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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Jun 20. 2024

몸의 상처와 마음의 상처는 예상외로 비슷해

계속 도전하라

Unsplash+ In collaboration with Getty Images


우리가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 내버려 둔다면 근육이 서서히 사라지고 몸이 약해질 것이 당연합니다. 더 쉽게 다칠 수가 있고 넘어지기도 쉽죠. 나 자신의 안전과 건강을 챙길 육체적인 힘이 부족해지는 겁니다. 교통사고로 몇 달간 누워만 있으면 반드시 재활을 해야 하는 이유죠.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나 자신에게 챌린지를 부여하지 않으면 마음이 약해지고 연약해집니다. 더 쉽게 우울해지고 감정적으로 금방 폭발할 수 있습니다. 내 주변의 반응과 상황에 아주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정신적인 힘이 부족해 나의 안전과 건강을 챙길 수 없습니다.


우리가 몸을 혹사시킬 정도로 빡시게 운동을 한다고 합시다. 예를 들면 평소 30kg을 들던 사람이 오늘 갑자기 100kg에 도전하는 거죠. 그럼 다치기 쉽겠죠? 이렇게 허리를 다치면 단번에 치료하기 어렵습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고통이 올 것이고 허리를 사용하는 모든 운동을 오래도록 하지 못하게 될 겁니다. 


비슷하게,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정신적 고난이 오는 경우 트라우마로 남게 됩니다. 해당 영역에 오래도록 치유할 수 없는 감정적인 상처가 남아서 나를 쇠약하게 만들 겁니다. 도리어 몸의 상처보다 심하죠. 허리 한 군데만 못쓰는 게 아니라 감정적인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


육체적으로 더 강해지려면 조금씩 내가 드는 무게를 증량하는 방법뿐입니다. 내 몸에 챌린지를 부여하는 거죠. 조금씩 더 어려운 동작, 더 무거운 무게, 고난도의 운동을 늘려나가는 겁니다. 그러면서 내 몸이 적응을 하고, 더 회복탄력성이 붙고, 더 유연해지고, 더 단단해지는 거죠.


정신적으로 강해지는 방법도 비슷합니다. 단계적으로 스스로를 도전적인 상황에 노출하는 거죠. 단, 내가 견뎌낼 수 있는 수준이어야만 합니다. 그렇게 정신적인, 그리고 감정적인 힘을 늘려나가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늘리는 겁니다.


문제가 있죠. 몸을 단련할 때는 내 의지로 단계별로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신적인 고난은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오곤 하죠. 단계별로 훈련을 할 틈도 주지 않고 강력한 뒤통수를 날려버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항상 정신적인 고통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트라우마가 세상에 횡행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아내가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심한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 상사가 다혈질 같아요.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으면 불러다가 눈물 쏙 빠질 정도로 혼을 낸다고 합니다. 많이 힘들어합니다. 아니, 20년간 진상 고객들을 상대한 40대 창구 직원이 힘들 정도면 도대체 어떤 말을 했을지 궁금하네요. 


잘 다독이긴 했지만, 아내가 그런 비상식적인 리더와 일하는 것이 참 불만스럽습니다. 안타깝고요. 미안합니다. 부디 빠른 시일 내로 다른 지점으로 옮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내도 너무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정신적 힘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녀이니까요.


오늘의 결론: 그래도 감정적인 도전을 감행해야 조금씩 힘이 늘어날 거 같아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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