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밤, 한 이름이 울려 퍼지다
밤이 내려앉은 로마는 낮과 다른 도시였다.
낮 동안 광장을 가득 채웠던 울음과 분노가
이제는 골목과 집들 사이로 흩어져
어둠 속에서 다시 모이고 있었다.
멀리서 사람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처음에는 희미했다.
그러나 점점 또렷해졌다.
“…배신자다.”
브루투스는 걸음을 멈추었다.
어둠이 깔린 골목 한가운데 서 있던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브루투스는 배신자다!”
외침이 바람을 타고 번져 왔다.
그는 눈을 감았다.
오늘 낮
원로원에서 일어난 일이 떠올랐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
붉게 번져가던 피
그리고 쓰러지던 한 사람.
카이사르.
브루투스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때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브루투스.”
낮고 단단한 목소리였다.
돌아보니 카시우스가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카시우스는 짧게 말했다.
“안토니우스가 군중을 움직였습니다.”
멀리서 다시 외침이 터졌다.
“카이사르의 원수를 갚아라!”
“브루투스를 찾아라!”
카시우스는 이를 악물었다.
“우리는 지금 당장 로마를 떠나야 합니다.”
브루투스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카시우스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지금 고집을 부릴 때가 아닙니다.”
브루투스는 천천히 말했다.
“나는 로마를 위해 칼을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흔들리고 있었다.
“로마가 나를 배신자로 부른다면…”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 소리를 들을 책임도 나에게 있겠지.”
카시우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그는 고개를 돌렸다.
광장 쪽에서 불빛이 보였다.
수많은 횃불이 흔들리고 있었다.
군중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누군가 연설을 하고 있었다.
안토니우스였다.
군중이 외쳤다.
“카이사르!”
“카이사르!”
그 이름이 밤공기를 흔들었다.
브루투스의 가슴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 순간
골목 반대편에서 한 사람이 걸어왔다.
키가 큰 남자였다.
긴 외투를 입고 모자를 눌러쓴 남자.
에이브러햄 링컨이었다.
그는 잠시 브루투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오늘 밤 로마는 잠들지 못할 것 같습니다.”
브루투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럴 겁니다.”
그는 낮게 말했다.
“오늘 로마는 한 사람을 잃었으니까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링컨이 조용히 물었다.
“당신은 후회하십니까?”
브루투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멀리서 다시 외침이 들려왔다.
“배신자!”
그 소리는
마치 로마 전체가 외치는 것 같았다.
브루투스는 낮게 말했다.
“나는 폭군을 막았다고 믿었습니다.”
그의 눈이 어둠 속에서 흔들렸다.
“로마를 위해서라고…”
그는 말을 흐렸다.
링컨은 잠시 군중의 불빛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브루투스… 사람은 칼로 죽일 수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깊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죽은 뒤에야
비로소 더 크게 살아납니다.”
멀리서 군중의 함성이 다시 터졌다.
“카이사르!”
“카이사르!”
링컨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지금 저 로마가 울고 있는 이유는
카이사르가 권력을 가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는 브루투스를 바라보았다.
“그가 로마를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브루투스의 눈이 흔들렸다.
링컨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브루투스…”
링컨은 조용히 말을 마쳤다.
“하지만 로마는 오늘
한 사람을 잃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고 있습니다.”
브루투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의 머릿속에
한 장면이 떠올랐다.
내전이 끝난 날.
카이사르는 그를 불러 세웠다.
폼페이우스 편에 섰던 그를
모두가 처벌해야 한다고 말하던 그 순간.
그러나 카이사르는 웃으며 말했다.
“브루투스.”
그는 조용히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로마는 당신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그는 브루투스를 처벌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호했고
지지했고
기회를 주었다.
그 기억이
칼보다 더 깊게 가슴을 찔렀다.
브루투스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
“…카이사르.”
그의 입에서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멀리서 불빛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군중이 골목을 향해 오고 있었다.
카시우스가 브루투스의 팔을 잡았다.
“이제 정말 떠나야 합니다.”
브루투스는 마지막으로 로마를 바라보았다.
그의 도시였다.
그가 지키려 했던 도시였다.
그러나 지금 그 도시는
그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브루투스!”
“배신자 브루투스!”
브루투스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날 밤
브루투스는 로마를 떠났다.
그러나 로마는
그를 떠나보내지 않았다.
그의 이름은
그날 밤 이후
로마의 모든 골목에서
계속 울려 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