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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writer Jan 25. 2024

내가 나에게 해주었어야 할 말이었어

남편보다는 나에게 말이야



요즘 이사 문제로 남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는 "나만 걱정하는거 같아"라고 말하면서 "나 별내면까지 보고 있어. 하.. 근데 거기는 내가 출퇴근하기 너무 빡쎄고..."


암사동에 살고 있는 우리는 청약에 도전해보겠다는 의지로 경기도로 이전하려고 준비중이다. 아이가 있는것도 아니아이를 낳을 계획도 없기 때문에 이사가 그들에 비해서는 수월한 편이지만 우리 나름대로 고충이 있다.


돈. 돈이 문제다.


현재 거주중인 곳은 암사동이다. 여기에서 구리로 옮겨서 경기도 청약을 노리려는 계획인데 미리 걱정하고 예민하기로는 나도 빠지지 않는 사람인데 나보다 한 사람이랑 살다보니 내가 이런 말을 해주고 있더라.


"자기야. 초조해 하지마. 그럴수록 스트레스만 더 받고 자괴감에 빠진다. 내가 20대때 한참 취업이 되고 지금의 자기 같았어. 딱 그랬어. 취업이 안 될수록 내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더 밑으로 하향 지원하고는 했어. 그랬더니 정말 말로 안 되는 곳만 보고 있고 거기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하더라. 초조해하지마. 그레이드 낮추지도 말고. 아직 시간 있어. 괜찮아."


내가 해준 이 말에 남편은 "알았어. 나도 덜어내도록 할게"라고 답한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남들은 독서, 책, 서평으로 인스타를 잘도 키우는데 나는 뭐가 문제지?' 그러면서 그들이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것만 찾아보며 비교하고 질책하고 초조해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배울건 배우고 그들의 어간을 살피며 벤치마킹 스터디를 하면 되는데 나는 비교하면서 쪼그라들고 있었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내가 계획했던 것들이 있는데 다른 사람의, 인플루언서들의 피드만 보면서 초조해지는거..... 나를 갉아먹는 중이었다는 걸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 


남편에게 해줬던 그 말 그대로 '그레이드 낮추지 말고, 초조해하지 말고, 내 갈길을 가자'라고 다짐해본다. 이제서야. 아니 지금이라도 내가 나를 다독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고. 


오늘의 할 일들을 하자. 

내 시간, 내 인생 하찮지 않으니 빛나는 내 인생의 순간인 오늘을 훗날에 기억할 수 있는 날로 반짝여보자.






2024.01.25. 예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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