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리트, <이미지의 배반> 해석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마그리트의 이 파이프 그림과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문구는 미학사에서도 꽤 유명한 '단원'이다. 말 그대로 파이프가 아니라는 의미. 실제의 파이프가 아니라 파이프 그림인 거지. 마그리트의 주제 이전에 화풍부터가 현실 그대로를 모사하는 방식은 아닌 바, 현실과 재현 사이에는 작가의 해석이 관여한다. 그 해석이 의도한 것이든, 아니면 그림을 공부하면서 어쩔 수 없이 베인 붓질의 습관이든 간에, 현전 그대로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문구에는 이런 의미도 담겨져 있으며, 미학 관련 서적에서 '시뮬라크르' 개념과 함께 설명되는 연유이기도... 그리고 인문학을 조금 읽었다 싶은 이들에겐 어떤 표상과도 같은 문구로서, '이것은 00이 아니다'로 많이 패러디되는 경우.

   그의 말마따나,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건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게 하는 것. 파울 클레의 어록으로 잇대자면, 예술은 가시적인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