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는 그 길이 나의 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대학을 졸업할 때 즈음, 모든 예비 졸업생들이 그러하듯 당연한 고민을 하게된다.
"나... 뭐 먹고살지..?!"
부모님의 기대는 물론이거니와 나조차도 대기업 지원과정을 걸칠 거라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그때만 해도 한창 붐이었던
스타트업.. 그게 뭔데?! 뭔가 신비로워 보이면서 자유로울 것 같고.. 혁신을 이끌 것 같은 느낌?!
사실, 잠깐 주변에 스타트업 종사자들과 상담 후, 잠시 가졌던 스타트업에 대한 환상은 사라졌고...
(자유로운 분위기, 수평적 문화, 유연한 근무 등은 조직에 대한 애착과 만족감을 주는 데는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ㅋㅋ)
조금 허무할 수 있지만,
개발하는 친구가 자신이 개발하는 서비스에 UX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부탁해서 고민 끝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때, 내가 이 고민하는 기준은 딱 2가지였다.
1. 내가 여기서 성장할 수 있을까?
2. 내가 재밌게 이 일에 임할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말인데,
사실 이 두 개만 보고 앞길을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두 개가 성립하지 않는 조직에 젊은 날을 보내고 싶지 않은 생각이 강하게 머릿속에 자리 잡았고
1. UX, UI라는 학부 때 접해보지 못했던 디자인을 실무에서 접하며 배워나가고, 나의 디자인 영역을 넓히기 위해
2. '여행'이라는 내가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다루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나 스스로 User입장이 되어 고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ㄴ 위 고민하는 2가지 기준에 대한 답
- 프로토타이핑 프로그램 선택부터 리서치 방법, 서비스 기획, 개발자와의 소통 그리고 디자인 제작까지 (이보다 더 많겠지만..)
대부분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공감할 부분 중 하나,
여긴 사수가 없다
야생에서 알아서 스스로 배워나가고 만들어가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장,단점은 명확하다
장점 : 스스로 배워나가기에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내 스타일로 UX, UI를 시도해볼 수 있다.
단점 : 알아가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고, 내가 가는 그 길이 맞는 길인지 틀린 길인지 알 수 없다
일단,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스스로 찾아야했는데...
1. 프로토타이핑 툴은 어떤 걸 써야할까?! (adobe XD, Sketch, Figma, Photoshop.. 등 엄청 다양하며 리서치 결과 각각 장단점이 있다)
2. 디바이스별 크기가 다양한데 어떻게 어떤 사이즈를 기준으로 만들어야하는 거지?
3. 애니메이션 구현은 어떻게 보여줘야 해?
4. UX 디자인 리서치는 어떻게 해야하지? (pinterest, behance, 앱/웹디자인 어워드 사이트 외에 실제 있는 앱 기능별 화면 모아둔 사이트는 어디 없나..?)
등등 초반에는 실제 작업으로 그리는 시간보다 이런 자잘한 리서치들에 어마어마한 시간을 쏟았다.
결론은, 돈주고라도 얻기 힘든 경험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소중하고 감사하다.
혼자 알아보고 구축해나간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지금은 어떤 서비스를 마주한다고 해도 두렵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호기심이 많아서 그런지 나는 이렇게 알아보고, 적용하고, 실수를 고쳐나가는 과정이 '괴로움'이 아니라 '즐거움'이었다.
혼자서 찾아보고, 만들어 나가고, 팀원들와 유저들에게 피드백을 받다보니 점차 내가 만드는 UX디자인이 조금씩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UX의 기본적인 규칙에 의하면, '사용자 편의성'을 기준으로
1. 필요없는 depth를 줄이고
2. 버튼, 아이콘 나타내는 의미가 명확해야 하며
3. 컬러 의미의 통일성
4. Thumb Zone을 고려한 배치
등등 이미 많이 알려져 있으면서, 거의 정답처럼 전해지고 있는 것들이 있다.
이런 부분은 거의 모든 UX디자이너들이 항상 염두해두고 적용하는 룰이다.
"따뜻함", "디테일", "놀이터"
표현력이 서툴러 애매모호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내가 만드는 서비스에서 유저들이 목적만 달성(ex, 물건 구입)하는 게 아니라,
그에 더해 디지털 디바이스 상에서 하는 경험들이 그들에게 따뜻한 놀이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때로는, 아날로그적 경험 혹은 추억까지 연상시킬 수 있는 그런 디자인...
(이 부분에 재한 생각을 매끄럽게 설명할 수 있을 때가 오면 다시한 번 이에 대해 깊은 글을 써보고 싶다.)
글을 마무리하며,
치열하게 매일 밤새며 일해도 즐겁고, 하루종일 내가 기획하는 서비스가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는 경험도 해보고, 유저들와 소통하며 웃고 우는 처절한 기억도 선명하다.
더 나아가 나 또한 언젠가 이런 스타트업을 창업해보겠다는 뚜렷한 꿈을 가지게 된 점에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디자인학도임에도 구체적으로 어떤 디자인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못 찾아 괴로워했던 내게 UX디자인은 내 성향과 취향, 내가 잘하는 분야를 알게 해준 소중한 발견이었다.
다음 편엔 실제 프로토타입을 만들면서 겪었던 경험들에 대해 풀어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