의 가장 가시적인 결과물이다. 신제품이 IT 전문 매체에 리뷰로 소개되거나, CEO 인터뷰가 경제지에 실리거나, 사회공헌 활동이 뉴스에 보도되는 것이 모두 퍼블리시티다.


퍼블리시티를 얻으려면 '뉴스 가치(Newsworthiness)'가 있어야 한다. 기자 입장에서 독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여야 한다. 단순히 '우리 제품이 출시됐어요'는 뉴스가 아니다. 하지만 '이 제품이 기존 시장의 문제를 이렇게 해결했다'는 이야기는 뉴스가 될 수 있다.


실무 팁

<뉴스 가치를 높이는 요소들>

• 시의성 — 지금 사람들이 관심 갖는 이슈와 연결되어 있는가

• 영향력 —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인가

• 의외성 — 예상치 못한 반전이나 독특한 관점이 있는가

• 구체성 — 수치나 사례로 증명할 수 있는가



핵심 개념 ② 보도자료 (Press Release)

보도자료 (Press Release)

기업이 언론에 배포하는 공식 문서. 신제품 출시, 중요 인사 발표, 실적 공개, 사회공헌 활동 등을 뉴스 형식으로 작성해 기자들에게 제공한다. PR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도구다.


보도자료는 단순히 회사 소식을 나열하는 문서가 아니다. 기자가 바로 기사로 쓸 수 있을 만큼 완결된 형태로 작성해야 한다. 바쁜 기자는 흥미롭지 않은 보도자료를 읽는 데 3초도 쓰지 않는다.


좋은 보도자료의 구조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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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개념 ③ 미디어 관계 (Media Relations)

미디어 관계 (Media Relations)

언론사 기자, 편집자, 방송 PD 등 미디어 종사자들과 지속적으로 신뢰 관계를 쌓고 유지하는 활동. PR 담당자의 가장 핵심적인 역량이다.


보도자료 하나 잘 써서 배포한다고 기사가 나는 게 아니다. PR은 결국 '관계의 일'이다. 기자는 매일 수십 개의 보도자료를 받는다. 그중에서 우리 것을 읽게 만들려면 평소에 쌓아온 신뢰가 필요하다.


미디어 관계는 단기전이 아니다. 평소에 기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업계 이슈에 대한 전문가 코멘트를 연결해주고, 단순한 홍보가 아닌 진짜 뉴스를 제공하는 관계를 쌓아야 한다. 그 신뢰가 있어야 정말 중요한 순간에 기사가 나온다.


실무 팁

<미디어 관계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 모든 기자에게 동일한 보도자료를 무차별 발송

• 기자의 전문 분야와 무관한 내용을 보내는 것

• 기사가 안 나왔다고 '왜 안 써줬냐'고 압박하는 것

• 광고비와 기사를 연계하는 암묵적 거래



핵심 개념 ④ 위기 대응 (Crisis Communication)

위기 대응 (Crisis Communication)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활동. PR에서 가장 고난이도 영역 중 하나다.


위기 대응은 PR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잘하면 오히려 브랜드 신뢰를 높이고,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는다. 실제 사례들을 보면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대응 방식에 따라 결과가 극적으로 갈린다.


위기 대응의 원칙은 크게 세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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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위기 상황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쉬쉬하기'. 위기를 덮으려다 더 크게 터진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PR의 오랜 격언이 있다.

"It's not the crime, it's the cover-up." 잘못 자체보다 은폐 시도가 더 큰 위기를 만든다.



핵심 개념 ⑤ 평판 (Reputation)

평판 (Reputation)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해 대중, 미디어, 이해관계자들이 가지고 있는 전반적인 인식과 평가. PR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평판을 관리하고 높이는 것이다.


평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년에 걸친 행동과 커뮤니케이션의 총합이다. 그리고 쌓는 데는 10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건 단 하루면 충분하다.


요즘 들어 평판 관리는 훨씬 복잡해졌다. SNS가 발달하면서 기업의 모든 말과 행동이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공유된다. 과거의 실수도 언제든 다시 소환될 수 있다. 한 직원의 행동 하나가 브랜드 전체의 위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현대의 PR은 단순히 언론 관계를 넘어, 기업의 모든 이해관계자 — 고객, 직원, 투자자, 지역사회, 정부 — 와의 관계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광고 현장에서 본 PR의 힘


오랜시간 광고를 만들면서 PR의 힘을 가장 생생하게 목격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광고가 실패했을 때였다.


한 식품 브랜드가 상당한 광고비를 들여 TV 캠페인을 집행했다. 인지도는 올라갔다. 그런데 같은 시기, 한 유명 요리 유튜버가 자신의 채널에서 그 브랜드 제품으로 만든 레시피를 소개했다. 별도의 비용 없이 자연스럽게 나온 영상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영상의 구매 전환율이 TV 광고보다 훨씬 높았다.


소비자는 브랜드의 말보다 제3자의 추천을 더 믿는다. 이것이 PR이 존재하는 이유다.


반대로 위기 대응을 잘못 봐서 브랜드가 무너지는 것도 숱하게 봤다. 사소한 실수도 빠르게 인정하고 대응했으면 금방 끝날 일이, 침묵하고 부정하다가 소셜미디어에 번지면서 걷잡을 수 없게 된 경우들이다. 위기 상황에서 PR팀이 없거나 권한이 없는 기업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광고와 PR은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광고가 단기적으로 인지도를 만들고, PR이 장기적으로 신뢰를 쌓는다. 이 두 개의 바퀴가 함께 굴러야 브랜드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간다.




PR 담당자가 매일 해야 할 것들


실무 팁

담당 분야 기자 리스트를 관리하고 꾸준히 관계를 유지한다
우리 업계 뉴스를 매일 모니터링해서 타겟 이슈를 파악한다
보도자료는 '기자 입장'에서 쓴다 — 회사 자랑이 아닌 독자 관심사 중심으로
위기 대응 매뉴얼을 평소에 준비해둔다 — 위기 후에 만들면 늦다
광고팀과 긴밀하게 협력한다 — PR과 광고는 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




정리하며


광고와 PR은 목적(브랜드를 알리고 신뢰를 쌓는다)은 같지만, 방법과 철학이 다르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광고

돈을 내고 내 목소리로 말한다. 메시지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지만, 소비자는 그것이 광고임을 안다.


PR

관계를 통해 제3자의 목소리를 빌린다. 통제는 어렵지만, 소비자의 신뢰도는 훨씬 높다.


다음 화에서는 브랜딩 이야기를 시작한다. '브랜드'와 '브랜딩'은 무엇이 다른가, 그리고 브랜딩이 마케팅·광고·PR과 어떤 관계에 있는가. 이 시리즈에서 가장 많이 혼동되는 개념들이 여기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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