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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몽상가는 손댈 수 없는 독재자가 되었다

[드라마] 우린 폭망했다

by 랩기표 labkypy


위워크 창업자 애덤은 신비로운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다. 경영자라기보다 락스타에 가까웠다. 말로 사람을 홀리고 그를 거부할 수 없게 했다. 그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고 싶은 이유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밑바닥에 붙은 인생은 판이 뒤집어져야만 빛을 볼 수 있기 때문일까. 여하튼 세상의 의식 수준을 높이겠다는 사명을 달고 공유 오피스 사업을 시작한다. 공간을 넘어 공동체를 구성하겠다는 생각. 사무실을 혁신해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아이디어였다.


그는 타인으로부터 들은 말을 적재적소에 잘 써먹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가 보다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입니다.”와 같은 철학과 격언들을 마치 자신의 말처럼 써먹었다.


성공을 맛본 몽상가는 손댈 수 없는 독재가가 되었다. 엄청난 투자를 받는 회사가 되었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향은 오히려 회사에 독이 되었다. 지나친 확장에 따른 부침은 그로서는 알 바가 아니었다. 모두가 자신만큼 열정적이지 않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독선과 자만이 넘치는 꼰대가 되었다.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성공했고, 남들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망가졌다. 남들과 다른 기운을 뿜어냈지만, 남들의 에너지를 담아낼 줄 몰라 망가졌다. 세상을 바꾸겠다며 소리쳤지만, 가까운 가족과 동료에게는 희생을 강요한다. 세상을 바꾸는 일에 희생은 필수적이다라는 말은 참으로 익숙한 논리다.


독재자의 그늘 속에서 위워크는 점점 시들어간다. 구글은 두 천재가 세상을 뒤집을 만한 아이디어와 기술로 중무장했을 때, 노련한 경영자 에릭 슈미츠에게 운전대를 맡겼다. 이후 구글은 현재의 위상대로다. 애플 또한 창업자의 성향이 아닌 관리자 출신을 대표로 앉혔다. 그 결과 또한 지금 보는 바와 같다. Maintain balance. 하지만, 위워크는 그렇지 않았다. 오로지 창업자 본인이 믿는 가치와 방식을 신봉했고, 자신에 대한 비판과 비난은 용납되지 않았다.


나는 이제 누군가 어떤 일을 두고 “모두 너를 위한 일이다.”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모든 일은 모두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다. 자기 자신을 위한 길인데 그것이 사회에 이익이 돌아가면 유익할 뿐이다.


검색을 해보니 현재 애덤 자신은 위워크 경영진에서 물러나며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한다. 그리고 임대사업으로 다시 돈을 번다고 한다. 성공적인 삶은 과연 무엇일까. 재밌는 세상이다.


| 애플TV <wecra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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