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임낫펀칭백 Apr 29. 2022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해도 되는 지 모르겠어요.

비록 자신의 일이 사소해 보이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음을!
(※ 글에서 언급하는 내용은 회사, 프로젝트 환경에 따라 모두 다를 수 있음을 언급합니다.)


[발단]
UX 기획자로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회의 준비부터 시작하여 회의록 작성, 콘텐츠 운영, 화면 설계, 설계 리뷰, 테스트, 매뉴얼 작성, 기타 등등


어떤 일은 재밌기도 하지만 어떤 일은 때때로 사소하고 보잘것없이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면서 일과 직업에 대한 회의감이 생기기도 하며, 다른 일을 두리번거리며 기웃거릴 때도 있다. 더군다나 UX 기획자의 일이 7할 이상 각 협업 파트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며, 온갖 비난과 불평을 견뎌야 하는 직군이기도 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회의감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UX 기획 직군의 특수성은 우선 배제하고 근래 주니어 분들에게 종종 이런 말들을 듣게 되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내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나요’

‘자주 업무가 바뀌고 기획 일과도 관련 없는 것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

꼰대처럼 라떼는 다했어. 그냥 시키는 대로 해봐.라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저런 말은 본인이 주니어 시절에도 같은 생각을 했고, 물어보거나, 조언을 들어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진심으로 격려? 와 조언? 비슷한 말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본인도 일을 하며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던 적이 수십 번 수백 번 수억 번 했던 것 같다 (실제로 다른 직업을 찾아본 적도 많다.)


어떻게 되었든 결국 일을 한 지 이제 10년이 되었고,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잘할 수 있는 것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되어버렸다. 지나온 시간 동안 느낀 점이 있다면.. 나에게 주어진 그 어떠한 모든 일이 절대 '사소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은 없다'라는 것이다.


마치 갓 태어난 아기가 시간이 지나면 뒤집고, 기어가고, 일어서고 마침내 걸을 수 있는 것과 같이 나에게 주어진 그 사소한 일들은 본인이 혼자서 걸을 수 있도록 거쳐야 하는 과정임을 느꼈다.


물론 대다수는 빨리 성장하고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이 들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고 아직도 그런 마음을 버리지 못했으니.. 하지만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모든 사소한 일들의 경험들이다.


수없이 쏟아지는 문제와 갈등인 연속인 일터에서 내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만들어주었던 건 주어진 모든 일들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훈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아주 간단한 예시로, 쉬운 콘텐츠를 운영하는 일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업무를 적응하게 되면  누워서 떡 먹을 정도로 쉬운 일이다.

여기서 쉬운 일을 단순히 생각 없이 하는 분류와, ‘이해'와 ‘왜'라는 생각을 갖고 일을 하는 분류가 있다.  

(대체로 일을 하면서 느꼈던 분류였다.)


여기서의 ‘이해'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시스템에 대한 이해, 콘텐츠 운영 업무에 대한 이해, 배포 및 오픈에 대한 이해 등등이다.

‘왜' 역시 여러 가지가 있다.

콘텐츠 운영 업무를 하면서 ‘왜 관리자 시스템 화면(우리는 UX 기획 자니까)은 이렇게 되었을까?

‘왜 개발/운영계가 나뉘어 있고, 왜 모바일/PC 이미지를 따로 등록하며, 어떤 항목은 필수 값이고 어떤 항목은 비필수 항목일까 등등등.. 너무나 많을 수 있는 ‘왜'라는 궁금증..


어떤가, ‘이해'와 ‘왜'를 하나씩 풀고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나갔을 때

지금 과는 다른 자신의 모습이 상상이 가는지,


생각 없이 주어진 일만 하게 된다면

시니어가 되어서도 본인에게 주어진 일들에 대해서 불평과 불만으로 회사 탓, 환경 탓, 타파트 탓 등을 입에 달고 사는 기획자가 돼있을 것이고,


이해와 왜를 달고 본인의 것으로 흡수하는 기획자가 시니어가 된다면

분명 자존감도 높고, 본인 스스로가 인정할 수 있는 전문가로 활동할 것이라 자신한다.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지? 내가 해야 할 일인가?라는 생각보다,

이 일을 하게 되면 앞으로 나는 어떠한 것들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길 바란다.

(물론 하루 법정 근로시간인 8시간 내에서 주어진 일을 의미한다.)


이 글을 읽고 공감이 안 될 수 있지만

조금이나마 현재 하는 일에 대한 회의감을 갖고 있는 주니어들에게 위로 아닌 위로를 하고 싶어서 글을 썼다.


글을 쓰는 본인도 아직 많이 부족하고 불만을 갖고 일을 하지만,

계속 더 발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 훈련이라 생각하며 극복 중이다.


보잘것없어 보이고 사소해 보이는 일도 누군가가 해야 한다면,  

그 일과 그 사람은  꼭 필요한 존재임은 분명하다.


그러니 다들 본인이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고 치열한 일터에서 생존하기로 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