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lly Jan 15. 2024

재택근무라뇨.. 감사합니다.

자유롭게 일하기

원래 정석적으로는 2월말 퇴사이기때문에 2월 초까지 출근하고 연차소진하고 퇴사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1월에 인수인계를 완료했어야 했다. 그런데 본인들 사정으로 1월 중 인수인계가 불편하여 2월 중에도 연락은 자유롭게 하고싶다며 재택근무를 제안했다. 아니 이게 무슨 횡재람??? 눈에서 안보이면 일에서도 멀어지겠지 그리고 나는 이미 현재진행형인 일에서 배제되어 있었기 때문에 점점 할 일이 없어지고 있는 단계였기에 매우 무료한 하루를 살고있었기 때문에 차라리 그들에게도 눈에 안보이는게 나았을 것 같다.


재택근무 첫 날, 그 날이 이 글을 작성하는 당일인데 너무 행복하다. 마치 프리랜서의 삶을 모방하되 급여는 그대로 나오는,,, 이 무슨 행복한 상황인지.... 말이 재택이지 일만 할 수 있으면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기때문에 회사에서 쓰던 무거운 노트북은 집에 켜놓고 친구집에 놀러와서 일이 들어오면 원격으로 잠깐 일을 하는 이런 삶... 내가 늘 원했던 삶이 이런것인 건가?? 이 근래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서 쇼핑몰도 구경하고 친구집에도 방문하고 친구의 N잡 현장에도 가보았다. 일에서 멀어지는 것이 이런거였구나. 성인이 된 이후 한번도 휴식기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대학시절 방학땐 알바하고 2학년때부터 연구실에 들어가있어서 학교나가고 그대로 자대 대학원에서 석사하고 석사논문 마치자마자 취업했었다. 첫 회사에서 생각보다 석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아직도 왜그랬는지 모른다.) 다시는 대학원에 가지 않으리라 했던 굳센 의지를 꺾고 무려 풀타임 박사과정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 사이 박사수료 즈음에 첫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부장님이 불러 회사를 다니다가 이 지경이 된 것이다. 성인이 된 후 부터 지금까지 나는 쉬는 기간을 가져보지 못하였다. 


따라서 나의 쉬는시간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나는 온전하게 쉬지 못하고 사부작사부작 쓸데없는 일거리를 찾아 하고있다. 쓸데없이 멀리나와서 글을 쓰고 다이어리를 정리하고 이것저것 행하면서 텐션을 너무 느슨하게 갖지 않는 것이 나의 목표다. 쉬는 시간동안 나는 내가 뭘 좋아했고 무슨 일을 할 때 집중할 수 있었는지를 다시 생각해 볼 예정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무슨 인생에 금과 같은 휴식기간인가. 부럽지 않으신가요?

작가의 이전글 연차 쓰고 타 회사 면접가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