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에 쓴 글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갈아 엎는 거다
글을 쓰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았다. 그냥 막연히 나이가 드니 내 주변 요소가 달라지는구나, 그들에 대한 시선을 교정해야 한다는 것만 분명했다. 물론 어떻게 교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일부는 미리 정리가 되었고, 일부는 글을 쓰면서 잡아나가야 했다.
그럼에도 글은 진도가 나가지 않았고, 나는 계속 알 수 없는 답답함에 갇혀 있었다.
퇴사, 부모와의 어려운 소통, 알 수 없는 두려움이 계속 마음을 짓눌렀다. 그것과 별개 이슈인 글은 단 한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며칠을 곰곰히 생각하고, 가족과 간단한 1박 2일 여행을 다녀온 뒤 언제나 그렇듯이 후폭풍 앓이를 하면서 깨달았다. 부모와의 어려운 소통, 퇴사, 알 수 없는 두려움은 이 글의 시작점이었다. 내 인생에 대한 관심이 높은 나는 내 삶이 제대로 흘러가지 못하는 것 같았고, 그것의 원인-결과에 명확한 이해를 가지기보다 백수 생활이라는 동굴로 숨는 방식으로 흘려 보냈다. 이런 과정은 (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장생활과 (인간관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모와의 관계와 연관이 있었다.
결국 모든 것은 다시 써야 했다. 어제까지 영글은 생각을 오늘 오전부터 써 내려갔다. 이 내용은 어느 꼭지로 구성하지 않고, 프롤로그로 쓰일 것 같다. 나의 감정을 담담하게 들어 준 큰언니와의 긴 통화가 큰 힘이 되었다.
작년에 쓴 프롤로그는 다시 쓰여질 것이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나의 삶과 연관되어 있었다. 너무 거창해지지만 이제서야 실마리가 풀리는 기분이다. 작년 초부터 구상해 온 글인데 이제서야 목적이 분명해졌다. 시간이 걸려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쳐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