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계획은 있냐?)
이제 뭐할 거야?
'회사를 그만둔다'던 내 말에 모두가 입을 모아 물었다.
그때마다 겸연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을 것이라고.
99%는 되묻는다.
"호주"
"아니, 독일"
나조차도 그렇지만 워킹홀리데이의 대명사는 호주다. 하지만 난 독일을 선택했다.
많은 이들이 물었다. '무엇을 할 것이냐'고.
여자의 나이로는 적잖은 나이에 돈도 안 벌고, 경력도 버리고 갑자기 워킹홀리데이라니.
누군가에겐 스물일곱에 시작된 반항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질문에는 늘 '구체적 계획'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내게 계획은 늘 지킬 수 없는 그런 존재다. 결말을 알고 보는 탐정물처럼 실패가 뻔했다.
그래서 계획 대신 꿈을 품었다.
'이제 뭐할 거냐'라는 질문들에 답할 수 없는 꿈은 스스로 입을 닫았다.
내가 할 수 있던 것은 그저 단단히 짐을 챙기는 것 그리고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것뿐이었다.
어느덧 떠나온 지 4개월이 됐다.
지금까지의 글들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들은 모두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될 것이다.
내가 떠나온 이유는 '내가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는 것'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