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정을 반복하다 보면 이 글이 세상 쓸데없는 글 같다.
수정, 생각하기, 수정을 반복하다 보면 내 글은 너무 식상하고 재미가 떨어져서 세상에 나올 필요도 없는 글 같이 느껴진다. 3년을 끌어온 원고이니 질릴 만도 한데 다행스러운 건 이 글의 주제, 의도랄까...? 그런 것은 여전히 가슴에 살아 있다.
그 두근거림을 붙잡고 일기장에서 워드로 옮기며 원고스럽게 만들고 있는데, 계속 걸리는 돌부리처럼 마주할 때마다 불편한 꼭지가 있다.
그것은 첫 번째 순서의 '#가족' 꼭지이다.
여러 번을 고치고, 생각해보고, 다시 고치고... 하다 보니 이제 글이 밋밋하고 재미가 없어졌다. 게다가 이 주제에 대한 속 시원한 narrative는 완성하지 못한 것 같다. 아직 현재 진행형이어서 그런지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이야기가 매끄럽지 않고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 모르겠다.
글을 쓰면서 느끼는 건 이건 정말이지 어디 출판사에 의뢰하기에는 민망한 너무 개인적 한풀이라는 것이다. (1인 출판으로 출간하기로 마음먹은 건 정말 잘한 것 같다)
이 글이 누구에게 돈 받을 만큼 자랑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때 첫 책을 출간하고 그 이후 흔들렸던 마음, 성급했던 결정들, 그리고 깊은 우울증과 주변에 대해 느낀 서운함과 사랑... 등 4년 간의 마음 상태를 직면하게 되는 의미 있는 과정임은 분명하다. 그것만으로도 이 글의 역할은 충분하다.
그래도 책으로서의 구성을 잡아야 하는데, '가족' 꼭지는 생각과 입장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인지 생각을 반복하고 글을 여러 번 수정해봐도 영 미흡해 보인다. 심지어 엊그제 명절 연휴 때 엄마에게 서운한 맘에 팩 하고 토라져서 나와버리고 말았다. 나에게 가족은 너무 어려운 존재이다. 마음에 드는 구석은 없는데 참고 잘 대해줘야 할 것 같은... 어쩔 때는 드라마 속 인물처럼 연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다시 정리해보자. 어쩌면 이 글에서 조차 너무 잘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현실은 여전히 복닥거리는데 말이다. 그래. 이 부분이다. 현실은 진행형인데 글을 완성형으로 쓰려니 마음이 불편했던 것 같다. 아직도 '가족'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마음속에 어떻게 담아야 할지 이리저리 계속 자리를 바꾸고 있는데 글을 완성형으로 쓸 수는 없을 것 같다. 아직 그러는 중이라고 솔직히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