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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Apr 07. 2023

세상이 달라 보이는 간단한 방법

주의 깊게

17회 골든티켓어워즈 홈피 갈무리


인테리어 공사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미래에 언젠가는 나만의 작은 집이나 아지트를 짓고 싶은 로망이 있거든요. 산속의 별장 같은 느낌? 농막 같은 느낌? 하여간 목공도 배우고 싶고, 여러 가지 집 짓기에 대한 기술도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막내의 등원길에 운전하면서 도로변의 상가들을 조금 더 주의 깊게 보는데, 목재소와 인테리어 가게들이 정말 너무 많은 겁니다. 30분 거리 운전하면서 10개도 넘게 본 거 같아요. 와… 이렇게 업체가 많으면 대체 먹고살 수는 있나? 취미로면 모르지만 정말 경쟁이 치열하겠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주의 깊게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기만 해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타인이 말하는 것을 주의 깊게 듣기만 해도 생각 외로 많은 것을 깨달을 수가 있죠. 이처럼 간단한 듣기라는 행위를 통해서 상대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몰랐던 세상의 다른 분야에 대해서 더 넓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상대에게 주의 깊게 집중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큰 선물이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은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원하고 이해받기를 바랍니다. 주의 깊게 듣는 것만으로 나의 삶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삶도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기는 셈입니다. 상대방과 아이컨택을 하며 고개를 긍정하며 듣는 사람은 참 매력이 있습니다.


중학생 아들과 대화하기는 약간 어려운 느낌입니다. 동아리 활동과 학원까지 다녀오면 집에 10시가 넘어서 들어오니 대화 시간도 많지 않고요. 몇 마디라도 붙여보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의외로 녀석이 대화를 한번 시작하면 그럭저럭 대화가 이어집니다. 학교이야기와, 주말계획, 동아리 활동 등 녀석도 잘 들어주면 편안해합니다. 계속해서 긍정하고 잘 들어줄 수 있는 아빠가 되기를 원합니다.


어제는 갑작스럽게 동창 카톡방에 뜬금없이 뮤지컬 어워드 링크가 올라왔습니다. 골든티켓어워즈라고 하는데, 거기에 동창의 딸이 올라왔으니 투표해 달라는 애교스러운 요청이었죠. 신기한 경험입니다. 제가 딱히 뮤지컬과 친하지 않고, 평생 본 뮤지컬이 5개뿐이 안될 텐데 이렇게 뮤지컬 어워드에 투표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 말이죠. 


평상시라면 그냥 지나쳤을 링크를 클릭해 지난해 유명했던 뮤지컬에 대해 살펴볼 기회였습니다. 서울 재즈 페스티벌과 싸이 흠뻑쇼까지 작품들이 있으니 연극과 공연까지 포함한 어워드네요. 작년의 유명한 공연들을 이렇게라도 만나보니 정말 즐거웠습니다. 매일 활자만 보다가 공연에 대해 조금 관심을 기울이니 새로운 세상이네요. 태희 아빠~ 투표했어~


내 인생이 시간으로 이뤄져 있지만, 사실 내 인생은 내가 주의를 집중하는 것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느낍니다.  잠을 자는 시간은 사실 내가 인식할 수 없는 시간이니까요. 내가 오감으로 경험하고, 주의를 두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들이 내 인생을 채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의미 있는 삶, 가치 있는 삶을 위해서는 그만한 것들에 관심과 주의를 집중해야 하는 거겠지요. 매일 좀비처럼 출퇴근하면서 아무것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몇 년의 인생이 훅하고 사라지는 걸 경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추가적으로 자신이 느낀 것들을 점검해 보면 더 좋겠습니다. 어떤 것을 시도하고, 결과를 검토해 보는 것은 시험에만 적용되는 법칙이 아닙니다. 줄넘기를 해보고, 횟수를 세어보고, 다음날에는 한번 더 뛰어보고,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고, 어떠한 작은 일이라도 발전해 나가는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나를 점검하고 검토해 보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주의를 기울인 분야도 더 익숙해지고, 주의를 기울인 상대방과도 더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리라 믿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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