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에서 도전으로
인생에서 호환 마마보다 더욱 무서운 존재는 바로 '역치'다. 무슨 일이든 처음에는 신선하고 즐겁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하고 식상해진다. 운동, 취미, 심지어 음식까지도 마찬가지다. 동일한 만족을 느끼기 위해서는 더 크거나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게 된다. 인간에게 역치가 없었다면, 행복은 얼마나 쉬웠을까.
종잣돈을 최대한 빠르게 모아나가기 위해 시작한 절약은 주변의 걱정만큼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았다. 필요 없는 지출, 줄일 수 있는 항목들을 발견해서 종잣돈이 불어나는 속도를 늘려 나가는 일은 오히려 쾌감이었다. 억지로 하는 수 없이 지출을 줄인 게 아니라, 목표 위해 자발적으로 줄였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지출 절감에는 한계가 있었고, 모이는 돈의 속도는 어느새 익숙해져 식상하게 되었다. 봉급쟁이 월급이 갑자기 늘어날 리도 없었다. 조금씩 답답함이 밀려왔다.
그 무렵 내가 속했던 부서에서는 정기적으로 신입 사원들을 대상으로 재무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기초적인 회계 지식과 회사의 시스템에 대한 두 시간짜리 강의였는데, 인사이동으로 인해 교육을 담당해 오던 직원이 다른 부서로 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부서장은 업무 관련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되는 팀원 한 명을 후임 강사로 지정했는데, 불행히도 그 직원은 남들 앞에 나서기를 몹시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 교육을 맡게 된 직원은 속이 타들어가는 듯하였고, 나는 동료를 바라보며 이게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도 남들 앞에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대학 시절의 조별 과제 발표, 대중 앞에서의 스피치를 비롯해 간단한 인사말이나 자기소개까지도 무엇 하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편안하게 하는 성격이 아니다. 이런 자리들에 완전히 익숙해진 지금 조차, 글을 쓰다 보니 긴장이 되고 침이 꿀꺽 삼켜진다.
그럼에도 당시 나는 나 스스로 세운 목표를 달성하고 도전해 나가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얻고 있었던 것 같다. 전전긍긍하는 동료를 대신해 내가 자원해서 사내 강사가 되어 보고 싶었다. 동료를 돕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일에 구미가 당겼다. 게다가 사내 강사에게는 꽤 짭짤한 강의료도 주어진다. 나는 팔꿈치로 동료를 쿡 찔렀다.
"그거.. 내가 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