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계신 두 분 어머니(어머님과 장모님)를 뵙고
올라오는 마음
두 어머닌
세상을 처음 만난 날 가지고 온
머릿속 새하얀 도화지에
90년 삶 속에 어지럽게 그려진
파랑 노랑 빨강 검정 선을
하나하나 지워가고 있었다.
두 어머닌
지우느라 두께가 얇아진
하얀 도화지를 만든다.
처음 태어날 때처럼
가지고 가기 위해...
한 어머닌
너무나 많이 지워진 선 때문에
한 어머닌
아직도 지워지지 않은 빨강 선 때문에
복잡한 선들로 그려진 도화지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화내거나 흉보거나 슬퍼한다.
나도 힘든데 왜 그러냐고
화내고
난 물질과 정신을 다 가지고 갈 수 있다고
흉보고
해줄 게 아무것도 없어
슬퍼한다.
두 어머니가
살아오신 시간 동안 혼자만 쌓아놓은
고됨과
슬픔과
기쁨의
눈물 도화지를 우린 볼 수 없다.
볼 수 없는 도화지
이해 못 하는 그림을
오늘도
두 어머닌
아무도 모르게
하나하나 지운다.
얇더라도
처음 태어날 때처럼
가지고 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