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속 세상은 20대에 이미 성공의 정점에 다다른 이들로 가득하다. 화려한 외제차, 도심의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펜트하우스. 하지만 화면을 끄고 마주한 우리의 현실은 사뭇 다르다. 그들은 극소수의 예외일 뿐, 대다수의 평범한 이들에게 성공은 운과 환경, 그리고 지독한 노력이 결합되어야 겨우 닿을 수 있는 먼 곳의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의 속도와 나를 비교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유일하게 비교해야 할 대상은 어제의 나, 즉 '과거의 자신'뿐이다.
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승부처를 30대라고 믿는다. 20대의 치기 어린 좌충우돌을 지나, 세상 돌아가는 원리를 필드에서 몸소 깨지며 배우는 시기. 지성은 날카롭고 열정은 아직 식지 않았으며, 유연한 사고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골든타임이 바로 30대이기 때문이다.
우석의 저서 <인생 투자>에서는 이 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몇 가지 지침을 전한다. 그 문장들 사이에 나의 생각을 더해 정리해 보았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SWOT 분석을 통해 기업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인생을 경영하면서 스스로를 분석해 본 사람은 드물다. 30대는 비로소 '나'를 객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시기다.
나 역시 30대가 되어서야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알게 되었다. 남들이 좋다는 것을 흉내 내던 시간들을 걷어내자 삶은 간결해졌다. 나는 생각보다 고독을 즐기며, 자연 속에서 사유하고 글을 쓰는 시간에 충만함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나를 정확히 알게 되니 굳이 내 길이 아닌 곳에 에너지를 쏟지 않게 되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맞지 않는 방식을 쳐내는 '메타인지'가 생기자 비로소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
세상에는 잔머리를 굴려 빠르게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긴 호흡으로 보면 결국 승리하는 쪽은 우직하고 정직한 사람들이다. 주변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얕은 수는 결국 투명하게 드러나고, 그것은 언젠가 독이 든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나보다 앞서간 선배들을 지켜보며 깨달은 진리가 있다. 윗자리에 오를수록 사람을 보는 시야는 넓어진다는 것이다. 성실함은 구식의 가치가 아니라, 신뢰라는 자산을 쌓는 가장 강력한 정도(正道)다.
가끔 자신의 직업이나 환경을 끊임없이 폄하하며 밖으로만 눈을 돌리는 동료들을 본다. 안타까운 점은, 그런 태도는 숨기려 해도 시장과 동료들에게 고스란히 읽힌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최고의 인맥을 쌓는 방법은 스스로가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내가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갖추면 인맥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한 분야에서 고수가 되어본 경험은 보이지 않는 근육이 되어, 다른 분야로 넘어가더라도 반드시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 그 치열한 연마의 과정을 30대에 반드시 통과해야만 한다.
30대는 인생의 봄이다. 농부가 땀 흘려 씨를 뿌리는 시기이기에 당장 눈에 보이는 과실은 없다. 그러나 이때 뿌린 씨앗들이 40대와 50대의 열매를 결정짓는다.
저축에만 복리가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매일 선택하는 소비 습관, 삶을 대하는 태도, 축적된 지식은 모두 복리로 쌓인다. 30대의 시간 가치는 40대 이후의 시간보다 최소 두 배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
당신은 지금 어떤 씨앗을 뿌리고 있는가. 남들의 속도에 조급해하며 남의 씨앗을 흉내 내고 있지는 않은가. 부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직 자신에게 집중하는 30대를 보내기를 바란다. 나 또한 나 자신에게 이 말을 건네며 오늘을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