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급하고 글이 어설프다.
몇 번의 재교를 생각하고는 있지만, 재교로 수정될 미흡함이 아니다.
매일 1개 꼭지를 마무리할 생각으로 2주를 잡았다.
성실하게 매일 같은 양을 다듬어 원고로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계속 내 안에서 갈등이 인다.
'무리인가, 이 정도로는 무리인가...'
잘 쓰고 싶다가, 정말 잘 쓴 거 같다가, 다시 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런 마음이 켜켜이 쌓였는지 9일째 되는 오늘은 도무지 몇 줄이 나가지 않는다.
어제 새벽부터 본 원고인데, 다 엎고 싶을 만큼 끔찍하다.
글에 '독'이 서려있다. '서두름'과 '욕심'이 묻어있다.
내 감정과 과거사의 배설로 가득 찬 것 같다.
너무 급한 건 아닌지.
브런치의 다른 글들을 돌아본다.
마냥 착하고 순한 문장이 있고, 그 안에서 울림을 주는 잘 짜인 문장도 있다.
그런 글을 보면서 나는 마음이 스르륵 만져지는 걸 느낀다.
글이 이런 거인데...
내 글은 읽는 이에게 이런 감정을 줄 수 있는지.
불안과 값싼 자아도취로 꽉 찬 내 안을 본다.
이런 속내에서 나온 글은 감정의 배설에 지나지 않는다.
힘들었던 과거가 정제되지 않고 나오는 것 같다. 너무 급한 건 아닌지 숨 고르기를 해야겠다.
글과 생각을 들어줄 친구가 있다면 조금 더 객관화가 될 텐데, 아쉽지만 나름대로의 객관화 과정을 만들어야겠다.
감정과 생각을 글로 뱉어내기 전에 분명 객관화의 과정이 필요하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두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