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천사의 시 (1987, 빔 벤더스)
이 영화는 인간의 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천사들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영화는 흑백으로 비춰진다.
천사들은 모두 멋지게 꾸며입고 조용하게 인간들 곁에 머문다. 심지어 그 수도 많아 사람 한명한명 곁에 정성껏 시간을 써가며 머문다.
재밌는 점은 다른 장소보다 도서관 같은 장소에 유난히 천사들이 많은데, 이는 골똘히 전념하는 인간 곁에 신의 손길이 더 닿는다는 느낌으로 보였다.
천사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으므로 인간의 심리를 알아가는데, 도서관같이 공부를 통해 영적인 수련을 하는 사람들의 생각도 있지만 길거리를 부랑하는 사람, 전쟁 이후에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 자살을 다짐한 사람 등의 다양한 인물의 속마음을 간략히 보어준다.
그 중 한 천사는 유난히 인간사를 궁금해하는 천사가 주된 시점의 주인공이다. 동료 천사들의 생각과 달리 그는 인간의 유한성, 악함, 덧없음 자체에 매력을 느낀다. 그와 동시에 천사로서의 자신의 숙명인 불멸에 대한 의구심과 회의를 느낀다. 인간의 필멸성은 시간에 영향을 받고 시간에 의해 죽어가 끝이 난다는 운명을 뜻하지만 주인공 천사에겐 시간의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 되려 아름답고 의미있는 것이라는 결심을 한다.
그는 스스로 인간이 된다.
시간에 흐름에 속해지며 그는 날지 못하고 약한 인간의 육체를 가지게 되고 머리가 엉망이 되며 허름한 옷을 걸치게 된다.
그러나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더 이상 흑백이 아닌 **컬러 세상**이며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관계하게 되며 기뻐한다.
여기서 감독은 인간의 유한함이 저주가 아닌 축복임을 드러내고 살아있음이 주는 근원적 기쁨을 강조한다.
천사를 느낄 수 있는 소수의 인간들이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주로 아이들이나 선해보이는 인물들이다.
주인공 천사는 배우이자 일반일들을 스케치하는 것이 취미인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서 인간 삶에의 찬미를 듣는다.
인간이 된 후 그를 찾아간 주인공 전 천사는 그에게 그 또한 이전에 천사였음을 말하고, 세상엔 그런 존재들이 제법 있다고 말해준다.
감독은 이 세상에 천사를 느낄 만큼 착한 사람도, 전에 천사였던 사람도 있다고 믿는 듯 하다.
영화는 천사가 인간이 되기 전가지 초중반 약 1시간 30분 동안 굉장히 시적인 템포를 보여준다.
큰 액션이 없고 천사들의 움직임 또한 무료하다에 가깝게 정적이다. 거기에 화면 또한 흑백이고 대사의 절반이 천사 혹은 인간들의 내면 나래이션이니 이 전체를 시적이다고 할 수 있겠다.
느린 템포화 흑백을 1시간 30분 가량 유지하다 인간이 될 때 컬러가 되고 행색이 우스꽝스러워지며 극이 가벼워지는 순간 극에 활기가 돋는 것이 강조된다.
- 배경이 베를린인 이유
등장하는 한 할아버지가 세워진 장벽, 전쟁 전후로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배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가 역사적 지리적 지식이 없어 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