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이 팝업스토어에서 배운 팬덤과 공간의 언어
3시간이다.
한 가지 체험을 위해 팬들이 기다린 시간. 그리고 그들은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리는 동안 설레었다. 줄 안에서 낯선 사람과 이야기했고, 같은 아티스트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친해졌다. 그 줄이 하나의 커뮤니티가 되었다.
나는 이 광경을 보면서 생각했다. 우리가 설계한 것은 공간이 아니었다. 우리가 설계한 것은 기다림이었다.
아티스트 팝업스토어를 의뢰받았을 때 나는 한 가지를 먼저 생각한다. 이 공간에 오는 사람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
일반 브랜드 팝업이라면 먼저 설득해야 한다. 왜 와야 하는지, 뭐가 좋은지, 어떤 경험이 기다리는지. 그래서 입구부터 시선을 잡아야 하고, 지나가는 사람의 발을 멈추게 해야 한다.
팬덤은 다르다. 그들은 오기로 마음먹고 온다. 오기 전부터 기대하고, 오는 길에 이미 설레어 있다.
그래서 아티스트 팝업은 오히려 더 어렵다. 기대치가 이미 높다. 그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대를 넘어서야 한다.
3시간 줄의 원인은 하나였다. 미발매 곡 청취 공간.
아직 세상에 발매되지 않은 비아이의 신곡들을 이 공간에서만 들을 수 있었다. 팬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다.
그런데 나는 이것을 단순히 '희귀한 콘텐츠'로만 보지 않는다. 이것은 관계의 언어다.
아티스트가 아직 세상에 꺼내지 않은 것을, 팬에게 먼저 보여준다. 그것은 "당신은 특별하다"는 말을 공간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팬은 수만 명 중의 한 명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비밀을 공유받은 사람이 된다.
그 감정이 3시간을 기다리게 만든다.
공간을 설계할 때 나는 항상 동선을 감정의 순서로 생각한다.
어떤 감정을 먼저 느끼게 하고, 어떤 감정을 나중에 느끼게 할 것인가. 감정이 쌓이고 고조되고 정점에 달하고 여운을 남기는 흐름. 그것이 동선이다.
131LABEL 팝업에서 우리는 세 구간을 설계했다.
첫 번째는 세계관 진입이다.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방문객은 일상을 벗어나 비아이의 세계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이 전환이 명확할수록 이후의 경험이 깊어진다.
두 번째는 감정의 클라이맥스다. 미발매 곡 청취 공간이 여기에 있다. 기다림을 거쳐 도달하는 정점. 기다렸기 때문에 더 소중한 경험.
세 번째는 여운이다. 나가는 길에 경험을 물리적으로 가지고 갈 수 있게 한다. 사진이든, 기념품이든, SNS에 올릴 장면이든.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다. 3시간을 기다린 사람들.
그들이 3시간을 기다린 것은 단지 그 체험이 좋아서만이 아니다. 기다리는 것 자체가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동안 기대가 쌓이고, 설렘이 커지고, 줄 안에서 같은 팬을 만나 연대감을 느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기다림의 환경도 설계의 대상이다.
잘 설계된 기다림은 기대를 키운다. 기대가 크면 도착했을 때의 감동도 크다.
우리가 설계한 것은 공간이었지만, 결국 우리가 만든 것은 기억이었다.
그것이 내가 공간 기획을 계속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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