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 프로젝트
책을 한번 써보겠다고 마음먹은 지 2개월이 지났다.
여전히 난항 중...
글이란 것이 쓰고 싶다고 써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닌데... 늘 실행력이 문제다.
하지만 글이라는 것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다 보니 그 본질적인 의미에 집중을 하게 되고 왜 글을 쓰려고 하지라는 생각이 맴돌게 된다.
내 자랑? 그냥 멋? 돈지랄?
나는 어떤 글이 쓰고 싶은 걸까?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 걸까?
책에 집중할 시간이 늘 없다고 하면서도 손톱만큼의 여유 시간이 생기면 웹서핑이나 넷플릭스로 보내고 있지 않은가?
비 오는 날 새벽 문득 잠에서 깨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마치 게임을 스테이지를 끝에는 보스가 등장하듯이 그 생각의 끝에 '책 쓰기'가 기다고 있었다.
그리고 쓰기라는 행위보다 '책'이라는 그 자체에 대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면 해답이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들 그리고 특별한 추억이 있는 책들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그 책 쓰기의 본질의 어딘가와 맞닿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때 내 주변에는 꽤나 많은 친구들이 그랬듯이 나 역시 교과서와 사전은 뒤로 한 채 김용의 무협지에 빠져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도 초식이나 검술 이야기가 TV에서 나오면 저절로 4대 문파가 떠오르기도 할 정도로 무협지에 푹 빠져있었다. 무협지를 통한 독서는 자연스럽게 일반 독서로 넘어갔다. 수업시간에 어느 선생님께서 들고 오신 책이 궁금하여 읽었던 책이 '지리산'이었다.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은 아닌데 그 당시에는 소설 속의 빨치산의 이야기를 읽고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 지리산 자락을 넘나들며 그들의 암울했던 삶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마 책이 좋다는 생각이 본격적으로 들기 시작했던 것이 이때였던 것 같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나마 머릿속으로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그나마 덜 IT 스러운 생각이란 걸 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중고등학교 시절을 공부와는 거리를 두고 게임과 독서에 매진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노력이 부족한 탓도 있었겠지만 성적이 더 좋아지거나 떨어지지도 않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고민의 양에 비례하여 학교 성적이 좋아지지 않을 것을 빠르게 인정했다. 뭐 흥미가 없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딱히 흥미랄 것도 없었던 때라..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넘치던 것도 아니고 틈만 나면 게임이나 책 읽기 그리고 답답하다 싶으면 농구코트에서 레이업슛 연습하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당시 유행이었던 롤플레잉 게임이었던 울티마(Ultima)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중세 유럽 신화에 나오는 기사나 흑마술에 대한 내용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영웅문과 울티마의 내용을 합쳐진 내용으로 아주 짤막한 소설을 써보았다. 그야말로 동서양 결합된 퓨전이었지만 이야기의 배경은 중세 유럽이었고 주인공은 어마어마한 탄생의 비밀을 가졌지만 그 사실을 모른 체 점점 위대한 기사로 성장하는 무협지의 주인공과 비슷했다.
이 글을 몇몇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더니... 반응이 의외로 폭발적이었다.
' 다음 이야기는?'
' 오 재미있네~'
뭐랄까 블로그에 올린 글이 메인에 올라가면서 수많은 댓글이 달리는 기분이랄까? 이때 처음 독자들의 반응이 짜릿한 느낌을 주는 것을 느꼈다. 그 이후로 2,3편의 후속 이야기를 만들었고 가까운 친구들만 아니라 잘 모르는 친구들에게 까지 돌려 보게 될 때쯤. 더 이상의 후속 편을 쓰지 않았다.
아주 짧은 기간 그 누군가의 환호(?)를 받으며 글 쓰는 것에 대해서 재미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뭔가 더 이상의 글쓰는 이유를 찾지도 못했던 것 같다. 결국 내 자신 스스로가 접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찌 되었던 나의 삼류 무협지 소설가의 삶은 그렇게 짧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