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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호구(검도구)를 공부합시다

by 서검

검도 호구(검도구)를 공부합시다.


도장에 등록해서 기본동작을 3달 정도 배우면 진도가 느린 분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호구를 구입하게 된다. 많은 초보 검도인들이 처음 검도를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검색해 보고 궁금해 하는 내용중의 하나가 바로 검도호구에 관한 부분이다. 블랙키위라는 키워드 검색 툴을 이용해 '검도'를 분석해 보면 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검도비용'이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호구를 착용하다 보니 초기 비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호구비용 때문에 검도를 못할 걱정은 안해도 된다. 대량생산을 통해서 예전보다 호구가격이 많이 낮아졌고, 중고 거래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호구의 일본식 공식명칭은 검도구(劍道具)이다.일본에서도 방구(防具), 호구 (護具) 등으로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하지만 일본검도연맹에서 발행하는 심판규칙 등의 문서에서는 검도구라는 명칭으로 통칭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 대한검도회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호구'라고 명칭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용어의 통일을 위해 '호구'라고 부르기로 한다.



호구는 크게 나누어 얼굴을 보호하는 호면과 가슴을 보호하는 갑, 하복부를 보호하는 갑상, 그리고 손을 보호하는 호완의 네 부분으로 구분된다.



호구가 언제부터 개발되고 사용되어 졌는지에 대해 다소 학설간의 차이가 있지만 전일본검도연맹에서 영문으로 발행한 전일본유소년검도지도서(The Official Guide for Kendo Instruction, All Japan Kendo Federation, 2012)에서는 '에도시대 중반 이후 호면, 호완 갑상 등의 보호구와 죽도가 개발되어 부상에 대한 두려움 없이 검술수련을 자유롭게 진행 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한 칼(itto)이 한 판(ippon)의 개념으로 변화해 다른 유파간의 시합과 경쟁이 가능해 졌다' 고 설명한다.


즉, 형(形, 카타)에 의존하던 기존 검술이 에도시대 중반인 1700년대에 이르러 호구의 개발에 따라 자유롭게 한 판을 겨룰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거친 상황에서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내구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된 호구는 '포단'이라고 불리는 특수제작된 재질의 원단을 이용해 제작된다. 두겹의 두꺼운 천 사이에 솜과 각종 부자재를 넣고 바느질로 누벼 얇고 단단하게 만든 것인데,갬비슨(gambison)으로 불리는 서양의 누비갑옷과 같은 형태다.



당연히 어떤 포단을 사용했는가에 따라 호구의 종류와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면포 속에 어떤 재질을 넣었고, 바느질을 어떻게 했는지, 염색과 가죽무늬로 어떻게 색을 내고 멋을 내는지에 따라서도 다양한 제품이 존재한다.



일반인의 눈에는 크게 차이가 없겠지만 이른바 상급이나 특급제품들은 누빔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가볍고 부드러워 착용시에 거부감이 없고 자연스러운 라인을 만들어 낸다.



보통 포단의 품질을 측정하는 단위로 '푼' 이나 mm를 사용하는데 이는 포단을 제작할때 누빈 바느질의 간격을 말한다. 길이를 재는 중국식 척관법에 따르면 1푼은 약 3mm가 되는데, 대부분의 국내 검도용품점에서 판매하는 호구는 수제 호구인 경우 '푼'을 단위로 쓰고 미싱을 이용한 기계식 면포인 경우에는 'mm' 단위를 사용한다.



그러니까 제품 소개에 '푼'으로 나온 제품은 대부분 수제 제품이고, mm 단위로 소개된 제품은 미싱으로 제작된 것 이라는 암묵적 룰이 적용된다.



수제 제품인 경우는 장인 이라고 불리는 전문 기술자 분들이 한땀 한땀 직접 포단에 누비질을 해서 제작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보니 고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mm단위를 사용하는 미싱 호구는 기계를 이용해 대량생산을 하므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문제는 자세히 바느질을 비교해 보기 전까지는 바느질 상태를 보고 수제인지, 기계제작인지 초보자 이거나 호구에 관심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검도인이 아니라면 그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미싱으로 재봉된 포단을 이용해서 주문자의 신체 사이즈에 맞게 주문제작하는 경우에도 '수제' 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표기의 단위나 수제, 미싱의 구분이 제품의 품질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업체에서는 수제호구의 장점을 다양하게 설명한다. 기술 좋은 장인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포단을 사용해 정교한 조립과정을 거쳐 수제 양복처럼 나에게 꼭 맞고 편한 호구를 구입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생각해야 할 변수들이 너무 많다. 동남아나 중국의 기술자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수제품은 아닌지, 포단은 미싱제품인데도 맞춤형이기 때문에 수제호구라고 판매되어지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염색상태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호구는 도복과 마찬가지로 남염이라는 천연염색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남염을 하는 경우 열, 세탁, 마찰에도 색이 바래지 않고, 살균, 살충의 효과가 있어 아토피를 완화시켜 주며, 특히 땀냄새를 잡아주는 소취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박지희, 한.중.일 남염의 비교연구, 2002. 중앙대 대학원석사학위 논문, 허북구,장홍기, 류동영, 김진호, 2011, 인디고 식물의 기능성과 이용성). 당연히 화학염료를 쓰지 않고 전통적인 염색방식에 따라 염색했는지의 여부에 따라 가격과 품질이 달라지게 되는데 일본 정람염 제품이 가장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장식이다. 호면이나 갑상을 만들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포단을 재단하고 나면 그 위에 장식을 입히게 되는데 보통 가죽을 덧댄다. 덧대는 가죽이 사슴가죽인지, 소가죽인지에 따라 달라지고 같은 사슴가죽인 경우에도 새끼 사슴의 가죽(고또)인지, 어미사슴의 가죽(주또)인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새끼 사슴의 가죽은 어미 사슴가죽에 비해 부드럽고, 기모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검도호구를 비롯한 검도용품에서 소가죽 보다 사슴가죽을 선호하는 것은 사슴가죽이 소가죽에 비해 염분에 강하기 때문이다. 땀에 젖었을때 딱딱하게 굳는 소가죽에 비해 사슴가죽은 땀에 젖었다 말라도 부드러움을 유지한다. 딱딱하게 굳는 소가죽은 구부리거나 접혔을때 쉽게 찢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호완처럼 땀에 많이 젖고 움직임이 있는 부분에는 사슴가죽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포단의 바느질과, 염색, 장식용 가죽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고려할때 가장 고가의 제품은 푼으로 표기된 바느질 간격이 촘촘하고 사슴가죽으로 장식을 덧댄 일본제 수제 정람염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가장 저렴한 제품은 mm로 표기하는 바느질의 간격이 넓고 소가죽을 장식으로 덧댄 화학염색의 미싱제품 이라고 보면 된다. 이는 가격적인 기준으로 볼 때의 비교일 뿐이다. 항상 고가의 포단으로 만들어진 검도구를 구입해야할 필요는 없다. 미싱으로 만들어진 포단도 기능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포단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각의 부분별 호구에 대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호면



호면은 머리를 보호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호완이나 갑상보다 두꺼운 포단을 사용하고 편의성을 위해 바느질도 다양하게 적용된다. 가볍고 부드러운 호면을 원하면 바느질이 조금 촘촘한 호면을, 그렇지 않고 충격흡수 목적이 더 큰 경우라면 바느질 간격이 넓은 호면을 선택하면 된다.



포단에 가죽장식을 덧대었는지, 천을 덧대었는지에 따라 일반적인 호면과 오리사시 호면으로 나누기도 한다. 오리사시 호면은 가죽장식 대신에 도복에 사용되는 천을 장식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물 빠짐이 있고 내구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볍다는 장점이 있어서 시합용 경량호면등에 많이 사용된다.


호면에서 얼굴 안면을 보호하는 금속 부품을 '면금'이라고 부르는데,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면금은 재질에 따라 티타늄, 듀랄루민으로 크게 나뉜다. 제작회사에 따라 경합금 이라는 재질을 사용한다고 홍보하기도 하는데 어떤 경합금인지 불명확 하므로 논외로 한다. 면금의 강도는 단연 티타늄이 가장 강하고, 듀랄루민은 티타늄에 비해 강도가 다소 낮지만 도금을 통해 다양한 색상을 만들수 있고 가격이 저렴하다. 티나늄은 강도가 강하기 때문에 듀랄루민에 비해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시야확보가 용이하고, 동시에 광택이 뛰어나 미적으로도 장점이 있다. 다만, 다소 무겁기 때문에 시합용으로 만들어진 가벼운 경량호면에 사용할 때는 호불호가 나뉜다.


실용성을 강조하기 위해 죽도로 타격을 받는 면금 상단은 티탄으로 하고 나머지 면금을 듀랄루민으로 만드는 하이브리드 면금도 판매되고 있으며 티타늄에 마그네슘을 넣어 만드는 TAC 면금도 있다. TAC면금은 검게 도금이 가능하며 가장 고가에 속하는 면금이다. 면금 중에서 IBB라고 찍혀있는 면금이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면금보다 뒷쪽으로 7mm, 윗쪽으로 17mm 위에 무게중심이 맞추어져 있어 목과 척추에 부담을 덜어주고 가볍게 느껴진다고 한다.


(https://weblog.tozando.com/what-is-i-b-b/)



호면포단은 단순히 바느질을 어느 정도 촘촘히 했는지의 여부와 함께 바느질 패턴에도 차이가 있다. 십자사시가 가장 일반적인데 가로세로로 바느질이 된 것을 말한다. 반면에 대각선으로 바느질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나나메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십자사시 형태로 대부분의 호면이 제작되었는데 보다 자연스럽게 호면의 날개(멘다레, 혹은 부동)가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하기 위해서 호면 끈의 매듭이 묶이는 곳과 면금 아래 귀가죽 사이를 대각선으로 바느질한 형태를 말한다. 그림으로 설명하면 이해하기 쉬운데, 아래 그림에서 A는 일반적인 십자형태의 바느질이 되어 있지만, 귀가죽과 호면끈의 매듭이 이어지는 C 라인 아래쪽은 봉제라인이 대각선으로 이어져 있다. 착용했을때 어깨위에 대각선으로 접히게 되는 C 라인에 맞춰서 호구의 날개인 멘다레가 자연스럽게 접히도록 만들기 위한 기능적 목적 때문이다. 새로 호구를 구입해도 길을 들이기 편하고 착용시 호면 날개가 위로 말려 올라가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쇄골을 보호해 주는 장점이 있다.


A: 십자사시 B: 나나메 <사진 저자 작성>


면금과 호면포단을 연결하는 부분은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칠이 되어 있는데, 면금 안쪽에 붉은 색을 칠하는 것은 호면을 썼을 때도 밝은 시야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다. 제작자에 따라 주문자가 원하는 경우 안쪽과 바깥쪽에 모두 검은색을 칠해주는 곳도 있다. 이때 칠의 원료가 매우 중요한데, 동양에서 가장 오래되고 지금까지도 최고의 도료로 여겨 지는 칠재료는 바로 옻이다. 옻칠은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어떤 화학 도료보다 도장성능이 우수해서 잘 벗겨지지 않을 뿐 아니라 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벌레의 증식이나 박테리아까지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방수성능이 좋아서 땀에 젖지 않을 뿐 아니라 옻칠의 주성분인 우루시올은 항암효능까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옻칠은 가격이 비싸 보급형 호구에는 일반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대신에 캐슈넛이라는 재료를 이용해 만든 카슈칠을 사용한다. 카슈칠은 광택이나 여려 측면에서 옻칠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저렴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광택이 우수해 대부분의 저가형 호면에서는 카슈칠을 사용한다.



호면의 날개인 멘다래(면부동)는 예전에는 자신의 어깨를 완전히 감싸고 남을 정도로 길게 했지만, 최근에는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되면서 조금씩 짧아지고 있다. 하지만 방호력을 생각할 때 너무 짧아서 어깨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길이를 맞추는게 좋다.


호면 중심부의 목보호대는 아고라고 부르지만 정식명칭은 츠키다레 혹은 마에다레(Mae-dare)라고 부른다(Fundamental Kendo). 목찌름으로 부터 목을 보호해주는 부분이기 때문에 내구성이 중요하다. 보통 색깔이나 무늬가 장식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의 색깔이나 무늬는 가슴을 보호하는 '갑'의 가죽부분인 '무네' 와 일치시키는 것이 좋다.



호면을 착용할때는 위에서 6번째 면금과 7번째 면금사이가 가장 넓은데 이 부분이 자신의 눈높이에 오도록 착용하고 호면 안쪽에 이마와 턱을 밀착시키게 되는데 딱 맞거나 약간 타이트하게 맞아야 한다. 이마와 턱을 밀착시켰을때 턱과 호면사이에 손가락 하나 정도가 들어가면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호면을 썼을 때 뒤통수가 너무 튀어나오지 않아야 호면이 머리를 보호할 수 있다.



호면 끈의 매듭은 눈높이에 위치해야 한다 <사진: 저자 작성>



가슴과 복부를 보호하는 호구이며 배를 보호하는 '도'와 '가슴을 보호하는 '무네'로 이루어져 있다.



갑은 도와 무네로 구성된다 <사진: 저자 작성>


갑은 재질에 따라 대나무도와 화이버(플라스틱)도로 나뉘는데, 대나무도는 제작과정에서 표면에 가죽을 덧 씌우고 옻칠을 한 대나무도와 가죽 그대로 마무리한 생지도로 나눌 수 있다. 표면이 거친 가오리가죽을 사용하는 경우는 사메도로 구분하기도 한다. 옻칠이나 광택을 내는 마무리과정에 따라 품질과 가격이 달라진다.


일부 대나무도는 겨드랑이 보다 허리쪽이 잘록한 항아리 같은 모양을 내기도 한다. 플라스틱 도에 비해 무겁고 값비싼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광택과 미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제대로 옻칠을 입혀 광택을 낸 대나무 도는 각분이라는 사슴 뿔을 갈아 만든 가루로 광택을 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자동차용 연마제(컴파운드)로도 광택을 유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대나무를 얇게 해서 만든 경량 대나무도도 판매되고 있다.


플라스틱 도는 가격이 싸고 가벼워서 보통의 초보자나 시합용 경량호구에 많이 사용된다. 다만, 광택유지가 어렵고 미적으로도 대나무도에 비해 떨어진다. 옻칠을 한 대나무 도가 자동차용 컴파운드로 광택 복원이 가능한 반면, 화이바 도는 한번 광택을 잃으면 새로 칠을 하는 방법 말고는 광택을 복원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컴파운드 등의 연마제를 사용하는 경우 회색으로 변하는 단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자동차 차체를 보호하는 PPF (Paint Protection Film)를 덧붙여 광택을 유지하고 표면을 보호하고 있다.


무네는 가슴을 보호하는 가죽을 말하는데, 어떤 회사의 어떤 가죽을 쓰느냐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다. 대부분 소가죽을 사용하지만 사슴가죽과 인조가죽을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 가죽에 옻칠을 하는지, 자수를 어떻게 넣는 지의 여부 등에 따라 제품명도 다양하고 가격차이가 크다. 무네에 들어가는 무늬와 색깔은 일반적으로 호면의 턱보호대(아고, 츠키다레, 마에다레)와 일치시키는 편이다.


고가의 일본제품은 신장과 허리둘레, 가슴둘레 까지 모두 측정해서 그에 따라 갑과 무네를 맞춰주기도 하지만 저렴한 국내 화이바 도를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 다만, 갑을 착용하고 갑의 한 쪽을 자신의 옆구리에 밀착시켰을때 갑과 반대쪽 옆구리에 주먹하나 정도가 들어갈 정도면 적당하다. 무네가 너무 작은 것을 착용하면 가슴과 겨드랑이 사이를 보호하지 못한다.


호완


손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장비다. 죽도를 정밀하게 조작하는 기능적 측면도 강조되면서 동시에 손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별 제작 목적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죽도의 조작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땀에 강하고 부드러운 사슴가죽을 사용해야 하지만 오염시 세탁이 어렵다는 문제 때문에 최근에는 저가의 세탁용 호완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손목부분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손목 부분에 몇단으로 주름을 넣었는지, 주먹부분에 어떤 부자재를 넣었는지, 자연스러운 죽도파지가 가능하도록 디자인이 되었는지에 따라 가격차이가 발생한다. 초보자나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바느질 간격이 넓어서 충격흡수가 용이하면서도 세척이 가능하고 가격부담이 크지 않은 호완을 구입해도 충분히 사용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저렴하고 세척이 가능한 인조가죽(쿠라리노) 제품을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갑상



하복부를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갑상은 허리를 감싸는 오비와 전면과 측면을 보호하는 타레로 구분된다. 연습 중에 호면이나 호완, 갑 처럼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지 않는 부분이지만 가끔 허리를 빗맞는 경우, 혹은 상대가 중단을 풀지않고 부딪히는 경우 하복부를 보호하게 된다. 어떤 포단과 바느질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만 타레 부분에 자수장식과 가죽장식을 얼마나 넣었는지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진다. 물론 사슴가죽을 사용하고 화려한 장식과 자수가 포함될 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호면 등과 세트로 구입하면 동일한 포단을 사용하게 되므로 일체감을 줄 수 있다. 오비 부분은 종종 땀 등으로 오염이 되고, 하얗게 바래기도 하지만 직접적으로 피부에 닿는 부분이 없고 갑을 착용했을때 속으로 가려지기 때문에 관리의 부담이 크지 않다. 그늘에 잘 말려 사용하고 가끔 호구용 도료로 칠해 주면 깨끗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사진 저자 작성> 갑상의 구성



초보자용 호구 구입


예산의 제약이 없다면 얼마든지 최고급 호구를 장만해도 큰 무리가 없겠지만, 아직 초보자나 어린이들에게 고가의 호구가 필요한 지는 의문이다. 포단을 가볍게 제작한 경량호면도 초보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호면과 호완이 얇은 경우 기본기 연습중에 통증을 호소한다. 시합이나 합동연무등과 같이 호구를 들고 이동하거나 숙련자들과 함께 하는 경우가 아니면 도장에 두고 사용하는 호구는 가급적 보호기능에 충실한 호구를 사용하는게 바람직하다.


일반 인터넷 검도 용품점에는 3mm~5mm 기준으로 50만원 이하에 호구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데, 쿠라리노라는 인조가죽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40만원대에서도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이들은 신체발달에 따라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한 번 정도 호구를 바꿔줘야 하는데, 이때 고가 제품으로 바꿔주는 것도 부담이 된다.


초보자용 호구를 구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장에서 구입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일부 몰지각한 관장들이 고가의 리베이트를 받으면서 호구장사를 하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인터넷 발달로 호구시세가 모두 공개되고 있기 때문에 예전 처럼 대놓고 호구장사를 하는 관장님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일반 검도용품점이 대부분 도장과 물품 공급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수련하는 도장에 문의하면 직접 발품을 팔지 않아도 시중에서 구입하는 호구가격과 비슷한 가격 혹은 저렴한 가격에 자신에게 맞는 호구를 주문할 수 있다. 호구에 하자가 있거나 크기가 맞지 않으면 관장님이 직접 반품을 요구 할 수도 있어서 초보자에게 매우 편리하다. 자신이 선호하는 포단의 종류, 바느질 간격, 무네의 무늬, 도의 종류와 색깔, 가죽장식 등을 관장님과 상의하고, 관장님이 머리와 손의 둘레 등을 측정해서 호구상에 주문하면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고 A/S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4~50만원대의 호구 구입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이때도 절대 쑥스러워 하지 말고 관장님에게 중고 구입등을 문의하면 얼마든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도장마다 처리하기 곤란한 중고 호구들이 쌓여있고, 소유자의 허가를 얻어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Kendoandme

세종 고운 검도관에서 수련 중

대한검도회 6단

사범자격

3급 심판

2급 생활스포츠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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