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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쉬르, 언어의 구조 - 랑그와 파롤

<슬램덩크>의 비유

by 철학으로의 초대

“잘 한다! 송태섭!”

언제나 송태섭을 설레게하는 이한나의 칭찬 한 마디는, 이한나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 가능케하는 ‘말씀’이다. 송태섭에게 전국 제패는 차후의 문제이다.

반면, 잊을만하면 또 저질러지는 강백호 실수에 대한 질책은, 말도 아까워 표정으로 대신한다. ‘잘 하는 짓이다’라는 뉘앙스의...

랑그(Langue)란, 소통의 도구로서 언어가 지니고 있는 구조이다. 이는 무시간적이다. 파롤(parole)은 그 랑그를 전제하는 실제적인 언어생활을 이른다. 이를테면 강백호에게 건네는 ‘잘 하는 짓’이 ‘good job’의 찬사는 아니지 않던가. 이렇듯 어감과 뉘앙스 등의 시간성을 지니는 경우.


그런데 ‘잘 하는 짓이다’가 ‘good job’의 맥락이 아니라는 사실도, ‘잘 한다’는 의미로서의 ‘good job’이 전제되어야 생성 가능하다는 것. 다시 말해서 ‘잘 하는 짓이다’가 ‘잘 한다’의 의미가 아니려면, ‘잘 한다’는 의미로서의 공시적 언어 구조가 선행해야 한다는 것. 이게 랑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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