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사라진 자리에 피어나는 그리움의 식탁”

by 곽의영

빈자리


곽의영


어머니는 하늘 꽃밭으로

오르셨다, 올봄 벚꽃 따라

해마다 벚꽃이 필 때는

어머니도 오시면 좋으련만


식탁의 빈 의자 마주 보며

홀로 차려 드시는 아버지

젓가락 끝에 머무는 침묵은

찬밥처럼 시리게 뭉친다


아버지의 세월도 등허리를

조금씩 굽혀가는 게 보인다

우리들 앞에 서 계십시오

여전히 단단한 기둥처럼


아버지 곁에 가까이 머물며

버팀목 되어 드릴 테니

빈자리의 슬픔은 제게 맡기고

묵묵히 걸어가세요.


ㅡㅡㅡㅡ

《시작 노트》


2025년 4월 7일, 어머니께서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그날 이후 아버지는 홀로 빈자리를 지키고 계십니다

봄마다 다시 피는 벚꽃을 볼 때면, 어머니도 함께 오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제 마음을 채웁니다


빈 의자 앞에서 묵묵히 식사를 하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제게는 그 어떤 시보다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이 시는 어머니의 부재와 아버지의 고독을 마주하며, 제가 그 곁에서 버팀목이 되고자 다짐한 작은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