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창업자의 후회가 주는 의미

의미 있는 것을 추구하라

슈독 책 표지

우렁 쌈밥이 정말 먹고 싶었습니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봄나들이 겸 해서 지난 주말에 남양주로 출발했죠. 1시간을 운전해서 찾아간 곳은 논두렁이라는 우렁쌈밥집이었는데, 1인분에 17000원이더군요. 요즘 물가에 놀랍니다. 만족스러운 식사였지만 기절할 정도로 맛있다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다음에는 더 검색에 힘을 줘서 더욱 맛있는 우렁쌈밥집을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짧은 나들이라 해도 아이들과 다 같이 북한강변을 운전하며 꽃잎이 휘날리는 도로를 지나가니 참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나이키의 창업자 필 나이트(Phil Knight)의 자서전인 슈독(Shoe Dog)에는 황금과 비견될 만큼 훌륭한 조언들이 넘쳐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큰 감동은 그의 가장 큰 후회였습니다. 그는 글을 마치며, 다시 과거로 돌아가 이와 같은 도전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후회스럽다고 말했죠. 너무 일만 열심히 한 것을 후회한 것도 아니고,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지 못한 것을 후회한 것도 아니고, 과거의 힘써 일했던 그 많은 도전을 다시 할 수 없어서 후회한다니…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말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한마디라 각합니다. 

이건 지금 제가 추구하는 삶과 다르지만 같습니다. 결국 내 인생에 의미 있는 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라는 것이죠. 그것이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사업이 될 수도 있고, 봉사가 될 수도 있으며, 글쓰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필 나이트는 그의 인생의 최대 가치를 그의 일에서 찾았을 뿐입니다. 또한 이것은 삶의 여정의 시기에 따라서 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자녀가 없을 때는 일에서 최고의 가치를 찾았지만, 자녀가 생기면서 최고의 가치는 자녀에게로 옮겨갔고, 자녀가 이제 성장하면서 또 다른 가치들이 중요해지기 시작한 것처럼 말이죠.

나는 남편이고, 아빠이고, 아들이고, 글 쓰는 사람이고, 교회 선생님이고, 20년을 IT 분야 마케팅을 담당했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모자를 쓰고 있지만, 지금 내게 중요한 의미 있는 가치를 추구하면 됩니다. 가족과의 주말 나들이가 나에게 아빠로서 충분한 성취감을 준다면 당연히 해야 할 중요과제가 되는 것이고, 매일 글을 쓰기로 나 자신과 약속한 것을 지키는 것이 나에게 그만한 성취감을 준다면 그 역할로써의 만족을 하게 되는 것이겠죠. 기왕이면 각 역할별로 그 역할에서 나에게 가장 큰 성취가 무엇일지 한 가지씩 적어보는 것도 멋진 시작일 것 같네요.

필 나이트의 경우처럼 대단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시간을 그곳에 투자해야겠죠. 개인적으로는 존경스럽지만 따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좀 더 둥글둥글한 모습을 좋아합니다. 인생의 기둥을 일이라는 거대한 기둥 한 개만 설치하고 싶지 않거든요. 호기심을 여러 분야에 두고, 그 궁금증을 따라가며 배우는 모든 것들이 삶을 더 풍요롭고 즐겁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가족이라는 큰 기둥도 당연히 잘 돌봐야겠죠.

Being Present. 현재에 존재하는 것. 내가 집에 있을 때는 아빠와 남편으로써의 역할에 충실하고, 회사에 있을 때는 그 직책에 맞는 역할에 충실하고, 취미 모임에서는 또 그 역할을 확실하게 담당하여 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결국 내게 의미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최선을 다해보지 못하면 시간은 그냥 흘러가버리는 것이며, 내게 의미를 주지 못하는 시간은 없는 시간이 되는 셈이니 말이죠. 

빨래를 돌리고, 걷고, 널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바큠을 돌리고, 집안에 필요한 식품과 물건을 주문하면서도 작은 기쁨을 누립니다. 이게 있으면 아내가 좋아하겠지? 아들이 기분 좋겠지? 식사가 더 즐겁겠지? 그렇지 않으면 그 일들이 잡일이 되므로 정말 하기 싫어질 수도 있거든요.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 가족 중에 누구에게 그 일을 돌리고 싶지 않습니다. 아빠이자 남편으로써 작은 성취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거든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