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홀로 29일간의 유럽여행을 떠났다.
프랑스, 영국, 체코를 거쳐 오스트리아까지.
체코에서 오스트리아로 가던 길, 예매한 열차를 놓치고 여러 변수를 맞닥뜨리며 꽤나 고생했다.
무려 12시간 반을 걸려 잘츠부르크에 도착한 뒤엔 심한 몸살에 걸렸다.
그래서 오스트리아에 머문 7일은, 약을 먹고 잠들거나 졸면서 구경한 기억, 조금은 나른하고 몽롱한 조각으로 남았다.
그렇지만 한 달간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이 유독 선명하다.
추적추적 내리던 비,
약간의 노을,
내일 이곳을 떠나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던 날.
"비야 오지 말아라. 빨래 널러 와야지."
(뮤지컬 빨래 OST)
노래를 들으며, 내 여행의 마지막 기억은 맑은 햇살이길 바랐던 28일 차 오후.
비가 멎자마자 슬리퍼를 끌고 나가 최대한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묵직한 울컥함이 올라온다.
꼭 건강한 컨디션으로 다시 방문해 보고픈 도시.
나의 마지막 여행지, 잘츠부르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