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 가는 길

이 길이 이리 먼줄 몰랐습니다

by 바보


새벽이면 언제나 다니던 고속도로에서도 보이던 비봉 가는 길이었습니다

갈 수는 없어도 항상 인사하며 지나던 길이기도 합니다

가까운데 못가는 비봉가는 먼 길 입니다


누구를 닮은 손.낡은 수첩.안경의 이미지는 다음 출처 입니다



화성땅 예서 얼마인지 하늘을 봐도 알 수 없습니다

비바람 몰아쳐도 새벽 별보기 수도 없건만

지척에 두고도 가지를 못했습니다

못가는지 안가는지 알 수 없는 것은 그리움뿐

핑계도 없이 미련을 두고도 가지를 못했습니다

끊어진 정을 잇지 못해 가지를 못했습니다


구루마 겨우가는 길목 지나 보이는 곳

잡풀 우거져 황소만한 두눈되어 당혹스럽던 곳

두손 베이고 두 눈에 눈물 고이면 하늘 한번 보던 곳

이름모를 들꽃들이 국화되어 반길때쯤 생각나는 곳

비봉가는 길 입니다


그해 가을은 내게 남은 나를 잃은 가을 이었습니다

나를 지키기 위해 도망치듯 잊어버린 길 입니다

그나마 남은 끊어진 모든 인연 멀리하고

더이상 아프지도 상처 받기 싫어 멀리한 길 입니다

언제나 그리운 아버지한테 가는 길 입니다


살아계신 아버지가 없던 막막한 그때 그 가을처럼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국화꽃은 또 피었습니다

철없이 그리운 마음 한가득 이지만

나를 지켜준 또 다른 나를 위해 갈 수 없습니다

지금은 그리울 뿐 갈 수는 없습니다


꿈속에서 말없이 돌아서신 뒷모습 이후

다시는 꿈속에서도 보이지 않으시는 당신 모습

그리워 잊을 수 없어도 잊어야 하듯이

비봉가는 길도 잠시 가슴에 묻어야 합니다

그리움 같은 국화 향기만 그려야 합니다


다른이는 몰라도 아실겁니다

그리운 이 보러가는 이 길이 이리 먼줄 몰랐지만

언젠간 다시 찾아 목놓아 울 거라는 것을 말입니다

알아도 갈 수 없는 그리운 시간이 멈춘 곳

아버지 기다리는 비봉가는 길 입니다




2013-10-09


옛 노트속 그림 그대로 한조각을 옮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