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길이만큼
그러면서 그는 그녀의 눈을 피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음 말한 그대로야
난 널 사랑하지 않아."
"그럼 그동안 사랑한다는 말은
거짓말이야?"
"응"
"뭐?"
"맞아 거짓말이었어."
그녀는 순간 머리통이 멀리 날아가 버린 것 같았다.
무언갈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고
또 생각보다 슬프지도 않았다.
그냥 그 상황을 빨리 정리하기로 했다.
마치 경험이 있었던 것처럼 보이고 싶었던 것이지
"그래, 그럴 수 있어.
그게 거짓말이었다고 치자.
음 그런데 지금은 좀 충격적이라 그런지
받아들이는 게 쉽지는 않네.?!
나 밖으로 좀 나가볼까 하는데
너도 같이 갈래?
뭐 이별 산책 같은, 그런 거.."
불과 몇 분 만에 달라진 그녀 모습에
그도 당황했는지 눈을 껌뻑이며
따라 나간다.
밖은 날씨가 좋다.
바람도 살짝 불어서
그녀 몸의 열을 식혀 주는 것 같다.
그의 얼굴을 힐끗 쳐다봤다.
기울어가는 햇빛이
그의 얼굴을 강하게 비추고 있는데
갈색 눈이 유난히도 연하고 예쁘게 반짝였다.
그는 그녀의 눈을 피하며
한 발짝 먼저 발을 디뎠다.
"마지막이니까~ "
뒤에서 그의 팔짱을 끼며 그의 옆에 붙어 걷는다.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행동에도
미안한 마음에 팔을 살짝 움직일 뿐
대답은 없다.
해를 등지고 말없이 걷는데
그림자도 유난히 길다.
-이별 산책 2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