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런치이지만, 형식 없이 쓰는 꼭지
작년부터 구상해 온 에세이를 쓰고 있다.
이쯤이면 집념이자 고집일 수도 있는데 글을 추가하면 할수록 개인적으로나 미래의 독자(?)에게 의미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확고하다.
다만, 여행기와 다르게 본 것, 들은 것, 겪은 경험 없이 온전히 내 생각을 풀어내려니 그게 영 고통스러운 게 아니다.
그나마 하면 할수록 는다고, 생각도 하다 보니 점점 풍부하고 정교해지고 있다. 문제는 그렇게 생각한 것을 하나의 소주제가 되도록 스토리를 잡고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과정이 여간 진이 빠지는 게 아니다.
이번 주제가 지난 5년간 일어난 내게 일어난 일과 그로 인해 파생된 인생관의 변화...(?)같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일기처럼 나와 밀접한 소재일뿐더러 그에 대한 얘기를 어디까지 풀어내야 할지, 그리고 과거 사건과 연루된 감정을 상기해 그 내용을 속속들이 말로 풀어내려니 가라앉았던 감정의 부산물들이 휘~이 하고 일어나고 있다.
덕분에 5년 전 앓았던 대상포진 초기 증세까지 나타났다. 이것도 경험이라고 의사가 긴가민가할 정도로 초기인 시점이었는데 다행히 알아채서 처방을 받아 진정시키고 있는 중이다.
현시점에서 목차로 잡은 건 10개 꼭지이다. 프롤로그와 4개 꼭지를 썼는데, 다시 들여다보면서 내용을 정교화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6개 꼭지를 더 써야 한다.
문제는... 4개 주제에 대해 매일마다 관점이 바뀐다는 것이다. 물론 1개 관점으로 단순화할 없겠지만, 며칠 상간으로 생각이 추가되고, 삭제해야 할 문단이 보이고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글을 빨리 쓰는 작가라면 이런 고민은 들지 않을 텐데... 나의 미약한 사고의 추진력이 안타까울 뿐이다.
일단, 여행기가 아닌 에세이를 쓰면서 글을 쓰는 무게감에 대해 다시 한번 느낀다. 적어도 내가 왜 저렇게 썼을까...? 라는 문단은 없어야 할 텐데, 그러려면 쓰려는 것에 대해 분명한 확신이 서야 한다. 며칠 상간으로도 문단을 썼다 지웠다 하는 내가 에세이를 쓸 준비가 된 것은 맞을까?
여행이라는 tangible 한 소재 없이 생각만으로 글을 쓰자니 진정한(?) 글을 쓰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더 큰 무게감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이렇게 감정의 쓰레기통이라도 없으면 터질 것 같아 비루한 매거진을 만들었는데, 앞으로 에세이 원고보다 여기에 글을 더 자주 올리는 일은 없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니, 유용하게 도움이 될만한 (다른 것도 그랬지만,,,) 매거진은 아님을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