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여행의 거창한 시작점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책에서 지구가 둥근 공 모양이라고, 그리고 그 공 위에 우리가 사는 거라고 알려줬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지효가 물었다.
"지구는 둥근 공인데, 우리가 사는 땅은 왜 평평해요?"
두둥! 아이가 직접 물어왔다! 지난번 커다란 한국 지도를 벽에 걸고, 세계 지도 속에서 쪼끄만 한국 지도를 보여줌으로써 세계의 드넓음을 보여주려던, 그러나 실패로 끝났던, 그 일을 만회할 기회였다!
비록 유치원 버스가 10분 뒤에 도착이었지만, 신속하게 종이 두루마리를 꺼내고 보드마카로 가능한 가장 크게 원을 그렸다. (종이 두루마리는 은효 얼집 친구의 부모님이 주신 것이다. 의류 관련 사업을 하시는데, 프린트물 인쇄를 하고 남은 자투리다. )
"이게 둥그런 지구자나~ 그런데 사람은 아주아주 작아서~"
하면서, 원 위에 개미만 하게 지효랑 은효를 그려 넣었다.
"자, 봐봐. 여기 지효 은효가 서 있는 곳은 땅이 평평해 보이지? 지구가 너무나 커서 그런 거야~"
했더니, 지효는 어느 정도 알아듣는 듯했다! 뿌듯하여라.
그리곤, 이내 별과 낙서로 가득 채워지는 지구. 일어나라~ 이제 버스 타러 가야 한다~~
전국 여행의 시작은 지구부터. ㅋ
거창한 시작점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