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과 초원
“잡초는 정원 안에만 있다.”
어느 철학자의 말이었는데, 어록의 주인공이 누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정원 바깥에는 잡초가 없다. 그 모두가 자연인 거지.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기 전까지, 논두렁을 지나서 도착하는 곳이었다. 어린 마음에서였던지, 그 길옆으로 피어 있던 냉이꽃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는데, 그것이 학교 담장 안으로 들어와 필 경우에는 뽑아내야 할 잡초였다.
어릴 적에 엄마가 꽃집을 운영하셨다. 가장 좋아했던 건 안개꽃. 멀리서 바라본 냉이꽃의 들판을 가계 한 구석에 옮겨 놓은 듯한…. 냉이꽃이 가득 피어있는 들판도 꽤 봐줄만하다. ‘잡초’이기에, 되레 그것들이 핀 자리엔 그것들을 마음껏 밟아가며 달려도 되는 초원이 놓여져 있다.
그러나 이미 ‘사회’를 이루고 사는 입장에서는, 정원 바깥의 초원을 욕망하기가 쉬운 일이겠나? 통념의 기준에서 바라볼 때, 냉이꽃은 여전히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부는 언덕에 이름 모를 잡초'인 거니까.
잡초가 잡초인 이유, 화초의 성장에 방해가 될 정도로, 자신의 생명력은 강한 존재라서... 철학적 수사는 철학자의 욕망일 뿐, 그것이 우리를 구원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들판에 피는 유채꽃과 메밀꽃도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러나 그 또한 바라보는 자들의 미학 안에서 문학과 드라마의 배경일 수가 있다. 그러니 고민해야지. 안개꽃인 척이라고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