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로 해결하는 방법
이번 글을 작성한 두 사람은 각각 지금 써보러 갑니다, 팁스터 뉴스레터와 브런치에 서비스에 대한 여러 글을 기록해왔어요. 분석 대상과 방법은 조금 다르지만, 서비스가 사용자의 불편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로 첫 글을 함께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사용자가 여러 서비스를 쓰며 ‘공통적’으로 겪을법한 ‘문제’로 인해 개선되고 새롭게 추가되는 경험을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불편함이 낳은 유엑스(불나유)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불나유는 앞으로 월 1회를 기준으로 발행될 예정입니다.
첫 번째 글은 각자 운영하는 채널에 발행되지만, 이후부터는 월 1회 ‘팁스터 뉴스레터’를 통해 유료로 발행될 예정입니다. 추가되었으면 하거나, 보완했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점으로 더 좋은 글을 작성하겠습니다.
그런 경험, 한 번쯤 있을 것 같아요.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는데 원하는 상품이 품절 되었거나, 마음에 드는 상품을 찾아 상세페이지로 들어갔는데 품절이 되어 구매할 수 없는 상황 말이죠. 특정 상품을 구매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하며 종종 겪게되는 이와 같은 상황은 사실 서비스의 잘못도, 사용자의 잘못도 아닙니다. 다만, 명확한 목적하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이는 사용자 경험을 방해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품절이란 상황도 아쉬운데, 이후의 행동에 대한 안내나 자연스러운 흐름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미 특정 상품을 찾는 '탐색'의 단계를 거쳐온 사용자에게 다시 한번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건 생각지 못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국/내외 다양한 커머스 서비스가 어떤 방법으로 '품절' 상태를, 사용자가 겪을 수 있는 불편과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9가지 기준에 따라 살펴보고자 합니다.
[리스트/상세페이지 활용 방법] 리스트나 상세페이지 내 품절 상태를 안내하는 방법
[리스트/상세페이지 활용 방법] 상세페이지에서 바로 대체 상품을 담을 수 있는 방법
[리스트/상세페이지 활용 방법] 리스트나 상세페이지에서 재입고 알림을 설정하는 방법
[리스트/상세페이지 활용 방법] 리스트나 상세페이지에서 남은 수량을 확인하는 방법
[장바구니 페이지 활용 방법] 장바구니 진입 시 화면 갱신
[장바구니 페이지 활용 방법] 장바구니 화면 내 개별 품목에 대한 상태 별 피드백 제공 : 재고 부족과 품절
[장바구니 페이지 활용 방법] 장바구니 화면 내 품절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 제공 : 대체상품
[장바구니 페이지 활용 방법] 장바구니에 적용할 수 있는 기타 기능
[기타] 그외 또 다른 활용 방법
리스트나 상세페이지에서 품절 상태를 미리 안내하는 것은 사용자를 위한 보조장치의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스트나 상세페이지에서 품절에 대해 안내하지 않고 지나칠 경우, 결제 직전에 다시 대체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렇게 되면,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하는 과정이 비교적 길어지게 되어 사용자들이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사용자들이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목적을 편리하고 빠르게 이루게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리스트나 상세페이지에서도 품절 상황에 대한 상태를 명확하게 안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찾아본 서비스 중에서도 리스트나 상세페이지에서 상품의 상태에 따라 행동을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례가 많았는데요. 상품이 품절되었을 때, 리스트와 상세페이지에서 어떻게 안내하면 좋을지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리스트 혹은 상세페이지에서 품절된 상품 비활성화 처리 : B마트, 요기요, 우딜, 쿠팡, aliexpress
상세페이지에서 대체상품을 담을 수 있게 추천 : SSG 새벽배송, walmart, 오늘의 집
리스트 혹은 상세페이지에서 재입고 알림 기능 제공: SSG 새벽배송, 쿠팡, 무신사, aliexpress, H&M
리스트 혹은 상세페이지에서 남은 수량 확인 : SSG 새벽배송, Etsy, Ebay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메인 혹은 검색 결과 리스트에 썸네일과 타이틀을 통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하게 되는데요. 상품이 품절되었는데 리스트에 있는 썸네일이나 타이틀에 아무런 안내가 없을 경우 어떻게 될까요? 상세페이지에 들어가서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를 더 얻기 위한 액션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상세페이지에서 품절 상태임을 알게 된다면, 다시 뒤로 돌아가서 리스트에서 상품을 둘러봐야 하는 추가적인 행동이 필요하게 됩니다.
심지어, 상세페이지에 들어갔는데도 품절 상태임을 알려주는 정보가 없다면, 결제 페이지 혹은 장바구니에 가서야 해당 상품을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을 인지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 사용자들은 정보를 미리 인지하지 못해 시간을 허비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단순히 물건을 살 수 없다는 상황에 불만족스러운 것보다, '왜 미리 안내해주지 않았지? 알았다면, 리스트에서 아예 다른 상품을 골랐을 텐데'라는 상황에 불만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명확한 정보 전달은 리스트(주로 카드 뷰)에서 둘러볼 때부터, 품절인 상품은 썸네일을 어둡게 처리하여 현재 상안내하고, 상세페이지에서도 구매하기와 장바구니 버튼을 비활성화 해주는 것입니다. 이 두 방법과 단계를 사용자 경험에 포함시키는 것이 더 확실한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들은 대부분 많은 상품을 둘러보면서 수많은 정보를 지나쳐 온 상황이기 때문에 두 번의 상세한 안내로 확실하게 인지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이번 주 내에 상품을 주문하여 사용해야 하는데 해당 상품이 품절 된다면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게 될까요? 우리가 쇼핑할 때 모습을 상상한다면, 다음 행동에 대해 빠르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바로, 유사한 상품을 다시 찾아보는 행동입니다.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SSG 새벽배송, Amazon, 오늘의 집에서는 품절 상황을 확인하게 되는 화면에서 유사한 상품을 추천해주고 있는데요. 주로 해당 상품을 구매했던 사용자들이 같이 검색했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거나 상품에 특성, 컬러 등 태그로 분류해두었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해주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대체상품을 추천해주면 사용자들은 해당 상품을 다시 검색하여 이것저것 섞여 있는 리스트를 다시 훑어볼 필요 없이 빠르게 유사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는데요. 또 리스트로 대체상품을 추천해주는 방식은, 상품들 가격을 비교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SSG 새벽배송, Amazon, 오늘의 집에서는 모두 가격, 리뷰 점수 등만 제공하고 있는데요. 사용자들의 판단에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추가적인 요소로 해당 상품을 품절 대체품으로 몇 명이나 구매했는지 수치를 보여주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품절을 마주한 상황에서는 최대한 그 상품과 기능, 디자인이 유사한 상품을 찾고자 할 텐데요. 대체상품 리스트에서 해당 페이지에서 품절을 본 후 대체품으로 어떤 것들을 많이 샀는지 로그를 설계하여 수치로 카운트 해준다면 사용자들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품절된 상황도 당황스러울 텐데, 대체품 리스트에서 상품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이런 UX를 활용하면 사용자의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품이 빨리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 해당 브랜드의 특정 제품이 꼭 사고 싶었던 경우라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A 브랜드에서 니트 디자인이 맘에 들었는데 품절이 되어 다른 대체품들을 찾아봐도 딱 맘에 드는 상품이 안 보이는 상황을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이 경우, 해당 상품이 언제 재입고 되는지 안내해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들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찾아본 서비스 중, SSG 새벽배송, 쿠팡, 무신사, aliexpress, h&M 등이 재입고 알림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재입고 알림은 저도 서비스를 통해 사용해봤지만, '정말 알림이 오려나?', '재입고 되는 것은 맞나?' 하고 반포기 상태로 기다리게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사용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단순히 재입고 알림 기능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상세한 안내를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신사는 재입고 알림을 기다리는 대기 인원 수가 몇 명인지 표현해주고 있었는데요. 더 나아가 해당 상품은 언제 품절이 되었고, 특정 날짜 이후까지 알림이 안 간다면 재입고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정보를 추가로 안내해주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품절이 된 지 얼마 안 된 상품이라면, 소비자들은 조금 더 기대를 하고 대체품 구매를 미루면서 해당 상품을 기다려 볼 수 있으며,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는지에 대해 기준이 나와 있으면 구매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품을 하나만 구매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면, 특정 개수 이상을 구매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텐데요. 예를 들어, 김장을 위해 절임배추 10포기를 사야 하는데, 재고에 5포기 밖에 없다면 빠르게 다른 데서 남은 5포기를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리스트나 상세페이지에서 내가 살 수 있는 수량에 대한 안내가 없거나 재고 상황에 대해 알 수 없다면 소비자들은 결제 직전에야 문제 상황을 인지하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SG 새벽배송, Etsy, Ebay 에서는 리스트나 상세페이지에서 남은 수량에 대해 표시를 해주고 있습니다. SSG 새벽배송은 썸네일 위에 남은 수량 개수를 명확하게 안내하고 있고, Ebay에서는 품절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로 안내해주고 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Etsy의 남은 수량 안내가 가장 명확한 UX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tsy에서는 해당 상품이 몇 개 남았으며, 몇 명의 사용자가 해당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았는지까지 표현해주어 사용자들의 구매 판단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상품이 5개 정도 남았구나'하고 구매를 내일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4개 상품이 다른 사람의 장바구니에 담겨 있으면 하루아침에 재고가 1개만 남는 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Etsy에서는 사용자들이 물건을 살 때 장바구니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심리까지 잘 파악하여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리스트나 상세페이지에서 품절된 상품을 빼고 볼 수 있는 필터링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볼 수 있었는데요. 우딜(우리동네 딜리버리), 요기요에서는 필터로 품절 상품을 빼고 둘러볼 수 있으므로, 상세페이지나 결제화면 화면에서 품절 상황을 깨닫게 되는 경우를 아예 막아줍니다. 특히 우딜과 같이 식품을 구매하거나 요기요처럼 음식을 주문하는 상황은 의류나 전자제품 구매보다 상대적으로 결정이 빠르게 이루어져야 하는데요. 품절 상품까지 포함해 리스트에 둘러보는 것 자체가 구매 가능/불가능 상태를 하나씩 구분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져 구매를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품절 상품 제외라는 필터를 리스트에서부터 적용하여 빠르게 필요한 정보만 습득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리스트에서 품절 상태를 확인하는 것과,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은 후 상태를 알게 되는 것에는 꽤 많은 차이가 존재합니다. 리스트에서 발견 시 대체상품을 바로 탐색하거나 품절 상품을 포기하는 등 행동을 바로 이어갈 수 있지만, 상품을 담고 결제하려는 순간 또는 탐색을 마치고 장바구니에 돌아와 상태를 알게 된 경우 탐색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탐색 과정, 탐색 후 결제 과정 등 품절 상태를 대하는 방법 역시 달라질 수 밖에 없고, 단계에 따라 최적화된 방법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찾아본 서비스 중 일부는 장바구니 화면을 활용해 사용자가 현재 상태를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요. 장바구니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장바구니 진입 시 화면 갱신 : B마트, Etsy(해외)
품절 상품과 주문 가능 상품을 분리 : B마트, 마켓컬리
수량 조절이 필요한 상품은 결제에 포함되지 않도록 분리 체크 박스 자동 해제 : 대부분의 서비스에 적용
품절 상품을 dim처리, 시각적 안내 : 쿠팡, 오아시스마켓, 무신사, shopbop(해외), daraz(해외)
품절 상품에 한해 재입고 알림 버튼 제공 : SSG 새벽배송, 신세계몰, 쿠팡
품절 상품에 한해 대체상품 확인 버튼 제공 : SSG 새벽배송, amazon(해외)
나중을 위해 저장하기 기능 제공 : walmart(해외), ebay(해외)
결제 직전 장바구니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탐색 과정에서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을 확인하거나 장바구니에 담아둔 상품을 일정 시간이 흐른 뒤(앱 종료 후 재실행 등) 접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중요한 건, '시간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상품을 담은 시점과 장바구니를 확인하는 시점 사이에 일정 시간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시간 사이에 사용자가 이미 담은 상품의 재고가 바닥나거나 일정 수 이하만 남아 구매 가능 개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간의 흐름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로 결제 단계 이동한 후, 품절 상품이 포함되어 있거나, 원하는 수량만큼 구매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요? 대체 상품을 찾기 위해 시간을 더 쏟아야 하거나, 필요한 물품을 뺀 상태로 단계를 마무리해야 하는 불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사용자가 예상한 시간과 과정을 벗어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사용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장바구니 화면에 진입할 때마다 데이터를 갱신해주는 일입니다. 이를 통해 장바구니에 담은 아이템이 구매 가능에서 품절 상태로 변경되거나,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아 수량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달의민족 B마트와 Etsy, 지그재그 등은 장바구니 화면 진입 시 화면을 새로고침 해 사용자가 담은 상품 상태를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5분 전 5개를 구매하려고 담은 제품이, 일정 시간 뒤 재고가 4개 (수량을 조절해주세요.)로 변경된 사실 등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갱신과 별개의 장치가 함께 제공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상황 별 안내나 피드백이 구체적으로 제공되지 않는다면 화면 내 데이터를 단순히 로딩하는 과정으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은 상태에 따라 명확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크게 세 가지 상태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품절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 두 번째는 재고가 일정 수 이하로 남은 상태, 마지막은 품절이 된 상태입니다. 품절 임박 상태까지 고려하는 이유는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을 실제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심리적 압박으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tsy는 남은 개수는 물론 다른 사용자가 장바구니에 담은 횟수를 함께 보여주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이 있다는 푸시 알림보다 곧 품절될 예정이다, 5개밖에 남지 않았다 등의 메시지를 내보낼 경우 구매에 대한 고려를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됩니다. 사용자가 피드백을 활용하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품절 전 상태에 대한 구체적 안내가 제공될 경우 다음 이용 시 담은 상품에 대한 하나의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품절까지 재고가 얼마 남지 않은 경우, 가장 명확한 피드백은 서비스 내 기준에 따라 남은 수량을 구체적인 '수'로 안내하는 방법입니다.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의 재고가 몇 개 남았는지 구체적인 수를 제공하면 사용자는 두 가지 행동을 취할 수 있습니다. 먼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 구매하지 않으면 곧 품절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구매하는 방법입니다. 또 하나는 수량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재고가 4개 남았는데, 6개를 담았다면 2개를 빼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서비스는 수량을 추가하는 버튼을 비활성화 함과 동시에 수량 조절이 필요하다는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으며, 결제 과정에 해당 상품이 포함되지 않도록 결제 대상에서 자동으로 해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량을 추가하는 경우에는 해당 시점에 맞춰 남은 수만큼 추가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즉, 수량을 추가하거나 줄이는 두 상황을 모두 고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량이 남아있는 상황에 대한 피드백과 함께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해볼 상태는 '품절'입니다. 수량을 조절해 구매할 수 있다는 상황을 벗어나, 아예 구매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상황은, 사용자가 담은 상품 중 품절된 상품이 있다는 안내입니다.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하나는 구매 가능 상품과 구매 불가능한 상품을 별도 영역으로 구분하는 방법입니다. B마트는 '현재 구매 불가 상품', 마켓 컬리는 '구매 불가 상품', Drarz는 'Unavailable items' 등을 통해 품절된 상품만 따로 보고 삭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이 무조건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순 없는데요. 구매 가능 상품을 먼저 확인한 뒤, 스크롤을 내리거나 별도 화면을 통해 불가능한 상품을 따로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매 가능한 상품에 왜 담은 상품이 없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더 많이 활용되는 방법은 사용자가 담은 상품 리스트는 그대로 제공하되 상품 별 품절 상태를 안내하는 것입니다. 상품 썸네일 내 '품절' 상태를 보여주는 SSG 새벽배송과 무신사, Drarz, 항목 자체를 구매 가능 상품 대비 상대적으로 연하게 처리하는 쿠팡, 오아시스, Shopbop 등이 있어요. 이들은 리스트에서도 품절 상품을 같은 방법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사용자로 하여금 장바구니에서도 같은 경험, 판단이 가능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품절 상태를 안내하는 것을 넘어, 더 나은 편의를 제공하는 방법은 품절이 된 경우 다른 상품으로 대체하거나 나중에 구매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SSG 새벽배송은 상품이 품절된 경우 대체상품 안내와 입고 알림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어요. 아마존은 대체상품을 단순 리스트가 아니라 상품의 평점과 가격, 배송료 등의 정보와 함께 보여줍니다. 품절 상품을 삭제하고 결제하는 것보다 화면을 전환하지 않고 장바구니 내 대체 상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탐색 시간은 줄이고, 구매해야 하는 상품을 놓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쿠팡, 신세계몰과 같이 품절 상품에 대한 '입고 알림' 기능을 장바구니에서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입고 알림은 상품의 성격에 따라 유용하거나 유용하지 않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구매해야 하는 생필품은 대체 상품을 안내해주는 방법이, 의류나 화장품 등은 특정 브랜드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 입고 알림이 더 편리하게 다가옵니다.
국내에선 쉽게 볼 수 없지만 해외 이커머스에서는 '나중을 위해 저장'기능을 장바구니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의 목적은 장바구니를 실제 구매할 상품을 담는 역할이 아닌, 구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모아두는 기능으로 활용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전문적인 리서치를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제 주변에서도 장바구니를 '좋아요'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요. 좋아요는 상품 전체를 저장하는 개념이지만, 장바구니에 담을 땐 내게 맞는 사이즈나 원하는 컬러 등의 옵션을 지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장바구니에서 결제할 때 다시 한번 리스트를 확인하고 체크를 해제하거나 삭제해야 하기에 'Save for later' 기능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퀸잇은 4050 세대를 위한 지그재그입니다. 얼마 전 NHN 데이터가 발표한 앱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퀸잇은 50대 여성들이 가장 많이 설치한 앱 중 하나로 여성 설치 비중이 86%에 달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작년 9월 출시되어 8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 9월 기준 패션 플랫폼 중 신규 설치 건수 1위(47만)를 차지하며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00억 원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습니다.
퀸잇 역시 품절상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다만 사용자가 선택 후의 과정이 아니라 선택 전, 탐색 과정에서 더 품절 상태를 경험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커머스 특성상 사이즈, 컬러 등 한 상품이 여러 유형으로 나뉘기에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인데요. ‘내 사이즈 추천’이란 이름으로, 사용자가 상, 하의 사이즈 및 신발 사이즈 등을 입력하며 해당 데이터에 맞는, 구매 가능한 상품만 리스트 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하의 등 원하는 상품을 둘러보다 보통 사이즈 등의 옵션은 상세페이지를 통해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과정에서 일부 품절 상태를 보게 되는 경우 다른 상품을 다시 찾아야 하는 탐색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구매할 수 없는 상품을 골랐기 때문입니다.
퀸잇이 요구하는 정보는 사실 꽤 많습니다. 상의 사이즈, 하의 사이즈, 신발 사이즈, 키 등을 입력해야 합니다. 다만, 이 정보를 그냥 들이미는 게 아니라 ‘사이즈 정보를 입력하면 내 사이즈랑 맞는 상품과 다른 사람 상품평을 볼 수 있어요’, ‘이젠 사이즈 품절 걱정 없이 쇼핑하세요’ 등의 문구를 활용해 입력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계속 안내하고 있습니다. 품절된 상품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 거기에 내 사이즈가 포함된 상품만 볼 수 있다는 점, 리뷰 화면 내 신체 정보를 별도 입력하지 않아도 관련 리뷰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사용자에게 충분히 입력해도 좋을법한 이유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에디터 - 켈리폴리 코멘트]
저는 상품 구매의 첫 단계인 '리스트'에서 둘러보는 부분과 두 번째 단계인 '상품 상세페이지'에서 '품절 상황'을 안내해주는 것은 일종의 '거름망'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 단계에서는 나중에 품절될 경우의 상황까지 해결할 수 없지만, 미리 정보를 안내하는 것만으로도 사용자들의 시간을 절약해주고 행동의 단계를 줄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리스트의 썸네일이나 상품 상세페이지에서 품절 안내를 해주는 서비스를 경험해보았는데요. 특히, 리스트나 상세페이지에서 다음 단계로 못 가게 안내해주는 B마트, 요기요, 우딜, 쿠팡, aliexpress의 UX를 경험하며 생필품처럼 빠르게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해당 상품은 아예 제외하고 고민할 수 있어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생필품 외에 디자인이 중요한 인테리어 소품이나 특정 기능이 있는 상품의 경우에는 단순히 품절 안내뿐만 아니라 상세페이지에서 대체품을 알려주는 SSG 새벽배송, walmart, 오늘의 집과 같은 서비스도 있었는데요. 유사한 제품을 다시 검색하고 둘러보는 것도 시간이 소요되는 일인데, 이렇게 다시 검색하여 알아볼 필요 없이 상세페이지 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점이 편리했습니다.
어떤 종류의 상품이냐에 따라 물건을 구매할 때는 많은 요소가 고려되겠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시간 절약'이 가장 사용자 경험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리스트나 상세페이지에서의 거름망 역할을 해주는 안내 요소들은 상품 구매의 앞단에서 문제 상황을 해결해주는 친절한 요소로 느껴졌습니다.
(1)품절 상품 비활성화 처리로 안내
(2)상세페이지에서 대체상품 담을 수 있게 안내
(3)품절 상품 재입고 알림으로 안내
(4)상세페이지에서 남은 수량 안내
[에디터 - zagmaster 코멘트]
저는 결국, 품절 상태를 최종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은 장바구니라고 생각해요. 리스트를 통해서도 품절 상태를 확인하고 재입고 신청이나 대체상품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건 타이밍이 잘 맞아야하며 담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에 머물러 있어요. 품절 직전의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게 되면 이미 ‘담은’ 상태에 사용자가 존재하기에 장바구니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장바구니는 품절 상태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또 수량등이 변경될 가능성인 높은 공간이기도 해요. 장바구니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아요. 하나는 당장 구매할 물품을 담는 개념 또 하나는 당장은 아니지만 구매 가능성이 높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개념입니다. 후자의 경우 품절의 가능성을 염두할 수 있지만, 전자의 경우엔 담아놓은 상품이 품절이 되는 경우, 특히 결제 단계에서 알아차리게 되는 경우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어요. 저 역시 장바구니에 상품을 여럿 담고 결제 하려는 순간 특정 상품이 품절 되었다는 안내를 전달받은 적 있는데요. 당장 필요한 상품의 경우 대체 상품을 직접 찾아야 하거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B마트나 Etsy가 장바구니 페이지에 재진입 하거나 백그라운드에서 실행 중인 앱을 다시 오픈했을 때 페이지를 새로고침 해주는 것이 좋았어요. 그때마다 상품의 재고 상태를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나은 경험으로 연결해보면, 장바구니에 다시 들어왔을 때 페이지가 갱신되어 품절 상태를 확인하게 된 경우, 대체 상품을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고 바로 확인하고 담을 수 있는 과정입니다.
(1)장바구니에 담은 상품은 페이지 갱신을 통해 변경 상태 안내
(2)재고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경우 구체적인 수를 함께 안내
(3)담은 상품이 품절된 경우 구매 가능 상품과 구분할 수 있도록 안내
(4)담은 상품이 품절된 경우 화면전환 없이 대체상품 또는 재입고 안내
다음 주제는 ‘상품 리스트 내 원하는 조건을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어려움’으로 작성될 예정입니다. 상세 페이지로 꼭 들어가지 않아도, 리스트를 통해 구매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다음 내용은 ‘팁스터 뉴스레터‘를 통해 월 1회 발행될 예정이며, 1월 27일 목요일 오전 공개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