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는 하염없이 낙엽과 함께 내리고 있습니다
비가
참 시원한 가을 비가 봄 비 처럼 내리고 있습니다
이 비 그치면 날 추워져 무서리 치겠지만
오늘은 비 바람이 반갑다고
시원하게 하늘을 열어 제치고 내리고 있습니다
밤새
서럽게 우는줄 알았던 비 바람이
반갑다고 맞아주는 인사였나 봅니다
가을 비 맞아 산책 길 뒹구는 낙엽들도
봄 비 맞은 새색시 홍조 띈 얼굴처럼 나를 반기고
지난 여름 외로움에 너무 속 태워
차마 붉지도 못하는 잎새조차
가만히 낙엽되어 가을 비 타고 내게로 왔나 봅니다
시원한 가을 비가 낙엽과 함께
내게로 왔나 봅니다
새 소리
이름 모를 새들의 맑고 청량한 소리는
가을 비 맞을까 마음 바쁜 어미새의 울음소리지만
소녀처럼 가을 낙엽 주어든 저 앞 할메와
같이 걷는 쓸쓸한 산책 길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추억은
새벽 하늘 가 끝에 매달려 안간힘 쓰던 잎새에 스며
가을 비 타고 낙엽되어
지나는 세월 동무하자 손을 잡으면
할미 닮은 낙엽은 마디 주름진 손에 추억이 되고
몇개의 빛 바랜 낙엽을 잡아 든 그 야윈 손이 슬퍼
그 손에 들린 추억은 그리움처럼
내게도 아련한 추억을 가져다 주려나 봅니다
늙어 어린애 처럼 해맑게 웃는 그 주름진 얼굴에서
난 왠지모를 슬픈 가을을 봅니다
비 오는 이 아침 산책 길
떨어지는 낙엽사이 시원하고 반가운 비 오지만
알지못할 쓸쓸함 물든 가을 비는
하염없이 낙엽과 함께 내리고 있습니다
세월도 추억처럼 그리움 되어 내리고 있습니다
시원하지만 씁쓸한 가을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