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선진국에서는 거의 통용되지 않는다는 “4차 산업혁명”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처음 들었던 것은 2013년 말경에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통해서였다.
증기기관(18세기 말)→전력·대량생산(20세기초)→전자·정보기술(IT)·자동화(70년대 이후)를 이을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내놓은 해답이 바로 인터스트리 4.0이라는 것이었다.
사물인터넷(IoT)과 센서네트워크부터 기업용 소프트웨어, 위치정보, 보안, 클라우드, 빅데이터, 로봇, 증강 현실까지 온갖 정보통신기술(ICT)을 제조 현장에 접목해 혁신하고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하는 프로젝트다. 제조업체는 생산성을 높이고 제조 과정에서 나온 빅데이터를 분석해새 제품과 사업 기회를 찾는다. ICT업체는 신규 수요 창출과 글로벌 시장 확대 기반을 다진다. 제조업 중요성을 새삼 절감한 미국, 일본, 유럽 국가 모두 이 프로젝트를 주목한다.
작년 초만 하더라도 스마트팩토리는 대기업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로만 여겼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경제 여건 속에서 중소기업에게는 너무나 먼 다른 세상이 아닌가 했다.
베트남 출장 후 생각의 변화가 생겼다. 이른 아침 도로의 대부분을 가득 메우고 있는 오토바이 출근 행렬을 목격한 호텔 창 밖의 풍경은 당시 충격이었다. 대중 매체를 통해 베트남이 오토바이 천국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 눈으로 목격한 후 곧바로 검색을 통해 베트남에 등록된 오토바이가 5,000만대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인접 국가인 인도네시아에는 9,500만대, 인도 1억3천만대 등 동남아시아에만 5억대가 넘는 오토바이 천국이라는 것이었다.
베트남에서는 10초당 한대 꼴로 도난 사고가 일어나고 있었고 출장 당시 점심을 먹던 식당에서도 실제 오토바이가 순식간에 사라져 조사가 이루어 지고 있었다. 유레카를 외쳤던 기억이 다시 살아난다. 오토바이도난은 이미 사회적으로 골칫거리가 된지 오래다. 도난을 막고 5억대의 오토바이가 위치기반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생산해 낼 수만있다면 엄청난 정보를 손에 쥐게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만든 것이 이동통신 네트웍기반의 오토바이 도난 방지 장치인 이모토(EMoto)다. 가격도 파격적으로 제안했다. 하드웨어를 팔아 수익을 남기기 보다는 얻어진 데이터의 가치에 치중해 통신사와의 협상에서도 다소 수월했던 것이다. 전략적 선택이다.
파리 기후 협약 후 각 국에서는친환경 신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그린 정책을 펴고 있다. 유럽에서는 2025년부터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을 중지하는 정책을 밝히는 등 전세계가 친환경 차 세상이 되는 것은 이미 현실인 것이다.
전세계 오토바이 시장은 야마하, 혼다, 스즈키 등 일본이 싹쓸이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이다. 현재0.1% 에 불과한 동남아의 전기 이륜차 보급률은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데 의심에 여지가 없다. 전기 이륜차는 고효율 모터와 배터리가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이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백색 가전의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아울러 태양광, 풍력등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갖추는 데 필요한 PV, ESS 기술도 중요한 항목이다.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소비하는 과정까지의 수직 수평 계열 융합 산업의 발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5억대에서 얻어진 위치기반의 다양한 데이터는 최적의 전기 이륜차 충전소 위치 선정 등의 결과물을 재생산해 낼 수 있다. 이는 동남아의 주요 교통 수단인 오토바이를 이용한 새롭고 다양한 위치기반의 O2O 서비스로의 확대로 이어 질 수 있다.
4차산업혁명의 가장 큰 변화는 초연결과 초지능, 그리고 경계가 없는 융합의 산물이다.
얻어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하게 수요를 예측해내고 공급까지의 최적의 사슬을 만들어내는 수요 중심의 스마트 에너지 정책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 질 것이다.
우리 실생활에 깊숙하게 파고든 실제 사례도 중소기업의 손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