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포기하는 나라에 AI 산업은 없다
오늘 신문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대선후보로서 내세운 새로운 공약 때문이었습니다. 솔직히 그의 정치적 입장은 잘 모릅니다. 그저 젊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 외에는 찾아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번만큼은, ‘수포자(수학 포기자)’를 없애기 위한 참신한 접근에 귀가 솔깃해졌습니다.
AI 산업에 수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정치인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산업을 실제로 끌고 갈 인재 양성에 대해 말하는 정치인은 드물었습니다. 수학은 AI의 핵심 언어입니다. AI가 단지 기술을 넘어 ‘지능’을 모방하려면 그 기반이 되는 추론, 모델링, 확률, 최적화 등 수학의 토대가 필수적입니다. 수학 없는 AI 산업은 모래 위에 집 짓기와 같습니다.
사실 저도 수학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마치 암기과목처럼 외우고, 끝없는 문제풀이에 시달렸던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겠죠. 문과생이었던 저조차도 “쉬운 수학” 앞에서 질려버렸으니, 이공계를 꿈꾸는 수많은 아이들의 좌절은 오죽할까요?
그런데 최근 AI 업계의 중심에 선 인물들을 보면 하나같이 ‘수학 천재’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2024년 노벨화학상을 받았습니다. IT기업 대표가 화학상을 받았다니?
그가 만든 AI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신약을 수백 배 빠르게 설계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AGI(강인공지능)의 도래가 머지않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기반이 ‘수학’ 임을 강조하죠.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를 만든 량원펑도 어릴 적부터 수학에 뛰어났던 인물입니다. 환경이 아무리 열악해도, 수학이라는 무기는 세계 어디서든 통하는 힘입니다. 이처럼 수학은 기술 격차를 넘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통 언어입니다.
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과연 수학을 ‘사람을 걸러내는 도구’로 쓰고 있지는 않나요? 수학을 잘하는 아이만 뽑는 게 아니라, 수학을 포기하지 않게 돕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무제한 문제풀이와 성적 중심 교육을 넘어서, 수학을 ‘이해의 재미’로 접근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수학은 원래 아름답고, 논리적이며, 창의적인 학문입니다. 그 본질을 느껴보기도 전에 수포자가 되어버리는 학생이 없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한 마디 덧붙이고 싶습니다. AI 산업에 수천억, 수조 원을 투자한다고 외치기 전에, 정작 그 AI를 구동할 전기는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한 고민은 왜 사라졌는가? 지역에 따라 전력 인프라 부족이 심각한 곳도 많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는 외면한 채 표를 의식한 정책만 남발하는 정치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수학을 포기하지 않는 세대, 에너지 문제까지 책임지는 미래 정책. 그 두 가지가 결합되어야 우리는 진짜 AI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질문: 지금 자녀의 수학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고 있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