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연장근로 수당 산정 구조의 근본적 차이
한국에서 노동법을 다루다 보면 "통상임금"이라는 단어를 피할 수 없다. 통상임금은 연장, 야간, 휴일근로 수당을 지급하기 위한 기준 임금이다. 지난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소위 "갑을오토텍 판결"이후 한국 노동법에서 통상임금의 산정 관련 분쟁은 점점 더 복잡하고, 정교하고, 치열하게 전개되어 왔다.
그런데 미국에 와서 연장근로 수당(overtime pay)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필자는 의외의 지점에서 충격을 받았다. 한국과 미국 모두 연장근로에 대해 통상 1.5배를 산정 및 지급하게 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러나 그 1.5배가 산정되는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이 차이는 단순한 계산 방식의 차이가 아니다. 한국과 미국은 "근로시간"이라는 개념에 구조적으로 다르게 접근하고 있고,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한국 기업은 이 구조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정근로시간
한국 임금 체계의 출발점은 "소정근로시간"(所定勤勞時間)이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는 소정근로시간을 "제50조, 제69조 본문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6조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핵심은 "정한" 근로시간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일한 시간이 아니라, 근로계약 또는 취업규칙에서 사전에 합의하여 정해 놓은 시간이다.
어떤 날 근로자가 실제로 5시간을 근무했든 8시간을 근무했든, 소정근로시간의 범위 내에 있는 한 그 날의 임금은 변하지 않는다. 월급제 근로자의 경우, 매일의 실근로시간이 다소 변동하더라도 월 급여 자체는 소정근로시간과 유급처리시간으로 구성된 사전 합의된 틀에 의해 고정되어 있다. 연장근로가 발생하지 않는 한, 하루 8시간을 모두 채웠다고 해서 추가적으로 돈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소정근로시간에 미달했다고 해서 곧바로 임금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결근 등 별도의 사유가 없는 한). 다시 말해, 한국의 임금 체계는 "사전에 합의된 틀" 위에서 작동한다. 현실(실근로시간)이 아니라 약속(소정근로시간 + 유급처리시간)이 기준이다.
시간급 통상임금의 산정
1일 8시간 및 1주 40시간을 초과하면 연장근로시간이 되고, 이에 대한 연장근로 수당은 시간급 통상임금에 1.5를 곱해서 산정된다(근로기준법 제56조 제1항).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식은 다음과 같다(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2항).
시간급 통상임금 = 월 통상임금 ÷ 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2항은 "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를 별도로 정의하고 있고, 그 산식은 다음과 같다.
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 = 주의 소정근로시간 +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 × (365 ÷ 7 ÷ 12)
이렇게 통상임금 산정식에서 분모를 구성하는 것은 "소정근로시간"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을 더한 값이다. 여기서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의 대표적인 예가 주휴시간(8시간)이다. 주 40시간의 소정근로시간에 주휴 8시간을 더한 주 48시간을 기준으로, 월 평균 환산(365÷7÷12)을 적용하면 월 209시간이 도출된다. 토요일에 해당하는 약정 유급처리 시간이 포함되기도 한다. 토요일 4시간을 유급처리하기로 약정하였는지, 토요일 8시간으로 유급처리하기로 약정하였는지에 따라 분모 숫자 220, 243 등으로 달라진다.
결국 한국 근로기준법상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할 때 분모가 되는 "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는 사전에 합의된 틀이라는 소정근로시간이나 유급처리되는 시간에 기반하고 있다. 연장근로시간은 이 분모에 포함되지 않는다.
통상임금 분쟁
한국에서 통상임금을 둘러싼 대규모 소송이 끊이지 않는 주된 이유는 분자(통상임금에 포함되는 임금 항목)의 불명확성 때문이었다. 어떤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즉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인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어 왔다. 토요일의 유급처리 여부도 쟁점이 되기도 했다. 분모(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는 소정근로시간과 유급처리시간이 확정되면 비교적 명확하게 산정할 수 있었다.
물론 한국에서도 이른바 기록되지 않은 시간 "off the clock" 쟁점은 중요하다. 근로자가 하루 8시간의 소정근로시간 외에 실질적으로 근로를 제공했음에도 이를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한 경우에는 연장근로시간에 추가되어 연장근로수당 청구의 근거가 된다. 다만 통상임금의 기준 시급 자체를 변동시키지는 않는다. 분모(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는 사전에 합의된 소정근로시간과 유급처리시간에 의해 이미 확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이 아래에서 살펴볼 미국법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다.
Regular Rate of Pay
한국과 미국의 차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한국은 "사전에 합의된 약속"을 기준으로 임금 체계를 설계하고, 미국은 "사후에 확인된 현실"을 기준으로 임금 체계를 운용한다.
미국 연방 공정근로기준법(Fair Labor Standards Act, FLSA)과 캘리포니아 노동법(California Labor Code)에서 연장근로 할증의 기준이 되는 것은 "regular rate of pay"이다. 29 U.S.C. §207(e)는 regular rate을 "근로자가 해당 근로주(workweek)에 실제로 수령한 모든 보수(all remuneration)"를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산출 방식은 다음과 같다.
Regular Rate = 해당 근로주에 실제로 수령한 총 보수 ÷ 해당 근로주에 실제로 근로한 총 시간
분자도 "실제로 수령한" 금액이고, 분모도 "실제로 근로한" 시간이다. 캘리포니아 산업복지위원회(Industrial Welfare Commission, IWC)의 임금명령(Wage Order)에 따르면, "hours worked"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관리·통제(control) 하에 있는 모든 시간"을 의미한다. 미국의 regular rate 개념에는 한국법의 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와 같은 "사전에 합의된 기준 시간"이라는 개념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철저하게 사후적 계산이고, 철저하게 현실 기반이다. 5시간을 일하면 5시간에 대한 임금을 받고, 8시간을 일하면 8시간에 대한 임금을 받는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하루 8시간 또는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에 대해 1.5배의 할증률이 적용되고(Cal. Lab. Code §510), 하루 12시간을 초과하면 2배의 할증률이 적용된다.
분모에 연장근로시간도 포함 및 할증 구조의 차이
여기서 한국 변호사에게 특히 낯선 지점이 하나 있다. 한국법에서는 분모(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에 연장근로시간이 들어갈 여지가 전혀 없다. 소정근로시간과 유급처리시간만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위 산식상 분모인 "실제로 근로한 총 시간"에는 연장근로시간도 포함된다.
연장근로수당을 구하기 위한 기준 시급의 분모에 왜 연장근로시간이 포함되는 것인지, 한국법적 사고에서는 순환논리처럼 보일 수 있으나 한국과 미국의 법 문언 차이에 근거가 있다. 근로기준법 제56조 제1항은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통상임금"은 실근로와 무관하게 소정근로시간과 그에 대한 대가를 기초로 사전에 확정된 고정값이고, 연장근로수당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 위에 별도 카테고리로 부가되는 것이므로, 연장근로시간이 기준 시급의 산정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구조적으로 없다.
반면 FLSA §207(a)(1)은 "a rate not less than one and one half times the regular rate at which he is employed"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the regular rate at which he is employed"는 사전에 약정된 기준 시급이 아니라, 해당 근로주에 그 근로자가 실제로 고용된 조건하에서의 실효 시급이 얼마였는가를 사후적으로 기술하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이번 주에 이 사람의 노동 1시간의 실제 가치가 얼마였는가"를 역산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법에서는 regular rate의 분모에 해당 주에 실제로 일한 모든 시간 — 정상근로시간이든 연장근로시간이든 — 을 합산하고 있는데, 29 C.F.R. §778.109는 regular rate을 "the total number of hours actually worked by him in that workweek"으로 총 보수를 나누어 산정하도록 규정한다. 여기서 regular rate의 분모인 "total hours actually worked"는 해당 주의 모든 실근로시간을 포함하며, 여기에는 연장근로시간도 당연히 산입된다. 분모의 구성 원리 자체가 다른 것이다. 29 C.F.R. §778.110(b)는 구체적인 수치 예시를 통해 이를 확인한다: 시급 $12에 주간 보너스 $46을 받는 근로자가 주 46시간을 근무한 경우, regular rate은 총 보수 $598을 46시간(연장근로 6시간 포함)으로 나누어 $13/hr로 산정된다.
결국 한국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와는 별도의 연장근로 수당이라는 카테고리가 생성되면서 그 연장근로 시간마다 1.5배씩 연장근로 수당이 지급되는 것인 반면(근로기준법 제56조 제1항), 미국은 일단 근로자가 해당 주에 일한 모든 시간(연장근로시간 포함)에 대해 이미 regular rate(1배)의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취급하고, 그 실제 일한 시간 중 연장근로로 평가되는 시간에 대해서는 0.5배의 할증분(overtime premium)만 더 지급하는 식으로 처리한다. 29 C.F.R. §778.110(a)는 이를 명확히 설명한다: 시급 $12인 근로자가 46시간을 근무하면, 전체 46시간에 대한 straight time($12 × 46 = $552)이 이미 지급된 것이고, 연장근로 6시간에 대해 추가로 $6(= $12 × 0.5)씩, 즉 $36의 할증분을 더 지급하여 총 $588이 된다. "46시간 × $12 + 6시간 × $6 = $588"이라는 산식이 이 구조를 보여준다.
최종적으로 근로자가 연장근로 1시간당 받는 총액이 regular rate의 1.5배라는 점에서는 결과적으로 동일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그 1.5배에 도달하는 경로가 다르다. 이는 사전에 합의한 틀인 소정근로시간 및 소정근로 대가와 연장근로시간과 연장근로 대가를 명확히 구분하는 한국의 법 문언과, 전체 일한 시간을 사후적으로 파악 및 연장근로 할증임금을 지급하는 미국의 법 문언이 상이한 결과라고 이해된다.
Off the Clock 쟁점의 효과
한국에서 off the clock 쟁점은 연장근로시간의 산정 문제에 그친다. 기준 시급(시간급 통상임금)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분모인 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가 사전에 합의된 소정근로시간과 유급처리시간에 의해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off the clock 쟁점은 이중적인 효과가 있다. 첫째, 당연히 연장근로시간이 추가된다. 둘째, 그 추가된 시간이 regular rate의 분모에도 산입되어, 기준 시급 자체를 변동시킨다. Regular rate = 총 보수 ÷ 총 실근로시간이므로, 실근로시간이 늘어나면 해당 주의 regular rate이 재산정되고, 그 재산정된 rate에 0.5배를 곱한 할증임금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떤 근로자가 주 40시간 근무 계약으로 주급 $1,000을 받고 있다고 하자. Regular rate은 $1,000 ÷ 40 = $25/hr이다. 그런데 off the clock 근로가 5시간 인정되면, 그 주의 총 실근로시간은 45시간이 된다. Regular rate은 $1,000 ÷ 45 = $22.22/hr로 재산정되고, 5시간의 연장근로에 대해 $22.22 × 0.5 = $11.11/hr의 추가 할증분이 적용된다(이미 straight time으로 지급된 부분을 제외한 추가 할증분). 즉, off the clock 쟁점은 단순히 "몇 시간을 더 일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주 전체의 기준 시급이 얼마인가"까지 변동시키는 문제인 것이다.
이 구조적 차이의 실무적 의미는 크다. 한국에서는 off the clock 쟁점이 인정되더라도 그 파급력이 해당 연장근로시간분의 수당에 한정된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off the clock 쟁점 하나가 해당 주 전체의 임금 산정 구조를 흔들 수 있다. PAGA 소송이나 클래스 액션에서 수백, 수천 명의 근로자에 대해 이 재산정이 일괄 적용되면, 그 금액적 파급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Non-Exempt vs. Exempt
미국법의 또 다른 특징은 근로자를 "non-exempt"(연장근로 수당 적용 대상)과 "exempt"(적용 제외 대상)으로 이분하는 설계이다. FLSA와 캘리포니아법 모두 일정한 직무·급여 요건(executive, administrative, professional 등의 exemption)을 충족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연장근로 수당 지급의무를 면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근로기준법 제63조에 의해 감시·단속적 근로자 등 일부에 한하여 근로시간 규정의 적용이 제외되지만, 미국처럼 직무 내용과 급여 수준에 따라 광범위하게 연장근로 수당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구조는 아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가장 흔히 범하는 실수 중 하나가 바로 이 exempt 분류를 잘못하는 것이다 — 한국적 감각으로 "관리직"이라고 판단하여 연장근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미국법상 exempt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소송에 휘말리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이 주제 관련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가장 빈번하게 노출되는 리스크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정 월급 (fixed pay) 관행 리스크다. 한국식 임금 체계에 익숙한 기업은 미국에서도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하면서 월 고정급만 지급하고 실근로시간을 별도로 추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실근로시간의 변동이 임금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어차피 월급은 같다"는 인식이 체화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non-exempt 근로자의 실근로시간을 정확히 기록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위법이며, 임금 미지급의 증거가 된다.
둘째, 식사·휴식 시간(meal and rest period) 관리의 부재다. 캘리포니아법은 5시간 이상 근무 시 30분 이상의 식사시간, 4시간 이상 근무 시 10분의 유급 휴식시간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Cal. Lab. Code §§226.7, 512). 이를 제공하지 않으면 해당 일에 대해 1시간분의 추가 임금(premium pay)을 지급해야 한다. 한국 기업은 "점심시간은 당연히 있는 것"이라는 인식하에 별도의 기록이나 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에서는 사용자가 식사시간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며, 단순히 "시간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셋째, exempt 분류의 오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적 감각으로 "이 직원은 관리직이니 연장근로 수당이 필요 없다"고 판단하거나 포괄임금이라고 약정하는 것은 미국법상 통하지 않는다. FLSA와 캘리포니아법은 exempt 여부를 직무 내용(duties test)과 급여 수준(salary basis/threshold)에 따라 엄격하게 판단하며, 직함이 "Manager"라고 해서 자동으로 exempt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위반이 개별 근로자 수준에서는 소액일 수 있으나, 캘리포니아의 PAGA(Private Attorneys General Act) 또는 클래스 액션을 통해 집단적으로 청구될 경우 그 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여기에 변호사 비용 전가(fee-shifting) 조항 — 근로자가 승소하면 사용자가 원고 측 변호사 비용까지 부담 —에다가 각종 민사 penalty 까지 더해지면, 한국 기업이 직면하는 총 손해액 노출(total exposure)은 한국에서의 노동법 소송보다 훨씬 더 큰 규모에 이를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은 모두 할증율은 1.5배로 동일하다. 그러나 그 1.5배가 산정 및 지급되는 구조는 전혀 다르다.
필자의 이전 글에서 해고의 효력에 관해 "한국은 시간을 되돌리고, 미국은 손해를 배상한다"고 쓴 바 있다. 연장근로 수당에 관해서도 유사한 대비가 가능하다. 한국은 "약속된 틀"로 임금을 통제하고, 미국은 "발생한 현실"로 임금을 추적한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한국식 임금관리 관행을 미국에 그대로 이식하는 순간, 그 간극이 곧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