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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배당주를 처음 투자하는 이에게 전하는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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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주 투자는 주식 시장의 복잡한 등락 속에서도 꾸준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 방식입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배당주에, 그것도 주식이라는 낯선 자산에 투자하게 되면 당연히 설렘과 함께 막연한 불안감도 따르기 마련입니다. 이 장에서는 5년 전 제가 처음 배당주 투자를 시작했던 그 방식 그대로, 지금 막 배당주 투자를 시작하려는 분들이 길을 잃지 않고 차근차근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나갈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저희 부부는 이방법으로 처음 10개 종목 1주씩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40개 이상의 종목에 2억원이 넘는 배당주 계좌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1. 증권 계좌 개설부터 시작

앞서 배당주가 무엇이며 왜 투자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실전에 돌입할 차례입니다. 투자를 시작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자 중요한 단계는 바로 증권 계좌를 개설하는 일입니다. 마치 운전을 시작하기 전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차량을 준비하는 것과 같은 과정이죠. 국내 주식 투자는 일반 CMA 계좌로도 가능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주로 다루게 될 미국 배당주, 특히 해외 ETF에 투자하려면 반드시 해외 주식 거래가 가능한 증권 계좌가 필요합니다.


국내에는 다양한 증권사들이 있고, 이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 거래 서비스를 훌륭하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평소 사용하는 은행과 연계된 증권사를 선택해도 좋고, 수수료 혜택이나 앱의 편의성 등을 비교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곳을 선택하는 것도 현명한 전략입니다. 최근에는 미국 주식 계좌 개설 시 투자금 지원이나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증권사도 많기 때문에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계좌 개설은 예전처럼 복잡하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간단하게 개설할 수 있으며, 본인 인증만 거치면 됩니다. 계좌 개설 후에는 해당 증권사 앱 또는 홈페이지에서 ‘해외 주식 거래 신청’을 따로 해야 합니다. 간단한 약관 동의 절차만 거치면, 여러분도 이제 미국 주식 시장에 첫 발을 디딘 것이지요.


2. 증권사 MTS 앱과 친해지기

해외 주식을 매수하려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증권사 앱에는 이 환전 기능이 내장되어 있고, 실시간 환율을 기준으로 쉽고 빠르게 환전이 가능합니다. 또 일부 증권사에서는 ‘원화 주문 기능’을 제공하기도 하는데요, 이 기능을 사용하면 미리 환전하지 않아도 원화로 주문을 넣으면 자동으로 환전과 매수가 이루어지는 매우 편리한 서비스입니다. 사용 중인 증권사에서 해당 기능이 제공되는지 꼭 확인해보고, 가능하다면 신청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앱을 통해 투자 준비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증권사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 접속해 여러 메뉴들을 살펴보세요. 대부분의 증권사는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을 구분해 보여주는데요, 지금 당장은 미국 배당주가 첫 걸음이지만 앞으로는 국내 ETF나 국내 배당주에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앱의 전체 구조와 기능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3. 배당주 종목을 고르는 법

이쯤 되면 많은 초보 투자자들이 이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수많은 배당주 중에서 어떤 종목을 사야 할까?’ 당연한 고민입니다. 주식을 매수하려면 기업이 어떤 회사인지, 재무 상태는 어떤지 알아봐야 하니까요. 물건을 살 때도 꼼꼼히 따져보듯 말입니다. 하지만 아직 분석이 익숙하지 않고, 도대체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면, 제가 처음 했던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해보세요.


일단 오늘 내가 뭘했는지 생각해 보시고 주위를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아침에 출근 준비하면서 헤드앤숄더 샴푸를 쓰고, 질레트로 수염을 정리하고, 오랄비 칫솔로 양치했다면? 혹은 빨래를 다우니 섬유유연제로 했고, 옷에서 아직도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면? 이 모든 제품을 만든 프록터 앤드 갬블(Procter & Gamble, PG)을 관심 종목에 추가하세요.


점심에 맥도날드(MCD) 햄버거를 먹고, 코카콜라(KO) 나 펩시(PEP)를 마셨다면 이 기업들도 관심 종목입니다. 일하다가 포스트잇에 메모했다면 3M(MMM), 커피를 마셨다면 스타벅스(SBUX), 결제 카드에서 비자(Visa, V) 마크를 봤다면 그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을 만드는 이들 기업은 글로벌 소비재 시장을 대표하는 배당킹 또는 배당 귀족 기업들로, 수십 년간 배당을 쉬지 않고 지급해온 우량 기업입니다. 괄호 안에 있는 영어는 해당 기업의 티커(symbol)로, 앱에서 검색할 때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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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종목을 골랐다면 다음은?

이처럼 자신의 일상 속에서 익숙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은 배당주 투자에 가장 쉬운 시작점입니다. 이들 기업은 사업 모델이 단순하고 시장에서 오랫동안 검증된 만큼, 초보자에게도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지금 사야 할까?’라는 고민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시장의 정확한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일이니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대신 일단 종목을 정했다면, 1주만 사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런 방식은 '정찰병을 보낸다'는 표현으로도 불리는데요. 1주만 사서 그 종목의 움직임과 배당 흐름을 직접 체험해보는 것입니다. 만약 투자에 확신이 들면 추가로 매수를 늘리고, 아니라면 1주만 팔면 되니 손해도 크지 않습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배당킹, 귀족 종목들은 가격이 조금 높긴 해도 변동성이 크지 않아 이런 방식이 매우 적합합니다.


그리고 1주를 샀다면, 해당 기업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세요. 배당주는 특히 기업 정보와 배당 이력 등을 꼭 체크해야 하는데, 그 방법은 다음 장에서 자세히 설명드릴 예정입니다. 우선은 1주라도 사서, 그 주식이 실제로 배당을 지급하는 날까지 기다려보세요. 증권사에서 배당금 지급 알림이 오면 생각보다 꽤 기분이 좋습니다. 보너스를 받은 듯한 기분이랄까요.


5. 포트폴리오 관리는 꼭 필요합니다

1주만 사더라도 너무 많은 종목에 동시에 투자하려는 욕심은 금물입니다. 수십 개의 종목을 한꺼번에 관리하는 것은 초보자에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정보가 너무 많아져서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3개에서 10개 미만의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보세요. 적은 수의 종목을 제대로 이해하고 지켜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학습이 됩니다. 만약 포트폴리오 관리가 힘들다면? 이것도 뒤에 설명하는 ETF가 해결책입니다.


이번 장에서는 배당주 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순서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상세히 설명해보았습니다. 특히 가장 안전한 배당주들을 소액으로 직접 체험해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직접 1주라도 사게 되면 주식에 대한 태도가 바뀌게 됩니다. 다음 장에서는 내가 매수한 배당주가 어떤 배당 정보를 갖고 있는지를 어떻게 확인하고 해석하는지, 초보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개념과 용어들을 자세히 안내해드릴 예정이니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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