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생명의 단위와 경계는 무엇일까?

Part 1 | 분자'생물'학

by 이 연
세포란 무엇인가?

앞선 글에서 말했듯, 모든 생물은 다르게 생겼다. 당장 우리와 세균만 생각해 봐도 생김새가 너무나도 다르다. 하지만 생물은 모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세포'(cell)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아니라고? 괜찮다. 오늘의 주제는 이게 아니다.) 그 말처럼, 모든 생물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세포가 똑같이 생긴 것은 아니다. 길쭉한 것, 동그란 것, 뾰족뾰족한 돌기가 있는 것 등등. 세포도 저마다 다양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구성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세포가 세포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세포막'(cell membrane)이라는 경계막이 필요하다. 세포는 이 얇은 막으로 둘러싸임으로써 외부와 자신을 구분하고, 세포로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세포막 내부의 공간을 '세포질'(cytoplasm)이라고 하며, 이 세포질에서 여러 대사과정이 이루어지게 된다.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다른 글에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세포의 경계, 세포막

세포막은 어떻게 생겼을까? 단순히 생각해 봐도, 그냥 뻣뻣한 막은 아닐 것 같지 않은가? 그랬다면 우리도 뻣뻣한 인간이 되어야 할 테니까. 그렇다, 당신이 생각하듯이 세포막은 다소 유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며 세포막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세포막을 이루는 구성 성분은 크게 '인지질'(phospholipid)과 '단백질'(protein)로 나눌 수 있다. 그림에서 위아래로 빼곡히 차 있는 파란색 분자가 인지질이며, 그 중간중간에 박혀 있는 갈색 덩어리가 바로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들은 특별히 막단백질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각자의 기능이 있으니 나중에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지금은 인지질이라는 분자에 집중해 보자. 이 머리와 꼬리가 달린 것 같은 이상한 분자는 어째서 세포막을 이루는 구성 성분이 되었을까? 그것은 바로 인지질의 독특한 특징 때문이다. 동그랗게 생긴 머리 부분은 물을 좋아하고, 반대로 길쭉한 꼬리는 물을 싫어하고 기름을 좋아한다. (각각 유식한 말로 '친수성'(hydrophilic), '소수성'(hydrophobic)이라고 한다.)

세포 내외의 환경에는 물 분자가 아주 널려 있다. 그래서 길쭉한 꼬리들은 물을 피해 자기들끼리 모이고, 자연스럽게 물을 좋아하는 머리가 밖을 향하게 된다. 이렇게 생기는 구조를 '인지질 이중층'(phospholipid bilayer)라고 한다.

당연히 이 인지질 분자들은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옆으로 움직이거나, 심지어 층 사이를 이동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세포막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인지질이 이중층을 이룬 바다에 단백질이 띄엄띄엄 박혀 있는, 유동적인 형태의 막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게 왜 중요한가? 유동적인 막이면 뭐가 좋다고?

물론 매우 중요하다. 이 틈새가 많고 유동적인 막은 물질을 '선택적'으로 이동시킨다. 생각해 보라, 주변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아무거나 막 주워 먹으면 되겠는가. 또한 외부에서 필요한 물질을 얻어야 하니 완전히 닫아버려서도 안될 것이다.

세포는 자신이 필요한 물질만 통과시켜야 한다. 이때 세포막이 이 '선택성'을 부여해 준다. 우리는 이 특성을 세포막의 '선택적 투과성'(selective permeability)이라고 부른다.

이쯤 되니 세포, 꽤 똑똑해 보이지 않는가?




여기까지, 오늘 우리는 세포의 대략적인 구조를 알아보았다. 세포는 세포막이라는 특이한 막에 둘러싸여 있고, 이 세포가 모여 하나의 생물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당신, 이렇게 단순한 세포에도 종류가 있다는 걸 아는가? 그걸 나누는 기준은?


슬슬 머리가 아파오는 당신, 걱정하지 말라. 그 내용은 다음 글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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