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번역은 어떻게 시작될까?

Part 4 | 설계도의 이용

by 이 연

지난 글에서 우리는 번역이 어떤 원리로 일어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세 개의 염기가 하나의 아미노산을 지정하며 염기의 나열이 아미노산의 나열로 바뀌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번역은 어떻게 일어나는 걸까? 단백질 합성 공장인 리보솜의 작용을 따라가며 차례대로 알아보도록 하자.



리보솜의 인식

번역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mRNA가 있어야 한다. DNA의 정보를 핵 밖으로 가지고 나온 RNA다. 핵에 있는 구멍을 타고 mRNA가 밖으로 뿅 나왔다. 핵 근처에서 배회하고 있던 리보솜이라는 단백질 합성 공장이 mRNA를 인식했다! 이제 둘이 결합해 번역을 시작하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잠깐, 리보솜은 어떻게 mRNA를 인식하는 걸까? 또 어디서부터 번역을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아는 걸까? 특히 진핵생물의 경우에는 mRNA의 머리 부분에 5’ cap이라는 보호구를 붙여두었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서열인가’를 인식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할 것이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인식하냐고? 진핵생물과 원핵생물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원핵생물의 경우는 아예 표지판처럼 특정한 서열이 존재한다. (유식하게 이야기하면 샤인 달가노 서열이라고 부르는데, 이름까지 알 필요는 없다.) AGGAGG라는 이 서열은 ‘여기에 리보솜이 붙으면 됩니다!’라는 표지판과 같다. 따라서 리보솜은 mRNA의 해당 서열에 일단 결합한 후, 서열을 쭉 따라 읽으면서 어디서 시작할지를 판단한다.
진핵생물도 이와 유사하다. 우선, 5’ cap이라는 보호구를 인식한다. 보호구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 것만을 mRNA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mRNA를 인식한 후에는 마찬가지로 RNA 가닥에 붙어서 염기 서열을 따라 읽으며 어디서부터 번역을 시작할지 찾아나간다.


번역의 시작점

어디서 번역이 시작되는가? 그 서열은 진핵생물과 원핵생물 모두에서 동일하다. 바로 ATG(RNA에서는 AUG라는 서열이다. DNA에서의 T는 RNA에서의 U와 같은 것으로 본다.)라는 세 개의 염기다. 이 염기 세 개는 ‘여기서부터 단백질 번역이 시작됩니다!’라는 표지이자, 아미노산 중 하나인 메티오닌을 지정하는 서열이기도 하다. 즉, 모든 단백질은 메티오닌을 시작으로 합성된다는 것이다! (잠깐, 오해하면 안 된다. 모든 단백질이 머리에 메티오닌을 달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단백질 합성이 완료된 후의 가공과정에서 이 시작점의 메티오닌은 잘려나가기도 한다.)



자, 거의 다 왔다. 시작점을 알았으니, 이제 서열을 따라 쭉 읽어나가서 마무리하기만 하면 된다! 과연 번역은 어떻게 진행되고 마무리되는지, 다음 글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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