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맞은 가을 바람소리를 들어봐야 합니다
바람소리를 보셨나요
혼자 걷는 쓸쓸한 내 어깨에 바람소리
이 모난 세상 사는 산사 바람 같은 소리를 보셨나요
저 멀리 회색 하늘 속에도
처마 끝에 매달려 부르르 떠는 풍경소리 속에도
떨어지지 않으려 아린 바람소리가 있습니다
언젠지 모르지만
불 같은 청춘 같이한 그리움 다 흘려 버리고
가을 비 한 웅큼 뿌려 놓은 하늘가에
바람처럼 아련한 추억 지는 소리 말 입니다
비 젖은 촉촉한 가을 길
뒹구는 벌레먹은 낙엽 하나에 가을 먹은 추억이
그리운 바람되어
타 버린 낙엽처럼 붉게 변한
내 마음에 부는 씁쓸 달콤한 찬 가을소리 입니다
바람은
지금도 소리내어 애닳는 그리움을 떨구려 하지만
가을 비 젖은 추억은 붙잡으려 몸살을 앓고
옷 깃 여며 품속에 고이 감추려 한
그리움 가득한 소리를
애틋한 바람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바람소리 속에
어떤 그리움이 들어 있는지 지금도 잘 모르지만
오늘 추억 가득한 가을 길 아침에 막연히 서서
떨어져 뒹구는 낙엽 하나 하나에
새겨진 추억들을 가만히 들어봐야 합니다
버릴 것도 없지만 남길 것도 없는 가을 나무에 부는
비 맞은 가을 바람소리를 들어봐야 합니다
아!
가을은 바람소리 속에도
그리운 추억만 있는게 아닌 모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