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2/2)
김대리는 언젠가부터 문득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아, 나 지금 참 행복하구나.”
예전엔 행복이 목표를 달성하고 나서야 비로소 얻게 되는 보상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제는 깨달았다.
행복은 어느 날 갑자기 도착하는 목적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과정 속에서 조금씩 자라나는 나무 같은 존재라는 것을.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때로는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던,
경제적 자유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간 그 시간들이
그의 마음 속에 단단한 행복을 차곡차곡 쌓아주었다.
그리고 돈 자체가 주는 자유보다 더 값진 것은,
스스로 삶을 만들어갈 수 있는 힘이 주는 자유였다.
김대리는 한 걸음씩 걷던 세월 속에서, 그 힘을 사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김대리의 행복에는 언제나 든든한 밑바탕이 있었다.
스스로 세운 목표를 이루며 느끼는 성취감,
그 과정에서 자라난 자존감,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가는 삶이 주는 충족감.
이 모든 것들이 부드럽게 어우러지며,
김대리의 마음 속에는 ‘지속적인 즐거움과 만족’이 은은하게 피어났다.
남들이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고 할 때,
김대리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지금 이 순간이,
지금까지의 모든 시간 위에 쌓인 현재가,
가장 소중하고 빛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행복은 결과가 아니었다.
매일의 선택과 행동이 쌓여서 만들어내는 은은한 향기 같은 것이었다.
김대리는 그 향기가 더 오래, 더 향기롭게 풍겨나오도록
하루하루의 삶의 방향을 정해나갔다.
만약 단 한 번의 행운으로 부를 얻었다면
이런 깊은 행복은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의 기쁨은 폭죽처럼 화려했겠지만,
바닷물을 마신 사람처럼 더 큰 자극만을 갈구했을 것이다.
지금의 행복은 부족함이 없었다.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까지 환하게 비추는 빛이 되어 주었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의 삶을 마음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스스로 선택한 길을 자신의 의지와 방식대로 걸으며 이룬 삶이기에.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서 스스로가 겪은 모든 경험이 그 삶을 완성시켜 주었기에.
자신의 삶, 그리고 삶의 과정을 사랑하는 일.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었다.
김대리는 이 행복의 비결을 혼자만 알고 싶지 않았다.
가장 먼저, 어느덧 중학생이 된 딸에게 알려주기 시작했다.
하율이가 태어났을 때는 “아빠처럼 살지 않길” 바랐지만,
이제는 “아빠처럼 행복해지길"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하율에게 자신과 희윤이 함께 걸어온 길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었다.
하율이는 아빠의 이야기를 좋아했다.
귀 기울여 듣고, 질문하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다 웃음을 터뜨리는 그 모습이,
김대리에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했다.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 된 김대리는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세상을 바꾸는 건 어려울지 몰라도,
행복을 찾는 한 가지 방법을 전할 수는 있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그가 걸어온 이 확실한 행복의 길을 따라 걷는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리라.
김대리는 마음 깊이 바라게 되었다.
누군가 김대리의 이야기를 듣고 잠시 멈춰 서서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 하고 미소 지어 주기를.
그리고 그 마음속에
“느리지만 이렇게 확실하게
경제적 자유와 행복을 얻는 방법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깃들게 되기를.
이렇게 분명한 길이 있는데,
혹여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이 있을까,
김대리는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었다.
창밖으로 아침 햇살이 따뜻하게 세상을 비추고,
하율이의 웃음소리가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김대리는 천천히 노트북 앞에 앉았다.
커서가 깜빡이는 화면을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약간은 설레는 듯한 떨림으로 첫 문장을 써 내려갔다.
“저보다 더 큰 행복을 찾아나갈 누군가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김대리는 커다란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