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서 원고로 바뀌는 과정

- 에세이를 쓰는 게 이렇게 개인적인 일이었다니

by Kelly Kenye Kwon

글감은 다 토해냈다.

이제 워드로 옮길 차례. 생각의 흐름대로 갈겨쓴 일기 같은 글이어서 다시 볼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워드로 옮기고 다듬어 한 판의 원고를 만든 뒤 재교, 교정을 봐야 책이 나온다. 자괴감이 마구 밀려오겠지만 눈 딱 감고 옮기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괜찮은 스토리, 눈뜨고는 못 볼 조악한 문장이 반복되어 나타난다. 다시 보니 수정해야 할 생각들도 꽤 많다. 불과 3개월 전의 글인데 말이다.


이렇게 글과 말은 변한다. 영원불멸하고 시대를 울릴 만한, 40대에 변한 주변 요소에 대한 고찰을 쓰겠다는... 포부는 진즉 접었지만 3개월 만에 대상에 대한 입장이 바뀌는 나를 보니, 접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관되게 일관성이 없다는 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것 만이 진리이다.


아무튼 속 얘기처럼 일기장에 적어 내린 글을 워드로 옮기려니 이제야 원고에 대한 묘한 책임감이 밀려온다. 물론 파일로만 묵힐지, 세상에 내 보일지... 또 한차례 고민의 시간이 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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