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당신의 하루를 가늠해 봅니다
# 마을버스를 타고 가다가 깃든 사유
노란색 마을버스를 타면 그 기사님의 하루를,
그 하루가 모인 그의 인생을 감히 마음속으로 가늠해보곤 한다.
내가 아는 한 보통 그들은 두 가지 부류로 크게 나뉜다.
하나. 승객의 승차감이나 안전 따위는 아웃 오브 관심, 서고 싶을 때 끽-서고 가고 싶을 때 쌩-간다.
그들은 보통 쉽게 짜증을 내고 불만스럽다.
집에서 아침밥을 못 얻어먹고 나왔나? 싶은 그런 운전자를 만나면 출근길도 이내 큰 지구력을 요하며(실제로 커브를 돌 때 흡사 체력장이다.)
평소보다 월요일이 덩달아 더 버겁게 느껴진다.
둘. "손잡이 꽉 잡으세요, 커브가 심합니다."
늘 같은 코스에서 같은 멘트로 안내해 주시는 기사님이 있다. 사실 항시 저 멘트를 날릴 만큼 저 커브가 그렇게 심한 각도인가? 의문이 들어 커브를 유심히 보게 된다.
저런 멘트를 한다고 해서 사실 아무도
"네~ 친절하시네요, 기사님 감사합니다."라고 대꾸하진 않는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그 멘트를 듣다 보면 대답하고 싶어진다. (네~)
내릴 때 괜히 인사도 하고 싶어지고.
왠지 저 기사님의 댁에는 퇴근 후 들어가면 대학생쯤 된 어엿한 큰 딸이 아빠를 웃으며 맞아줄 것 같다.
그의 하루는 크게 불안하거나 불만스럽지 않을 것 같고, 그는 잠시 짬 내서 마시는 믹스커피 한 잔에 소확행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이겠지.
그렇게 모인 그의 인생은 버스 기사든 머선 직업을 가졌건 간에 웬만하면 한결같이 성실했을 것만 같다.
그리고 그런 그는 나를 돌아보게 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가늠될까.
행복 허들이 낮은 사람으로 사는 게 이기는 건데.
작은 일에 웃고 실없이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이 강화멘탈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